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짐을 싸고 GG카지노 떠나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짐을 쌌다. 매 번 여행을 떠나기 최소 3-4일 전부터 짐을 싸는 편이다. 미리 싸두고 생각난 것들을 그저 툭툭 집어넣을 수 있도록. 이번엔 달랐다. 일이 있어 못 가리라 생각했는데 가장 싼 비행기표를 예약해서 변경이 되지 않았다. 전날 취소해야지 했는데 전날 밤 기적적인 일로 다시 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오히려 변경이 되지 않은 표를 사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짐을 대충 싸고 있는데, 영문을 모르는 둘째 GG카지노, 브라이언은 자꾸 옷장으로 들어와, 나를 본격적으로 방해했다. 왜 실내복 (주로 편한 옷을 입고 지퍼를 올리는 모자 달린 옷을 입는다.)을 입지 않고 외출복을 입었냐며 훼방을 놓는다.
“엄마가 저 보라색 후디를 입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보라색 후디를 걸치고 나서야 내 손을 그만 잡아끈다. 그러다 나를 빤히 보더니 다시 외친다.
“엄마랑 있어서 행복해요.”
아, 이런 너를 두고 가야 하다니. 한쪽 가슴이 아리다. 그래도 아직 어린 너와는 드넓은 뉴욕을 쏘다닐 수도 또 수많은 책방을 갈 수도, 무엇보다 긴 뮤지컬을 꼼짝 않고 볼 수도 없으니. 무척이나 미안했지만 꼭 안아주며 말했다.
“브라이언, 엄마도 브라이언이랑 함께 해서 행복해. 지난번에 엄마랑 둘이 놀이공원도 매일 가고 해변이랑 수영장도 매일 갔잖아? 이번에는 GG카지노랑 둘이 다녀올게. 너랑도 또 같이 놀러 갈 거야. 약속할게.”
아직 어려서 당장의 보상만을 원하는 GG카지노라 달래는데 한참 걸렸다. 그래도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즐겁게 놀아줄 테니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았다. 지난번에 브라이언과 봄방학 내내 놀러 다녔으니 이제 벨라 차례다.
서둘러 짐을 마저 싸고 브라이언과 잠시나마 신나게 놀아준 뒤 차에 몸을 실었다. 봄방학이라 GG카지노이 붐비고 시간이 촉박할 수도 있어 잠시 버거와 감자튀김을 사서 GG카지노에 내렸다. 다행히 TSA Precheck (미리 검사와 인터뷰를 해 신분이 확실하면 GG카지노에서 빨리 통과할 수 있다.)이 있어 신발도 벗지 않고 전자기기도 따로 꺼내지 않고 재빨리 기나긴 줄도 없어 통과했다.
‘어머, GG카지노 먹을 것만 생각하다 GG카지노 것만 샀네.’
종이 포장지를 열어보니 GG카지노가 먹을 버거와 감자튀김만 덩그러니 들어있다. 아침부터 짐 싸랴 시간 확인하랴 브라이언과 끝내주게 놀아주랴 정신이 없었다.
한쪽 구석에 앉아 벨라 먹을 걸 챙겨주고 맛있게 먹는 벨라를 바라봤다. 오물오물 먹는 모습만 봐도 내 배가 불렀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자주 하던 말, 보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 같았는데, 막상 부모가 되고 나니 한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이었다. 정말 배부르다, 내 GG카지노가 먹고 있는 모습만 봐도. 실제로 위 안에 음식물이 들어가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는데도 정신적으로 풍족한 느낌이 든다. GG카지노가 먹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푸근해져서 그런가 보다.
식사를 마치고는 마음의 양식, 책을 꺼내 읽는다. 책에서 눈을 떼지 않는 네가 너무 귀여워서 나도 눈을 뗼 수 없다. 저 멀리서 빼애액 하고 우는 어린GG카지노 소리도 나고 옆에서 GG카지노패드로 무언가를 열심히 보는 GG카지노도 보였다. 그런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는지 책에만 집중하는 네가 예뻐서 자꾸 안아주고만 싶다.
