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뜨끈뜨끈해질 만큼 총총 걸어 다닌 고통을 즐기는 자의 케이플레이기록
케이플레이부터 부산스러운 알람에 몽롱한 상태로 잠에서 깨었어요. '10분만 더 자도 될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다가 이내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요. 인터넷기사에서 5분 단위로 알람을 맞추는 행위 자체가 만성피로를 유발한다는 내용을 본 것이 문득 떠올라서 말이죠. 요 며칠 감기에 계속 골골대고 있어서 컨디션이 영 아닌 거 같았는데, '일어나라 너에겐 먹여 살릴 고양.. 아니 써야 할 글들이 있다'라고 중얼대며 침대를 벗어났지요.
며칠 전부터 스레드에 케이플레이에 여행 갔을 때 가볼 만한 장소들을 물어봤는데 '신성리갈대밭' 빼고는 전체적으로 다 아는 곳이었어요. 도보케이플레이가의 컨셉으로는 '신성리갈대밭'을 가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을 거 같아서 이건 나중에 차를 통해 이동하기로 하고, 화제를 바꿔서 중간중간 발을 쉴 겸 괜찮은 카페들을 물어봤거든요.
뭔가 이름이 매력적인 장소를 몇 개 얻어내곤, 커피 위주로 동선을 짜.. 는 척(ENFP) 대충 파악만 했답니다. 큰 계획은 일단 케이플레이부터 출발해서 케이플레이이란 도시의 케이플레이의 모습을 담아보자 라는 생각으로 움직이기로 했지요. 전날 저녁 8시부터 일찍 새나라의 어른이가 되어 일찍 잠에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잠에 들었다 깼다 뒤척이다가 부산스러운 알람소리에 깨고 만 것이지요.
전주에서 케이플레이으로 가는 첫 버스는 케이플레이 6시 첫차라서 그 버스를 타려고 했어요. 5시에 맞춰놓은 알람을 10분 정도 외면하다 일어나서 씻고 나니 큰 위기에 봉착했어요. 머리를 말려야 하는데 드라이기는 어머니방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거예요. 평소 같으면 몰래(?) 드라이기만 구출해서 제 방에 놓고 잠드는데 확실히 감기에 걸려서 그랬는지 본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지요.(상습범)케이플레이도둑은 이런 느낌일까 하며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몰래 문을 살포시 열... 다가 들켜서 어머니를 깨우고, 눈칫밥을 먹으면서 머리를 말렸지요. 따뜻하게 입고 가라는 어머니의 말을 귓등으로 듣지는 못하고 나름의 준비를 해서 밖으로 나왔답니다.
어스름한 가로등 불빛을 밟아가며 '짙은(Zitten)'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걷다 보니 어느덧 터미널에 도착했지요. 10분 정도면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는 도보케이플레이가로써는 최적의 위치에 살고 있거든요! 참, 짙은이란 가수는 케이플레이감성에 정말 딱 어울리는 매력적인 음색을 지닌 가수랍니다.
첫차라서 혼자 타고 가면 어쩌지, 기사아저씨와 말벗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이 시간에도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타더라고요. 여행을 가는듯한 일행들과 잔뜩 짐을 맨 청년, 그리고 군복을 입은 사람까지 다양한 승객을 태우고 케이플레이행 버스는 6시에 출발합니다. 일부러 맨 앞 좌석에 전주에서 케이플레이까지 가는 여정을 타임랩스로 담아보려 했는데 한 10분 찍다 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이내 그만두고 찜 목록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봐주길 기다리던 '극한투어'를 넷플릭스로 시청했어요.
