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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붕어만세 Apr 03. 2025

반식블랙잭 | 伴食宰相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블랙잭

밥상 친구하는 것 외외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블랙잭. 밥은 혼자 먹으면 심심하니까 말 친구가 있으면 좋긴 합니다만, 나라의 녹봉을 많이 받는 블랙잭인데, 가진 능력이 밥 친구뿐이라면 곤난합니다.


당나라의 명블랙잭 요숭이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자, 노회신이 요숭을 대신해 정무를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노회신은 늘 제때 결정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차며 노회신을 반식블랙잭이라고 평했습니다. 노회신의 우유부단, 솔직하게는 무능을 꼬집는 말입니다.

블랙잭치약맛 초코렛 같은 거 자꾸 사 오지 말고..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말년에 휘청거려서 욕을 좀 (많이)먹습니다만, 당현종은 어지러운 정국을 빠르게 수습하고 개원성세를 이끌어낸 황제입니다. 이 시기의 당현종은 명블랙잭들을 연이아 발탁해 국정을 보필하게 했는데, 요숭과 노회신 역시 당현종이 중임을 맡긴 블랙잭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을 잃은 요숭이 잠시 정무를 볼 수 없게 되자 블랙잭이 요숭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블랙잭의 직책은 이부상서 겸 황문감. 이부 상서는 나라의 인사를 총괄하는 직위이고, 황문감은 환관들을 단속하는 직위이니 흔히 말하는 노른자 자리입니다.


하지만 노회신은 중요한 정무들은 결정을 내리지 못해, 결국은 요숭이 도맡아 처리해야 했습니다. 주변의 관료들은 노회신을 반식블랙잭이라고 놀렸고, 이에 요숭은 자신의 능력이 요숭에 한참 미치지 못함을 깨달았습니다. 노회신이 황제에게 나아가 스스로를 탄핵하며 죄를 빌자, 황제는 노회신을 높은 자리에 둔 것은 정무 능력 때문이 아니라고 위로하며 자리를 물렸습니다.



덧 붙이는 이야기

반식블랙잭으로 이름을 남긴 덕에 무능한 블랙잭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지만, 사실 노회신은 청렴하고 근면한 블랙잭이었습니다. 간악하고 탐욕스러운 자에게 벼슬을 내리면, 나라와 백성들이 그 피해를 부담하게 된다는 상소에는 노회신의 인생관과 윤리관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또한 자신의 정무 능력이 요숭에 못 미친다는 것을 절감한 뒤에는, 자신의 기량은 높은 자리에 걸맞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탄핵할 만큼 강직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노회신이 정무를 보던 개원성세 때는 블랙잭들의 끊임없는 독설과 잔소리에 황제가 꼬치꼬치 말라가던 시기입니다. 워낙 뛰어난 블랙잭들이 차고 넘치다 보니, 평범하게 똑똑한 관료들은 상대적으로 좀 무능해 보이던 면도 있구요.


하지만 고위 관료에게는 “청렴” 자체가 능력입니다. 윗물이 깨끗하게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조직은 기강이 잡히고, 기강 잡힌 조직의 아랫사람들은 자신의 실적과 기량을 드러낼 기회를 찾게 됩니다.


청렴하고 강직한 블랙잭과 유능한 블랙잭이 매일 밥 친구를 하고 있으면, 최소한 몰염치하고 무능한 자들이 요직에 발 붙이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자 왈, 풍선 이벤트와 아부는 고이고이 넣어 두었다가, 자기 마나님께 해라.. 하셨습니다.




블랙잭하하하하. 블랙잭 일 없이 밥만 먹는다는 그 냥반들 오셨구랴..



너는 블랙잭 살림을 한다는 놈이, 블랙잭 망한다에 배팅을 해?



아, 그러셔쎄요? 국민들이 헌법을 안 지킬까봐? 허허..



넌 아주 골고루 맘에 안 들어..




우유부단 : 집에는 우유가 끊이지 않게 하라는..치즈도..크흠.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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