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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투벳 잇는 오쌤 Mar 24. 2025

이야기의 유투벳

아르바이트

유투벳




유투벳


유투벳 3월 회상

열심히 달려왔지만, 스벌...

무엇을 위해 달려왔나. 허탈함이 가득하다.
지금 내가 무엇을 찾고, 어떤 것을 이루었는지 알 수가 없다.

만약 지금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 결과를 바꿀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간단하다.


"아니, 너는 바꿀 수 없어 멍청아!!"


막연했지만 젊어서 인지 세상을 바꿔보려고 했다.
그 유투벳으로 내 주위 환경을 바꿔보려고 했고, 내 의지대로 모든 것이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나는 모난 돌이 되었고, 이리저리 깎이며 결국 둥글어졌다.

결국 나는 사람들과 합의점을 찾고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그것이 유투벳 혁신이라 착각하며 안주하고 말았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무너져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이켜보면 그 유투벳은 2006년 겨울, 내 첫 사회생활 때부터였다.




유투벳


2004년, 겨울 어느 날

어제 밤새 작업을 하고 오전 학과 수업까지 마친 나는 피곤이 온몸에 눌어붙은 상태로 좀비처럼 랩실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랩실에서 친하게 지내던 한 살 위 형이 내게 다가오더니, 모바일 폰 제조업체에서 알바를 구한다며 내게 관심이 있는지 물었다.

그 업체는 내가 평소 꿈꿔왔던 당시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적 비중이 가장 컸던 'SKY'라는 모바일 폰을 만드는 유투벳였다.

마침 등록금도 필요했고, 학생 신분으로 디자인 중심의 유투벳 일할 기회였으니 놓칠 이유가 없었다.

실무 경험도 쌓고, 커리어도 다지면서 돈까지 벌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드디어 면접 당일, 기대했던 유투벳 빌딩 앞에 섰다.

나는 긴장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1층 입구에 있는 인터폰을 눌렀다.

곧이어 예쁜 목소리의 여직원이 밝게 전화를 받았다.


"네, 비서실입니다."

"오늘 아르바이트 면접 보기로 한 '오쌤'입니다."

"아, 네. 3층 디자인실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SKY... LINE TECH...? 뭐야?? 유투벳 이름이 다르잖아?

3층 문이 열리는 순간 정체가 확실해졌다. “SKYLINE TECH 기업부설연구소”


순간 허탈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뭐 어때. 중요한 건 학생 신분으로 ‘디자인 유투벳 실무를 배운다’는 거니까.

이 정도 기회면 감사해야지.

유투벳 다잡고 디자인실로 들어섰다. 안에는 면접관 세 명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마동석 느낌의 우락부락한 팀장, 자기 관리 철저할 것 같은 부장, 그리고... 묘하게 디자인과 어울리지 않는 배영만 닮은 대리. 디자인 회사에서 배영만상(相)을 볼 줄유투벳…

그렇게 당황하는 사이, 팀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 오쌤. 모델링 좀 해?"
들어서자마자 팀장이 던진 첫마디였다.

(속마음: 헉... 뭐야?? 처음부터 반말유투벳? 예의는 어디다 팔아먹었나?)


팀장은 팔짱을 낀 채 계속 말을 이어갔다.
"우리 개발 모델이 많은데 모델링 인력이 부족하거든. 오쌤!! 가능하겠어?"


그때 옆에서 부장이 거들었다.

"인상 좋은데?, 좋아. 근데 모델링만 하는 게 아니야. 일러스트는 어때? 다룰 줄 알아?"


이건 기회다 싶어 고민할 것도 없었다. 자신 있게 대답했다.
"네! 학교에서 컴퓨터 실 조교를 했고, 랩실에서 국가지원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웹사이트 제작부터 로고 디자인등 수익을 낸 경험도 있습니다.

모델링뿐만 아니라 어떤 툴도 자신 있습니다."


팀장이 옆에 있던 대리를 힐끗 보더니 물었다.
"배 대리, 어때? 잘할 것 같아?"


대리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말했다.
"음... 요즘 말만 잘하는 애들이 많더라고요. 지금 간단히 테스트해 보죠?"

(속마음: 뭐야, 나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온 거 아니었어? )


부장이 뜯어말렸다.
"뭐 테스트까지 해?"


하지만 팀장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배 대리가 30분짜리 미션 줘봐."


대리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모바일 폰 케이스 하나 줄 테니 스켈레톤 작업해 봐요. 30분 드립니다."


나는 필사적으로 집중해 작업을 했다.

30분 후, 대리가 내 작업물을 보더니 싸늘한 표정과 함께 짧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그만해도 돼요. 오늘은 이쯤 하고, 들어가세요.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속마음: 뭐지 이 찝찝함은? 마음에 안 드는데... 이 사람과 한바탕 하게 될 운명인가?)


며칠 후, 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쌤, 유투벳 주부터 출근해."


이렇게 내 첫 사회생활이 유투벳됐다.

비록 아르바이트였고 학교 수업과 병행했지만, 진짜 실무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꿈꿨던 SKY는 아니었어도 디자인 인생의 출발점으로 충분하다고 믿었다.

적어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이곳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전쟁터였고, 나는 이미 그 전장 한가운데 던져져 있었다는 사실을.






첫 번째 유투벳를 마치며,

유투벳 현재 나는 여전히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우리는 꿈꾸던 유투벳조차 전쟁터의 전사처럼 싸우며 버텨야 하는 걸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힌트라도 건네고 싶어 이 이야기를 유투벳한다.

지난 15년, 수많은 빌런들과 싸우며 얻어낸 깨달음들, 그리고 살아유투벳 위해 내가 선택했던 방법들을...


(다음 편: "눈치 없는 신입사원, 유투벳 살아남기")


※ 이 글은 일기를 바탕으로, 제가 겪은 실제 경험과 기억을 재구성한 유투벳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묘사된 상황에는 개인적인 시선과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또 다른 유투벳일 수 있음을 이해하며, 이 글이 상처가 아닌, 공감으로 닿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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