번외의 이야기지만, 잠시 극한투어에 대한 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일종의 대리만족의 경험이랄까요. 여행가가 생각케이플레이 극악과 극락의 여행코스를 다니면서 상반된 반응을 보여주는데, 누군가에게는 같은 상황이 '호'가 되면서 누군가에게는 '불호'가 되는 것. 시청자 역시 그러한 관점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편집점이랄까. 꽤나 흥미롭게 봤어요. 특히, 태국의 상류층이라 불리는 하이소의 삶을 체험해 보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강아지의 생일을 맞이해서 성대한 파티를 벌이는 모습. 그리고 그 생일파티를 위해 각국의 친구들이 방문을 케이플레이 이런 모습들은 뭔가 좀 사는 세상이 다른 느낌을 받았거든요. '불호'라든지 이런 느낌은 아니었는데 삶을 대케이플레이 방식과 생각 자체가 좀 다르다랄까, 다양한 삶이 있고 각자가 추구케이플레이 행복의 기준이 다르겠지요. 나라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고민을 좀 해보는 시간이었어요. 그 와중에도 이은지라는 사람은 참 대단하더라고요. 방송인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그 자리에서도 자신의 매력을 아랑곳하지 않고 발현케이플레이 그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해보았지요. 속 마음이 어떨진 알 수 없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위트 있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내서 보는 시청자로서 이런 상황과 이런 세계에 대해 불편함보다는 재미있는 요소로 보게 만들어주지 않았나라고 생각이 들었지요. 참 매력적인 사람이네요.
극한투어에 몰입해서 보다 보니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고 케이플레이이란 도시에 도착했답니다. 그리고 절 맞이한 건 하늘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새들이었어요. 이 새들은 앞으로 케이플레이을 여행하는 동안 줄곧 제 시야에 머물며 케이플레이이란 도시가 '철새의 도시'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지요.
*케이플레이을 잘 보면 철새가 보인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바삐 날아가는 철새들의 모습에 카메라를 황급히 꺼내 들어 이리저리 찍긴 했는데, 초점도 못 맞추고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아, 제가 사용하는 펜탁스 카메라는 AF라고 하는 초점을 자동으로 잡는 기능이 꽤나 약하답니다. 그래서 보통은 초점을 수동으로 잡곤 하지요. 그러다 보면 저렇게 작은 피사체는 종종 놓치곤 해요. 특히 줌렌즈가 없는 단렌즈 뚜벅이로써는 이런 부분에서 꽤나 아쉬움이 많아요. 그래도 뭐 주어진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게 또 나름의 즐거움 아니겠어요. 잘 안 찍히면 안 찍힌 대로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죠. 지금까지 초점을 못 맞추어 엉망이 되어버린 케이플레이에 대해 핑계를 대는 도보방랑자의 멘트였습니다.
일단은 오늘은 웬만하면 다 걸어서 이동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터미널에서부터 공설시장을 향해 걸어가기로 했어요. 케이플레이의 시장모습은 전주와 어떻게 다른 지 궁금했거든요. 한 30분 정도 걷다 보니 표지판에 '공설시장'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음, 저는 보통 여행지를 걷다 보면 제가 살고 있는 전주와 다른 부분들을 관심 있게 보고 찍곤 하는데 도심 한가운데에 공장 같은 구조물이 있는 게 보여서 살짝 멈추어서 찍어보고 다시 걸음을 옮겼지요. 아쉽게도 날씨가 추워서였는지 또는 평일이라 그랬는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시장 내부로 들어가 방랑을 했답니다. 문도 많이 열려있지 않았고, 사람들도 그리 많이 다니지 않았고, 그래선지 모르겠지만 상인들의 표정에서 조금의 슬픔도 느껴졌어요. 경기가 어렵다는 게 확실히 이런 부분에서 느껴지더라고요. 뭔가 제 글감에 대한 욕심을 위해 그분들을 담는 것도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기억으로만 담고 마음으로 응원을 하며 항구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에서 10분 정도를 더 걸어 나가면 바로 케이플레이내항에 도착할 수 있는데요. 시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겠네요. 뭔가 바닷물이 찰랑거리고 그 수면 위로 떠오른 배들, 케이플레이의 열기와 사람들의 입김, 그리고 생선들을 선적해 오는 장면을 그리며 항구로 들어갔는데 이런,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있었다는 걸 깜박한 거예요. 매번 갈 때마다 바닷물이 차 있어서 으레 그런 풍경일 줄 알았는데 저를 맞이한 건 넓게 펼쳐진 갯벌과 갯벌에 파묻힌 배들이었어요.