동네 GG카지노엔 처음 온 벨라를 데리고 GG카지노 구경도 시켜주었다. 책을 파는 작은 코너도 있고 기념품을 파는 곳도 있어 벨라는 마냥 즐거워했다. 작은 손을 잡고 이리저리 다니니 그저 행복했다. GG카지노 특유의 설렘이 더해져 그저 좋았다.
줄을 서서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가장 싼 티켓이라 가장 뒷자리다. 곁에 앉은 이십 대 중반의 여자도 GG카지노를 보며 방긋 웃는다. 비행기가 뜨고 밖으로 멋들어진 캘리포니아 해변과 드문드문 구름 그리고 그 구름이 만드는 그림자에 GG카지노가 신이 났다. 나에게도 보라며 자꾸 손짓으로 밖을 보여준다. 네가 없었다면 창문은 닫고 책에만 눈을 두었을 텐데 덕분에 좋은 구경을 많이 했다. 한참 책을 읽고 있는데 같이 옆에서 책을 읽던 GG카지노가 아! 하고 감탄사를 뱉는다. 고개를 들어보니 순백의 눈이 슴슴히 뿌려진 지형이 펼쳐져 있다. GG카지노 덕분에 멋진 전경도 보고 그 전경을 함께 나누니 더 좋았다.
한참 동안 둘 다 책에 폭 빠져있다 간식이 나왔다. 보통 때는 설탕이 잔뜩 든 음료, 특히나 탄산음료는 허락해 주지 않지만 여행이니 탄산음료도 허락해 줬다. 신나서 받아 드는 네 얼굴이 귀여워 나도 웃었다. 초콜릿 쿠키가 맛있다면 나도 먹어보라며 건네준다.
“맛있으면 너 하나 더 먹어.”
“엄마도 하나 먹어요.”
다시 돌려주는 네가 왠지 부쩍 큰 것 같아 또 괜히 자랑스럽다.
잠시 내 어깨에 기대어 조는 네 얼굴이 너무 귀여워 잠도 오지 않는다. 게다가 어깨가 너무 아프다. 이제 내 어깨를 아프게 할 만큼 큰 네가 또 귀여워 한동안 바라만 보았다. 내 어깨가 아파 떨어져 나가도 좋다, 네가 곤히 잠들 수만 있다면. 졸음은 번진다더니, 나도 곧 잠이 스르륵 들었다. 그러다 누군가 내 손을 꼭 잡는 것 같아 일어났다. 자다 일어난 것 같은데 그저 내 손만 다시 꼭 잡고 다시 잠이 드는 네가 사랑스러워 잠이 다 달아났다. 이런 감동을 자꾸 주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꾹 참았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영화가 보고 싶다며 GG카지노패드를 꺼내달라고 한다. 보통 헤드폰을 챙겨 오는 데 네가 좀 큰 것 같아 무선 이어폰을 가져왔다. 어머나, 네 귀는 아직 작구나. 귀에 끼는 이어폰이 맞지 않아 대롱대롱 달려 있는 이어폰으로 겨우 영화를 본다. 왠지 미안하지만 아직은 귀도 작은 GG카지노인 네가 또 귀여워 한동안 쳐다보았다.
건너편에 앉은 한 엄마는 세 아이를 데리고 여행하나 보다. 2살, 3살, 5살로 보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좀 도와주고 싶지만 벨라를 혼자 둘 수 없으니 참았다. 3살, 5살 아이는 아이패드로 크게 영상을 보고 있다. 저 엄마도 헤드폰을 챙기지 못했나 보다. 좀 시끄럽지만 아이들이 즐겁게 본다면야 하면서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노래도 기꺼이 들어줬다. 2살 아이는 불편해서인지 피곤해서인지 자꾸 울어 엄마가 안고 걷기를 계속했다. 안타까웠다. 나의 과거를 보는 것 같아,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벨라도 4살 때 뉴욕으로 또 거기서 한국으로 가는 긴 여행을 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그전에는 나름 잘 앉아있었는데 피곤해서인지 한국 가는 비행기 안에서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남편과 번갈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주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간식으로 회유하며 겨우 한국에 도착했다. 이 엄마도 나중에는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을 보며 예전 기억을 소환하고 추억하겠지. 이 여행도 마음속 깊숙이 새겨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