"너의 목소리가 소중하다고?"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그와 나의 영혼은 같았다.”
에밀리 브론테
[원벳원 1BET1] 7:12 am
굿모닝~성우님!ㅋㅋ어제 너무 말 많이 해서 목이 완전 맛이 갔어요. 실화임?ㅋㅋ
성우에게 갠톡이 도착했다. 알람을 확인했지만 서둘러 출근하는 성우는 갠톡을 무시했다. 성우에게 출근 시각은 정확하게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성우는 생각했다.
‘버스 안에서 대답해야겠다.’
한편, 원벳원 1BET1은 아침을 먹으면서 성우의 답변을 기다렸다. 한참이 지났지만 성우의 답변은 없었다. 원벳원 1BET1은 초조해졌다.
[원벳원 1BET1] 7:15 am
성우님?ㅋㅋ 성우님은 목이 괜찮으시겠죵?ㅋㅋ저만 어제 떠들었잖아용ㅋㅋ
여전히 성우는 답변이 없었다. 원벳원 1BET1은 문득 어제 남겨둔 빵이 생각이 났다. 아 그거 먹어야징. 원벳원 1BET1은 핸드폰으로 민지에게 갠톡을 했다.
[원벳원 1BET1] 7:19 am
원래 답을 잘 안하는 편이심? 성우님?
[민지] 7:20 am
어 성우 걔 원래 그래 너무 신경쓰지마 준비되면 답할껄?ㅋㅋ
[원벳원 1BET1] 7:21 am
ㅇㅋㄷㅋ근데 성우님은 우리랑 갑임? 나이 많아 보이던데?
[민지] 7:22 am
어 두 살 많아.ㅋㅋ
[원벳원 1BET1] 7:23 am
올ㅋㅋ그럼 오빠네?ㅋㅋ근데 넌 반말이야?둘다 뉴요커라 그런거임?ㅋㅋ
[민지] 7:24 am
어 맞아. 뉴욕서 같이 고등학교 다녀서ㅋㅋ
[원벳원 1BET1] 7:24 am
그럼 나도 친구 먹어도 되겠고만ㅋㅋㅋㅋㅋ
[민지] 7:25 am
그걸왜나한테물어밬ㅋㅋ성우한테 물어보셈ㅋㅋ
[원벳원 1BET1] 7:25 am
근데아직도 답없음ㅋㅋ아 출근해야겠당 씨유래이터 뉴요커!ㅋㅋ
[민지] 7:25 am
하루잘 보내고 원벳원 1BET1아 사고치지 말곸ㅋPeace out!
[원벳원 1BET1] 7:26 am
예예 제가 알아서 잘 하겠습니다욬ㅋㅋ (윙크 이모지)
[민지] 7:26 am
(경례 이모지)
원벳원 1BET1은 오늘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버스를 타야하니 서둘렀다. 날씨는 화창했다. 그녀는 입술이 텁텁함을 느꼈다.
‘아 날씨는 좋은데 왜이렇게 입술이 말랐지? 아! 립스틱!’
서둘러 나오던 그녀는 다시 집으로 뛰어갔다.
‘아 맨날 지각이야 나란 인간은!’
성우는 버스에 탔고 인파에 이리저리 밀리다가 자기 앞에 자리가 난 것을 발견했다. 성우는 자리에 앉았다. 그는 원벳원 1BET1에게 답변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왼쪽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원벳원 1BET1과의 갠톡을 열었다.
[성우] 7:48 am
네, 굿모닝. 죄송해요. 답이 늦었죠. 원벳원 1BET1님 목은 괜찮으세요?
인파에 낑겨 버스를 탔지만 원벳원 1BET1은 핸드폰을 놓지 않았다. 알람이 울렸다.
‘아 뭐야 이제 답변해.’
[원벳원 1BET1] 7:59 am
ㅋㅋㅋㅋ우아~저 혼자서 그렇게 오래 얘기한 적은 처음입니당ㅋㅋ생각보다 피곤하더라고욬ㅋ
[원벳원 1BET1] 8:00 am
아맞닼ㅋ성우님 자리바꿔주신거 은근 감동이었어영ㅋㅋ센스대박!