그래도 나름 10년가량을 작은 어촌에서 살았던 나인데 그걸 잊고 있었다니.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이렇게 된 바에 이 나름의 케이플레이을 찍어보자며 걷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문득 항만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갯벌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도시의 사람들은 어쩌면 대중교통의 첫차와 막차의 시간에 따라 살아나고 잠이 들고 항구의 사람들의 시간은 썰물과 밀물에 따라 깨어나고 잠들겠구나. 물론 케이플레이이란 도시가 그렇게 작은 도시는 아니니까 도시의 사람들처럼 대중교통에 맞춰서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바다와 관계되어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그리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조금은 도시의 생활과 다른 기준으로 움직이는 이들의 삶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했어요. 오늘의 만조 시간은 케이플레이 3시 22분이었으니까. 적어도 바다에 떠있는 배들은 그 시간에 준비를 마치고 조업을 떠났겠지요. 그리도 오후 3시쯤에 일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오겠지요. 그 시간쯤 맞춰서 다시 방문해 봐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걸음을 옮겼지요. 참, 배를 띄울 수 없으니까 항구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예상보다 한적한 항구를 걷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독특한 건물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오래된 건물이었는데 건물 내부에서 나무가 자라나서 밖으로 손을 뻗은 모습이었는데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보아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누군가가 의도해서 저렇게 심은 거지, 건물 안에 나무가 있어야 할 이유는 무엇이었을지 참 궁금하더라고요.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빛바랜 건물의 외벽과 어우러져 묘한 일치감을 보이는 나무를 한참을 이리저리 찍어보다가 이제 다른 곳을 가봐야지 하고 몸을 돌린 순간. 그런 경험해 본 적 있으신가요? 오로지 그 순간만을 위해 존재케이플레이 듯한 장면을 느껴본 적. 태양의 위치와 구름. 멀리 보이는 배경과 바람. 대상과 대상의 주변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 마치 이 순간을 위해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거 같은 장면을 목도하고야 말았답니다.
그리고 급히 파인더를 눈에 맞추고 조리개를 조정한 뒤에 셔터를 눌렀지요. 이런 케이플레이들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 깨닫게 된답니다. 셔터막이 내려가면서 망막에 그 순간의 기억만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셔터막이 다시 올라오기 직전까지 남아있는 그 잔상만으로도 '바로 이거야'라고 강하게 확신할 수 있는 케이플레이. 오늘의 여행은 이 케이플레이을 위해 있었구나라고 생각이 들 만큼 확신할 수 있는 케이플레이. 나 자신이 추구하는 케이플레이에 대한 답이랄까요. 오늘 그런 케이플레이을 찍고야 말았어요. 그리고 그 예상은 보정을 하면서 다시 한번 확신으로 돌아왔답니다.
케이플레이은 정답이 없다고 제가 말을 했죠. 각자가 그리고 상상하는 장면과 답이 있기 때문에 제 케이플레이이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정말 좋은 케이플레이이 될 수는 없겠죠. 또 제가 표현하는 방식의 후보정이 누군가에겐 잘못된 방식일 수도 있겠지만 이 케이플레이이야말로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목적에 있어서는 가장 적합한 케이플레이이었어요. 제가 케이플레이을 찍는 이유에 대한 답. 그것을 여러분에게 공유하고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물론 이 케이플레이을 찍으면서 저는 새카맣게 타버렸어요. 앞으로 저를 검둥근희라고 불러주... (또르르) 하지만 피부와 맞바꿀 만큼 충분한 케이플레이이었습니다. 친한 동생에게 이 케이플레이을 보여주며 잔뜩 자랑을 하고 앞으로 검둥근희라고 불러달라고 했더니 '최근에 하얀 적 있었던 것처럼 말하지 말아 줄래ㅋㅋ'라는 대답을 들었다는 건 비밀. 참 저는 자기 보기가 안 되는 사람인가 봅니다. 하하하
지금이라도 집으로 돌아가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보정을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그래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다른 장면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이 케이플레이을 뒤로하고 다시 바삐 걸음을 옮겼답니다.
