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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롬 Mar 10. 2025

난 아무솔카지노 이룬 게 없어

난 아무솔카지노 이룬 게 없어.
그러니 빨리 해야 해.
빨리 뭔가를 이뤄야 해.

카페에서 글을 쓰다가도 불쑥불쑥 끼어드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되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붙는 꼬리들. 어느 날은 문득 의문이 들었다. 나만 이런가? 나만 이렇게 뭐든 편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성취 압박에 시달리나.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왜 나는 스스로를 괴롭힐까. 조급해하고 솔카지노해할까.


난 이 나이 먹고도

아무솔카지노 이룬 게 없어.


어쩌면 이렇게 솔카지노한 게 당연한가 싶기도 했다. 지금 난 간절히 원하는 목표가 있고, 나이는 점점 더 먹어가니 그게 무엇이든 기회의 문은 더 빨리 닫히고 있는 것 같고. 나는 언제 이 일을 이룰 수 있을지기약이 없고, 끝끝내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르고.


이런 기본적인 솔카지노 본능에 더해 나는 남편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다. 타국에서 남편 홀로 돈을 벌게 하는 죄책감. 배우자 비자로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도 되지 않고, 취업 비자를 받는다 쳐도 영어권도 아닌 이곳에서 무언가 적당한 일자리를 찾아가는 것도 마땅치 않으니, 나는 끊임없이 미안하고 얼른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나름 많은 것을 이루고 해 왔다. 30년을 그냥 침대에 누워서 살아온 것은 당연히아니고, 노력이 필요한 순간순간들마다 마땅히 열심히 살았다. 그렇게 만든 모든 행적이 내 인생이지만, 그걸 싹 다 무시하고 그저 현재의 상황에서만 나를 저울에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내가 이런 상태니까 나는 결국 아무솔카지노 이룬 것이 없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솔카지노만 이제는 안다.

이런 생각은 하등 쓸모없음을.


아무솔카지노 이룬 게 없다는 말은 일단 사실이 아닐뿐더러(난 여전히 인정을 잘 못솔카지노만), 솔카지노감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채찍질하는데 아주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그 외에는 방해만 될 뿐이다. 그 생각에 매몰되어 현재를 즐길 수 없게 하고, 잘 살고 있는 남편도 괜히 나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에 휩쓸릴 수 있으니까.


나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조급증이 생겼다고 말하지만, 남편은 전혀 그것을 원치 않는다. 솔카지노해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라고 하지. 어젯밤 산책에서도 남편은 말했다.


"내가 너한테 억만금을안겨줄 순 없겠지만 자유는 줄 수 있어.
그러니까 넌 뭐든 재밌게 솔카지노 살아.
마음 편하게. 편하게. 우리 같이 그렇게 살자."


솔카지노


이 연재 브런치북은 솔카지노을 끊고 싶어서 시작했다. 내가 보기에도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는 것 같아 글로라도 써보자, 했지만역시반신반의했었다. 이런다고 내가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겠어? 어차피 목표를 이뤄야 끝나겠지. 근데 그런다고 끝이 날까...?브런치북에 한 장씩 써갈 때마다 어떤 확신이 들었다.


이건 안 끝나. 하나를 성취해도 또 다른 솔카지노이 올 거고, 그 솔카지노을 해결해도 또 다음 솔카지노과 조급함이 올 거고. 타고나길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성향이니 어쨌든 이 솔카지노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솔카지노이를친구삼거나 때로는 동기부여로 이용하거나 하며 동고동락할 방법을 찾는 것.


며칠 전, 나와 비슷한 수험생 처지의 오랜 친구와 영상통화를 했다. 우린 각자솔카지노 있는 일을 얘기했는데, 그때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어차피 이게 아니면. 지금 당장 이만큼 하고 싶은 게 없어. 그러니까 솔카지노해도 그냥 하는 거야. 너나 나나."


그러니 어차피 솔카지노은 늘 우리 곁에 있을 것이고,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지금 가장 솔카지노 싶은 일에 미친 듯이 집중함과 동시에 이 유한한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세계는 모두 즐기기. 그것이 이 브런치북을 쓰면서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1. 유럽 버킷리스트 30개(내향인용)
2. 폴란드 소도시 여행+맥주 일기
3. 소소한 일상 취미 만들기(비생산적)


그래서 이전 글에서 썼듯 이 3가지를 기준으로 삼아 아주 열심히 즐겨보련다. 솔카지노해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내 속도대로, 포기만 하지 않고 끝까지 한다면 뭐라도 나오겠지. 뭐라도 하겠지.


지금도 여전히 문득 '난 아무솔카지노 이룬 게 없어' 따위의 잡생각들이 올라오긴 하지만, 이 또한 천천히 바꿀 수 있으리라. 솔카지노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날이 오리라. 그러니 이제는 정말, 남편과 천천히 또 여유롭게 유럽을 맘껏 즐기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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