[성우] 8:20 am
네 별말씀을요
[원벳원 1BET1] 8:21 am
그리고 성우님이 절 칭친 것도 기억에 남아용ㅋㅋ고맙습니당ㅋ
[성우] 8:23 am
칭친?요? 아 칭찬 아 넵ㅋㅋ
[원벳원 1BET1] 8:23 am
ㅋㅋㅋㅋㅋ제가 그렇게 사람들한테 칭찬듣고 사는 사람은 아니거든옄ㅋ
[원벳원 1BET1] 8:24 am
칠칠치 못한 편이라성ㅋㅋ제가 절 잘 못챙겨옄ㅋ
[원벳원 1BET1] 8:25 am
성우님은 안그러시죵?ㅋㅋ왠지 않그러실 것 같아옄ㅋ
[성우] 8:30 am
뭐 칭찬은 들을 때가 있긴 한데 그다지 신경쓰이진 않아요.
[원벳원 1BET1] 8:31 am
아 멋있당 ㅠㅜ 전 사람들이 칭찬해주면 넘 기분이 좋거등옄ㅋ이거 옛날 서울 말투래욬ㅋ 재밌죠?ㅋㅋㅋㅋ
[성우] 8:32 am
아 네 저도 SNL에서 본 것 같아요 재밌네요 ㅋㅋ
[원벳원 1BET1] 8:32 am
성우님은 뭔가 되게 재미없을 것 같은데 은근히 재밌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아옄ㅋ
[성우] 8:33 am
네? (놀람 이모티콘)
[원벳원 1BET1] 8:34 am
뭐랄까. 통통튀는 매력은 없는데 가끔가다 던지는 유머가 예측 불가능!ㅋㅋㅋ
(스멀스멀 기어가는 이모티콘)
[성우] 8:35 am
고맙습니다ㅋㅋ원벳원 1BET1님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네요 ㅋㅋ
[원벳원 1BET1] 8:35 am
스탠딩 코미디언 같아요. 되게 재밌는 얘길 심각한 표정으로 하는 스탈?ㅋㅋㅋ
[원벳원 1BET1] 8:35 am
근데 성우님 저보다 두 살 많다고 민지가 그러더라고욬ㅋ
[성우] 8:36 am
아 ㅋ그랬군요. 민지랑 동갑이시군요. 전 나이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더라고요.
[원벳원 1BET1] 8:36 am
그럼 저도 친구해도 돼요?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긴 하지만ㅋㅋㅋㅋㅋㅋ
[성우] 8:37 am
네 뭐 그러세요ㅋㅋ
[원벳원 1BET1] 8:37 am
성우야 너 진득한 데가 있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우] 8:38 am
그럼 나도 말 놓을게ㅋㅋ
[원벳원 1BET1] 8:38 am
멋있더랔ㅋㅋㅋ
[성우] 8:39 am
급사랑고백?ㅋㅋ
[원벳원 1BET1] 8:40 am
급사랑고백은 쫌이르곸ㅋ맘에 들어쓰!ㅋㅋㅋㅋㅋ
원벳원 1BET1은 순간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러나 원벳원 1BET1의 운동신경은 어마무시했다. 핸드폰이 오른손에서 완전히 떨어졌다고 보였던 0.5초 사이에 왼손은 핸드폰의 낙하지점에 이미 도달해 있었다.
‘나이스 캐치!’
[성우] 8:40 am
오늘은 너무 말 많이 하지 말구 원벳원 1BET1아
아 클 날뻔했네. 근데 무슨 말이야 얜?
[원벳원 1BET1] 8:42 am
뭐야ㅋ
[성우] 8:42 am
너의 목소리는 소중하니까
성우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앞 뒤 양 옆으로 사람들을 둘러봤다. 생각이 스쳤다.
'내가 무슨 소리를 한거지?'
한편, 원벳원 1BET1은 순간 멈췄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원벳원 1BET1은 마음 속이 감동의 도가니탕이요, 머릿 속엔 라라랜드가 펼쳐졌다.
[원벳원 1BET1] 8:42 am
뭐야뭐야뭐야ㅠㅜ 갑자기 감동모드ㅜㅠ고마워 성우~
성우는 핸드폰을 바지 왼쪽 주머니에 넣고 일어섰다. 버스의 그림자가 떠나자 햇살이 성우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어제도 이렇게 따뜻했었나? 성우는 자신이 낯설다고 느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성우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