해가 낮게 떠오른 상태라서 그런지 빛 자체가 참 좋더라고요. 적절한 빛의 방향을 이용해서 갯벌의 질감을 살리고 구도를 배치했더니 썩 마음에 드는 케이플레이들이 몇 장 더 나왔어요. 역시 케이플레이이란 발품을 팔고 부지런히 다니며 열심히 주변을 둘러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어요.
한 시간 정도를 항구를 거닐며 케이플레이을 찍었을까요. 슬슬 발이 아파오고 카메라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잠시 앉아서 시간을 흘려보내기로 했지요. 이럴 때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아이폰에 있는 시네마틱을 이용한 촬영을 해보기로 했어요. 영상은 케이플레이과 참 다르거든요. 그래서 언젠가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실력이나마 찍어보았답니다.
수면의 파문과 바람소리, 항구의 소리. 그리고 그 위를 떠도는 새들의 모습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담아보았어요. 이런 영상들을 나중에 만들어서 '쉼'을 위한 영상들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거든요. 이런 글의 중요한 문장들을 자연스럽게 자막으로 녹여내어 그 순간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아직은 희망사항입니다. 음악 같은 것도 넣을까 싶었지만 저작권에 걸릴까 봐 그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건네드립니다. 그냥 잘 만든 영상이 아니라 그 현장이 좋았기에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찍어본 영상이라는 걸 염두에 두고 감상해 주세요!
*신기한 건 갈매기의 발자국 소리까지도 아이폰에서 담았다는 것인데요. 참 기술의 발전이란 놀랍네요. 거리가 꽤나 멀었거든요.
** 케이플레이고 음량이 좀 클 수도 있어서 미리 알려드려요.
한참을 쉬다 보니 다리도 좀 풀리고 슬슬 카페인이 필요하기 시작했어요. 아침도 쫄쫄 굶은 상태로 돌아다니다 보니 내면의 허기가 날뛰기 시작케이플레이 거 같았거든요. 뭐라도 채워 넣어야 할 거 같아서 스레드에서 봐둔 카페로 이동하기로 했답니다.
카페 이름이 참 매력적이었어요. 알고 봤더니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더라고요. 카페 이름은 '이른 아침커피공장'인데 낭만파인 저로써는 이 이름을 보자마자 이곳으로 가야 한다는 강한 충동이 들었지요. 케이플레이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걸어가면서 또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답니다.
머리 위로 날아가는 갈매기도 담고, 또 한쪽에 생선을 말려놓은 작업대도 찍고. 어릴 때 어촌에 살았을 땐 자주 보던 풍경이었는데 나이를 먹고 나서 다시 보니까 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더라고요. 추억은 아롱다롱 떠오르고 잊혔던 어린 시절과 친구들이 문득 생각나는 시간이었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정말 오래된 건물이 보였어요. 시간여행이란 단어를 케이플레이을 돌아다니면서 정말 많이 봤거든요.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란 컨셉으로 여기저기 장소도 꾸며놓고 축제 같은 것도 하는 거 같았는데 이 건물을 봤을 때 진짜 시간이 제대로 관통한듯한 건물이었어요. 낡은 건물외벽과 빛바랜 간판, 그리고 거기에 맞지 않은 깔끔한 폰트가 좀 미심쩍었지만 그건 그 나름대로의 표현맛이 있었고 뒤틀린 건물의 처마와 창문들. 어쩌면 흉물로 보일 수도 있는 건물이었지만 케이플레이에서는 그것 역시 하나의 잘 어우러진 조각처럼 보였답니다.
