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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 Feb 17. 2025

슬롯사이트 《콘크리트 유토피아》 리뷰

재난 슬롯사이트의 표피를 쓴 사회고발 슬롯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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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 이야기 그 자체로도 재밌고 슬롯사이트가 담고 있는 이면적 이야기도 뼈저리다. 이병헌 연기도 정말 맛깔나고 중간중간 센스 있는 씬들도 탁월하다. (아파트 안에 몰래 숨어 있는 외부인을 색출해서 끌고 나가는데 벽에 가훈으로 붙여진 이웃을 사랑해라?라는 문구가 비친다거나, 황궁 아파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외부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대환장파티가 된 상황에 '즐거운 나의 집'이 흘러나온다던가 하는 아이러니가 아주 그냥 블랙코미디의 정석이다.)

정말 저런 상황이 온다면 진짜로 사람들이 저렇게 행동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들이 정말 실존할 거 같아서, 순식간에 몰입하게 되었다. 씁쓸하면서도 체념적인 심정으로 보게 되는 것이 약간 넷플 슬롯사이트《돈 룩 업》이 생각나기도 했다.

극한 슬롯사이트이 되면 힘 있는 자를 거의 광적으로 따르게 된다든지, 궁지에 몰리면 마녀사냥을 할 누군가를 찾아 책임을 떠넘긴다든지(희생된 혜원), 불합리한 슬롯사이트이 계속되면 어디선가 쿠데타가 일어난다든지, 하는 모습들이 모두 인간 사회 어디선가 본 것 같아 씁쓸한 공감이 느껴졌다.

슬롯사이트를 보고 또 머릿속에서는 의미 없는 토론이 벌여졌다. [자본이 극히 한정된 재난 상황에서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 엔딩씬에서의 인도적인 사람들만 존재한다면 그러지 않아도 될 테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꼭 최강자가 되어야만 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고 남의 것을 뺏어야만 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다. 내가 평화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듯 그것도 그냥 그 사람의 성향일 수 있고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어쨌건 호전적인 성향의 사람도 존재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냥 인도적이기만 한 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부인을 극도로 격리시키는 게 과연 정답일까? 정말 서로 평화롭게 지낼 수는 없는 걸까? 그냥 이상적인 생각일 뿐인가? 어느 정도는 서로 포용하며 지내는 것이 옳은 게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그 선은 어디까지일까? 대답할 수 있는가? 네가 굶어 죽게 생겼는데도 정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식으로 말이다. 정말이지 누가 물어본 것도 아니고 정답을 찾으라 한 것도 아닌데 혼자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 실은 이런 생각 참 수시로 했었다. 근데 참 생각해 봤자 더더욱 원점으로 돌아올 뿐이었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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