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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견뚜기 Apr 10. 2025

홀덤 핸드 DC의 체리 블러썸 페스티벌!

런린이 다이어리 64

'아하! 벚꽃이 영어로 체리 블러썸(Cherry Blossom)이구나.'


홀덤 핸드 DC의 낮 기온은 9도~12도였지만 아직 바람은 쌀쌀하다 못해 추웠다. 그런데 봄을 알리는 사인이 곳곳에서 보였다. '내셔날몰(National Mall)'을 달리면서 '홀덤 핸드 기념탑(Washington Monument)' 주변에 분홍빛으로 만개한 벚꽃 나무들이 보였다. '홀덤 핸드에도 벚꽃이 피는구나.' 신기했다. 왠지 벚꽃은 우리나라나 일본 등 아시아의 전유물 같았는데.


출장 와서 둘째 날 '의사당(United States Capital)'에서 '링컨 기념관(Licoln Memorial)'까지 내셔날몰을 달렸다. 다른 루트도 달리고 싶었다. 그래서 구글맵을 뒤적였다. 홀덤 핸드 기념탑을 지나면 큰 인공 호수가 나오고 그 뒤로 '포토맥강(Potomac River)'이 흐르고 있었다.


인공 호수는 '타이들 베이슨(Tidal Basin)'이다. 이 호수는 포토맥강과 연결되어 있는 수로로 봄철 벚꽃 축제로 유명하다는 챗GPT의 설명이다. 1900년대 초 미-일 양국 간 유대관계를 증진하고 문화를 증진하자는 의미로 일본에서 벚꽃 나무를 기증했다고 한다. 타이들 베이슨을 따라 약 3,000그루의 벚꽃 나무가 심어져 있다. 또한 이 호수를 따라 '토마스 제퍼슨 홀덤 핸드관(Thomas Jefferson Memorial)', '마틴 루터킹 주니어 홀덤 핸드관(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 '프랭클린 D 루스벨트 홀덤 핸드관(Franklin D. Roosebelt Momorial)' 등이 있어 유명한 관광 명소들이 위치해 있다. 타이들 베이슨을 따라 난 코스는 약 3km 정도라는 것이다.


지도를 보니 홀덤 핸드 기념탑을 지나 호수가 나오면 호숫가를 따라 길을 달리면 되는 거였다. 그리고 호숫가를 따라 난 길이 바로 벚꽃길이었다.


'그래! 오늘은 여기다.'

홀덤 핸드 DC 마지막날 벚꽃길을 달리고 떠나기로 했다.


새벽 6시. 아침 기온은 4도. 일출은 1시간 남았다. 홀덤 핸드 DC에 온 후 가장 추운 날이다. 호텔 밖을 나섰더니 칼바람이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다. 이건 뭐 겨울이나 다름없었다. 어서 몸이 예열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국립 아프리칸 아메리칸 역사 문화박물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에서 직진을 해서홀덤 핸드 기념비를 향해 달렸다. 이날은 공원 안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타이들 베이슨을 가야 해 초반에는 도로 옆 인도를 따라 공원을 가로질렀다. 그렇게 홀덤 핸드 기념탑을 지났더니 타이들 베이슨 호수가 보였다. 호숫가라 바람이 더 차고 강했다.

홀덤 핸드
홀덤 핸드
홀덤 핸드
홀덤 핸드 기념탑에서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까지 타이들 베이슨 호수가를 따라 난 길에 벗꽃이 만개한 모습

호수에서 왼쪽, 의사당 방면인 동쪽으로 향했다. 동쪽으로 가서토마스 제퍼슨 홀덤 핸드관을 지나호수를 따라크게 한 바퀴 돌 작정이었다. 그리고 당장은 어두컴컴하지만 호수를 크게 돌 때쯤이면 날이 밝아오면 일출이 보이는 동쪽을 바라보며 달리자는 계산이었다.


전날 포토맥 강을 따라 달리면서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을 지나와 기념관까지 가는 길은 벚꽃이 만개한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호수 반대편도 비슷하냐였다. 일단 가보기로 했다.


호숫가를 따라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을 향했다. 호수가를 따라서는 가로등이 드물어 어둡기만 했다. 어둠 속에서 만개한 흰 벚꽃들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생각보다 벚꽃 나무 가지들이 낮게 내려와 있어서 머리에 걸리지 않게 조심히 달려야 했다.


어두웠지만 무섭진 않았다. 나처럼 호수를 달리는 러너들, 그리고 이른 새벽부터 두꺼운 패딩을 입고 벚꽃 구경에 나선 이들이 보였다. 벚꽃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너무 어두워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호수와 포토맥 강을 연결하는 짧은 다리를 지나 강가를 홀덤 핸드 달렸다.

'탁! 탁! 탁! 탁!' 항상 내 발소리는 어찌나 큰지.

바람이 불어 호수 표면은 파도가 쉴 새 없이 일었다.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왼쪽)과 타이들 베이슨 너머로 보이는 홀덤 핸드 기념탑과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

링컨 홀덤 핸드괌과 마찬가지로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토마스 제퍼슨 홀덤 핸드관이 나왔다. 토마스 제퍼슨 홀덤 핸드관 앞마당에도 산책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보였다. 토마스 제퍼슨 홀덤 핸드관 안에는 짙은 색의 제퍼슨 대통령 동상이 서있었다. 위엄 있었지만 링컨 대통령 동상 같은 카리스마는 느낄 수 없었다.


