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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별곡 14
쉬는 시간에 공이 교실을 날아다니고 있다. 공이라고 부르지만 천으로 만든 동그란 인형이다. 폭신한데 모래 같은 것이 들어 있어 적당한 무게감이 있고 촉감이 좋다. 이것은 시후의 공이라서 시후만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다.
시후는 말을 잘 못하고 인지장애도 있어 의사 소통이 안되고 배우는 것이 아주 어린아이 같다. 처음 시후를 만났을 때 우리 반 친구들에게 시후가 어떤 존재가 될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고 시후를 도와주고 같이 놀아주고 어떻게든 모든 활동에 시후를 같이 참여시키려는 나를 이해해 주었다. "선생님 시후 마음이 어떤지 너무 궁금해요. 너무 알고 싶어요." 진심으로 안타까워 했다.
우리가 사회나 수학 문제를 풀 때 시후가 색칠 공부나 선긋기를 하고 공책에 낱말 쓰기를 했다. 싫다 말도 못하고 계속 반복 하는 시후에게 가 해서 “공 던지기 하자" 한다. 바로 일어선다. 교실에서 공을 던지고 받는 것은 시후에게만 허락된 놀이다. 아이들이 과제를 해결하는 동안 내가 공 던지기를 해 주거나 도우미 선생님과 한다. 먼저 끝낸 아이들이 같이 놀아주겠다고 하면 공을 넘길 때도 있다.
쉬는 시간 보통은 아이들과 공주고 받기로 놀았지만 놀아 줄 친구가 없으면 내가 상대가 되어 공놀이를 했다. 처음엔 아무 데나 막 던지는 것을 서로 받을 수 있게 던지는 것을 가르쳤더니 금방 잘 했다.
어떤 때는 일부러 멀리 던져서 내가 주으러 이리저리 가도록 만들었다. 생각이 있는 거다.
" 야 선생님 못 받게 하려고 일부러 이쪽으로 던진 거지?, 이얏 받아라 " 하지만 내가 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바카라사이트 추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다시 공을 던지기만 한다. 내가 아닌 공에만 집중 한다.
던지다 보면 책장 밑이나 내 책상 아래 어디 구석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그것을 어떻게든 꺼내는 것에 집착했다. 구석으로 파고 들고 팔을 넣어도 도저히 못 꺼내면 내 손을 잡고 갔다. 내가 긴 자로 사물함 아래 들어간 것을 꺼내는 것을 보고 바로 따라 해서 놀랐다.
혼자 공을 던지고 놀 때가 있는데 창문이나 문이 조금 열린 틈으로 공을 던져 교실 밖으로 보내고는 웃으며 좋아했다.
창문 틈에 걸린 바카라사이트 추천 꺼내는 중 시후가 글자를 알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여러 방법으로 글자 공부를 시켰다. 쓸 수 있는 낱말은 칠판에 나와서 받아쓰기를 했다. 아이들이 우와 - 낱말을 따라 읽으며 응원해 주고 잘 썼다고 박수를 쳐주었다.
바카라사이트 추천 스스로 칠판에 처음 쓴 글씨는 '공'이었다. 나를 보면서 '공'을 썼는데 "시후야 공달라는거야? " 바카라사이트 추천 자기 생각을 썼다고 좋아서 펄쩍펄쩍 뛰며 그렇게 하는 거라고 시후를 안으며 잘했다며 공을 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글로 의사표현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냥 쓴 건데 내 착각이었는지 모른다.
공간감이 부족해서 보고 그림을 그려도 눈,코,입이 제 위치가 아닌 다른데 가 있는데 이 공 그림은 거의똑 같이 그려서 깜짝 놀랐다.
수업 시간엔 내 책상 위에 바카라사이트 추천 얹어 놓는데 가만 보고 있다가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재빨리 나와 바카라사이트 추천 가져갔다.
그런데 그 소중한 시후의 공이 어느 날 없어져 버렸다.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시후가 포기를 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자꾸만 찾아서 공을 대신할 다른 콩주머니를 하나 주었다. 그렇게 학년이 끝나도록 공은 나오지 않았고 시후는 5학년이 되었고 나도 다른 학년을 맡게 되어 우리는 헤어졌다. 교실이 다른 건물에 있어 거의 시후를 만나는 일이 없게 되었고 다시 한 해가 더 지났다.
어느 날 복도에서 만난 시후는 '바카라사이트 추천 맞나?' 싶을 만큼 키가 엄청 자라서 낯설었다.
" 바카라사이트 추천야 선생님이야, 이렇게나 자랐어? 잘 지내고 있니?" 반갑게 물었지만 별 반응이 없이 피하듯 가버렸다. 내 목소리를 기억하고 내 얼굴을 알고는 있는데도 그런 건지 아니면 기억을 못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좀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원래 바카라사이트 추천는 말하는 사람을 안보고 딴데 보잖아' 위로 했다. 멋지게 자라서 사춘기 소년이 다 된 것 같아서 대견했다.
옛날 자료 상자를 정리하다 그 공이 나왔다. 그렇게 찾았는데 여기 있었구나. 공을 보자마자 바로 '시후에게 이 공을 갖다 줘야지. 얼마나 좋아할까. 바카라사이트 추천 공을 들고 좋아하며 던지는 상상을 하다 멈칫 든 생각.
'바카라사이트 추천 이 공을 기억 못 한다면? 기억한다고 해도 이젠 이런 공이 반갑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6학년인데.
아니야. 그렇게 좋아했던 것인데. ㅡ
바카라사이트 추천 만지며 한참 생각에 잠겼다.
바카라사이트 추천 멀리 던져 봤다.
그리고 마음을 정했다.
마주 그 공을 주고 받던 시후는 더 이상 4학년 아이가 아이다. 11살과는 안녕을 한지 오래인 것이다.
조금 발달이 늦을 뿐 바카라사이트 추천도 소년이 된 자신의 시간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래 -
11살의 바카라사이트 추천 안녕, 11살의 공도 안녕-
나는 주사위와 탱탱볼이 있는서랍을 열어 때묻은 바카라사이트 추천의 공을 넣고 가만히 닫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