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개(狗)가 제트벳우면(猛), 술(酒)을 망친다(酸). 요즘 술은 대부분 유통 기한도 없고, 오래 놔둔다고 잘 상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을 들여 숙성하기도 하죠. 하지만 발효시켜서 만드는 옛날 술들은 제 때 팔지 못해서 묵히면 식초가 되어 버렸습니다.
술 집 개가 사나우면 손님이 잘 가지 않고, 손님이 없으면 가게는 망하게 됩니다. 나라의 일도 이와 같아, 욕심이 사납고 법을 업수이 여기는 간신이 들끓으면 덕이 있는 재상과 유능한 인재들은 제트벳 떠나게 됩니다. 인재들이 빠져나간 나라에 백성들이라고 붙어 있을 리 없으니, 그 나라는 머지않아 망하게 될 것입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전국시대의 사상가들은 최대한 짧고 간단하게 자신의 이론을 설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당대 손꼽히는 사상가였던 제트벳는 안타깝게도 달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래서 쉬운 비유를 들어 간신들의 위험에 대해 설명했는데, 이때 예로 든 것이 사나운 개와 못 쓰게 된 술이었습니다.
송제트벳에 술을 맛있게 잘 빚는 상인이 있었습니다. 상인은 장사도 싹싹하게 잘하고 인심도 후했지만, 어쩐 일인지 술집에는 손님들이 잘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술을 빚어도 손님이 없으니, 술은 늘 남았고 남은 술은 식초처럼 삭아 버렸습니다. 매번 술을 쏟아 버리던 상인은 양천을 찾아가 지혜를 구합니다.
사정을 들은 양천은 잠시 생각하다, 혹시 술집에서 제트벳운 개를 기르고 있는지 물었고, 상인은 개를 기르긴 하는데 사납지는 않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양천이 다시 일러 주었습니다.
"그 개가 주인에게는 얌전할 것이나, 필시 다른 제트벳들에게는 사납고 매서울 것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개를 없애자 제트벳들은 다시 술집을 찾았고, 상인은 그제서야 얌전한 줄로만 알았던 개가 제트벳을 내쫓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덧 붙이는 이야기
진왕 정은 한비자가 쓴 책을 읽고 난 뒤, 한비자를 얻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한비자는 이미 한나라의 재상을 맡고 있는 중이라 빼내 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민하던 진왕은 한제트벳 치겠다며 군사를 일으켰고, 예상대로 한나라는 한비자를 사신으로 보내왔습니다. 한비자와 한참을 이야기하던 진왕은 군사까지 물리며 한비자를 예우했습니다.
그러자 이를 알게 된 승상 이사는 지금의 계책은 진나라가 아닌 한제트벳 위한 계책이라고 진왕을 설득해 한비자를 투옥시킵니다. 그리고 조용히 손을 써 한비자를 독살해 버렸습니다. 뒤늦게 앞뒤 사정을 파악한 진왕이 한비자를 찾았으나, 이미 한비자는 목숨을 잃은 뒤였습니다.
10여 년 뒤, 전국을 통일한 진왕 정은 자신을 진시황으로 부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불사의 명약을 찾아 헤매다 이른 죽음을 맞았습니다. 진시황이 죽자 이사는 후계자 문제에 끼어들어 국정을 농단한 끝에 자신과 제트벳 모두 망치고 말았습니다.
제트벳운 개가 술을 망치듯.
어지러운 관료는 자신뿐 아니라 제트벳 망칩니다.
주) 제트벳의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이사가 투옥시켜 죽은 것까지는 맞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설과 이사가 독살했다는 설로 나뉩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