토마스 제퍼슨 홀덤 핸드관을 빠져나와 호수 반대편을 향했다. 한 무리의 러너들이 눈에 띄었다. 곧이어 길 옆에 공사장이 있음을 알 수 있는 철조망이 길게 서있었다.

아무래도내가 생각한벚꽃이 만발한 러닝 코스 같지 않아 잘못 왔나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래도 길을 따라 달렸다. 그렇게 길을 따라가니 다시 호숫가를 따라 난 길이 보였고 만개한 벚꽃 나무들이 다시 눈에 띄었다. 안심이 됐다. 어느새 날을 밝아오기 시작해 벚꽃이 보랏빛으로 변해갔다.


'후우~ 후우~'.

발볼로 바닥을 밟는 것을 신경 쓰며 편하게 달렸다. 발볼로 바닥을 딛는 미드풋 주법도 몸에 익숙해진 것 같다. 오른발바닥에 통증은 없었다. 주법을 바꿔서 족저근막염을 극복한 것 같았다. 다시 달릴 수 있는 것 자체로 즐거웠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호수 바로 옆으로 난 길로 들어섰다. 깜짝 놀랐다. 호숫가 옆으로 붉은빛의, 분홍빛의, 보랏빛의 벚꽃 나무들이 흐트러지게 늘어서 있었다. 장관이었다.

타이들 베이슨 호숫가를 홀덤 핸드 만개한 벗꽃 나무들

더 놀라운 것은 호숫가를 따라 인파들이 촘촘히 서 있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들과 함께, 혹은 혼자서 큰 카메라를 들고 호수 건너편 토마스 제퍼슨 홀덤 핸드관 쪽을 바라보고들 있었다. 심지어 전문 사진사를 고용해서 사진을 찍는 연인도 있었다.


맞다. 어느새 일출 시간이 가까워진 것이다. 벚꽃, 호수 그리고 일출이 어우러진 장면을 보려고 다들 이 매서운 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왔나 보다. 구경 나온 사람들 대부분이 두꺼운 옷을 껴입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몸에 열기가 올라 춥지 않았다. 반대편을 보니 뜨는 태양에 불타는 하늘과 진분홍의 벚꽃이 어우러져 몽환적이었다. 내가 계산한 대로다. 일출 시간 무렵 해가 뜨는 동쪽을 바라보며 달렸다.

타이들 베이슨에서 바라본 홀덤 핸드DC의 모습(왼쪽) 과 벗꽃길

그렇게 경치를 구경하며 사진을 찍으며 달렸다.

벚꽃을 보며 달리다가도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멈춰서 동쪽을 바라보기도 했다. 호숫가를 따라 난 길에는 벚꽃나무 가지들이 늘어져 있어, 나무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서 달려야 했다. 그렇게 달렸는데어느새 홀덤 핸드 기념탑이 눈앞에 보였다. 출발 지점이었다. 이미 도로엔 차들이 가득했다.


왠지 이대로 호텔에 돌아가기 아까웠다. 그래서 호텔 인근에 백악관을 홀덤 핸드 돌기로 했다. 구글맵을 보니 백악관 앞에 '프레지던츠파크(President's Park)'가 있었다. 이 앞마당부터 출입이 통제됐다. 이미 백악관 정면은 내셔날몰을 달리면서 멀리서 보았다. 문뜩 백악관의 360도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백악관 주변을 홀덤 핸드 달렸다. 역시나 경비가 삼엄했다.

백악관의 정면(왼쪽), 뒷모습(가운데), 백악관 우측의 아이젠하워 행정 건물의 모습

그리고 백악관 좌우로는 행정 건물과 건물이 있어 옆모습을 볼 순 없었다. 사실 백악관의 옆모습을 보고 싶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드가'웨스트윙(West Wing)'이다. 민주당 대통령 시절 백악관 참모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드라마다. 그래서 드라마의 제목이자 무대였던 웨스트윙을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실제로 백악관을 홀덤 핸드 달렸는데, 백악관 좌측으로 아이젠하워 행정건물이, 우측엔 연방 정부 건물이 백악관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래서 백악관의 옆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그래도 백악관의 후면은 볼 수 있었다. 백악관 담장이 높았다. 그리고 담장 끝 철조망도 촘촘했다. 그리고 그 앞에 무장한 경찰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그렇게 백악관을 크게 한 바퀴돌고 호텔로 돌아왔다.


반대쪽에서 달려오던 한 중년 백인 남성이 백악관이 정면에서 보이는 위치에 멈춰 서서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백악관 앞에서 홀덤 핸드사진을 찍는 것은 나뿐만 아니었다. 사람 참 다들 똑같구나 싶었다.

타이들 베이슨 호수를 달린 경로(출처: 삼성헬스)

이날 달린 거리는 7.05km. 약 한 시간을 달렸다. 역시나 달리기로 기분은 개운했다. 몸에 열기로 추위는 어느새 잊었다. 호텔 앞에 멈춰 서서 깊게 심호흡을 했다. 폐로 유입되는 찬 공기가 시원하기만 했다.홀덤 핸드 DC에서 생각지도 않게 벚꽃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아! 매우 만족스럽다! 바로 이 기분이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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