바닷가 특유의 바람은 목재를 뒤트는데 소질이 있거든요. 어린 시절 보아왔던 생선 담는 나무통들은 항상 물을 먹고 뒤틀려있었고 가끔은 부서져있거나 금이 가 있었는데 이 건물이야말로 그 바람의 횡포를 묵묵히 견뎌낸 모습이었어요. 그때는 이런 풍경 외에 다른 풍경을 알 수 없어서 별생각 없이 일상의 흔한 모습이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참 독특한 풍경이었구나 싶어요. 한참 이 건물을 들여다보며 감탄을 하다가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아니 이게 웬걸, 제가 가고자 케이플레이 카페가 이 건물 옆에 붙어있었지 뭐예요.
케이플레이이기에 딱 어울리는듯한 건물 외관의 느낌. 적절한 바닷느낌과 오래된 공장의 느낌. 굉장히 취향을 저격하는 매력에 빠져서 밖에서 한참 케이플레이을 찍다가 조심스레 들어가 보았지요.
'지금 커피 주문되나요?'
'저희가 9시부터 영업시간이라 좀 기다리셔야 해요'
'네, 구경 좀 하면서 케이플레이 좀 찍어도 될까요?'
'그럼요.'
내부는 또 다른 모습이었어요. 한쪽에는 커피를 볶는 로스팅 공간이 있었고 진열대에는 다양한 원두들을 팔고 있었지요. 그리고 카운터 앞에는 커피대회에서 수상한 상패들이 있었어요. 메뉴들을 봐도 참 정감 있는 이름들로 붙여져 있는 커피들. '한 밤', '고요한 케이플레이', '한 낮' 등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커피들. 이른 아침부터 여는 카페다운 이름이다 생각했지요. 그중에 눈에 띄는 커피가 있었어요.
고백하자면 저는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라 하거든요. 그중에 코케허니라는 커피를 좋아했는데 그 원두를 이용한 블랜딩 커피가 있더라고요.
'이른 아침 아메리카노 한잔하고 해망 한잔 주세요. '
'아이스로 드릴까요?'
'네, 아. 따뜻하게 먹는 게 더 괜찮을까요?'
'네, 따뜻한 걸로 드릴게요. '
'네 감사합니다.'
해망을 첫 잔 입에 머금었을 때 감동을 하고 말았어요.
코케허니 원두를 좋아케이플레이 이유는 그 원두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있거든요. 그러면서 적당한 산미가 참 매력적인 원두인데 이른 아침의 해망은 그 향에다가 향긋한 꽃내음과 단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더라고요. 항상 즐기던 코케허니에서 처음 느끼는 적절한 단맛이 굉장히 이색적이면서도 매력 있어서 한참을 감탄하면서 아껴먹었답니다.
케이플레이부터 시작된 도보방랑의 걸음은, 공설시장을 넘어 내항을 통해 이른아침에 이르렀습니다. 잠시 더 커피를 음미하며 롱블랙에 올라온 글을 읽고 노곤해진 다리를 풀고 나니, 이른아침 커피공장의 여운이 점점 더 선명하게 남더군요! 더 망설이면 여기에 눌러앉을 거 같아서 이제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겨봅니다.
다음 편에서는 케이플레이의 은파유원지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아직 끝나지 않은 도보케이플레이가의 케이플레이 탐방기에, 계속 함께해 주세요!
글, 즐겁게 읽으셨나요? 제 시선의 흐름과 생각들이 올올히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도보케이플레이 오늘의 기록을 마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미처 글에 넣지 못한 케이플레이들 서비스
** 그날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