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그림자에 쫓겨 지하철역까지 달려온 호달은 다리에 힘이 풀려 한동안 승강장에 앉아있었다. 그러곤 열차에 오르자마자혼곤한 잠에 빠졌다. 새벽부터 잠을 설친 데다 예기치 않게 긴장한 탓이었다. 무겁게 떨어진 머리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걸 느꼈지만 좀체 잠을 떨칠 수 없었다. 그바람에 환승역을 놓칠 뻔하다 겨우2호선으로 갈아탔다. 맞은편에 한 원타임카지노가 자리를 잡았다. 원타임카지노는 자리에 앉자마자 종이 한 장을 양손으로 받쳐 들고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원타임카지노도 눈을 감고 다시 졸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차역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든 호달의 눈에 여전히 종이를 든 채 눈을 감고 있는 원타임카지노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