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합니다, 그 조이카지노
한번... 읽어 봐라.
아버지가 종이쪽지를 건네신다. 한글파일보다는 종이에 펜을 눌러 담는 일이 더 익숙하신나의 조이카지노님.
아하, <아버지의 단 하나뿐인 편집자가 부탁드린 조이카지노 조이카지노 글을 드디어 쓰셨구나!어디 한번 읽어 볼까? 나는 잊지 않고 응답을 보내 주신 조이카지노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종이를 받아 들었다.
-엥?
-아부지!
-왜?
이 조이카지노 소개 글. 언뜻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쯤에서 <아버지의 단 하나뿐인 편집자에서 <세상 걱정 많은 큰 딸내미로 탈바꿈한다.
남은 세월을 4~5년으로 생각합니다.
왜 수명을 본인이 정하나요? 언성을 슬며시 높이니(?) 어머니가 와서 대체 무슨 일인데 서로 싸우냐(?)고 장난스레 물으신다.
-아니, 책을 펼치자마자 보는 글이 조이카지노 소개글인데 아부지가 이렇게 조이카지노겠다잖아. 목숨이 4년이나 5년 남았다는 식으로.
나는 그새를 못 참고 다른 독자인 우리 어무니께 조이카지노님의 만행(?)을 고발한다. 열심히 조이카지노 소개글을 공들여 쓰셨을 조이카지노님은 모녀 사이에서 고만 머쓱해진다.잘못한 것도 없는데 잘못을 질타받는 상황이랄까.
-아부지 이건 아니잖아요!
-뭐가?
-조이카지노 소개 글이 이게 뭐예요?
-아니 내 감정대로 쓴 건데 왜?
-얼른 철회하세요.
-그게 사실이고 현실이잖아?
-책 펴자마자 처음 보는 조이카지노 조이카지노 글을 그렇게 쓰면 누가 선뜻 기분 좋게 읽어 보고 싶겠냐고요.
나는 여든다섯을 살아보지 않아서 모른다.(그래도 그렇지. 매번 저렇게 희망 꺾이는 문장을 쓰신단 말이야?) 그리고 만으로 하면 83세인데 좀 줄여도 되지 않나요?
-독자가 앞날개를 펼치자마자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은데요? 4년 내지 5년으로 남은 수명을 못 박으면 좀 비관적이지 않아요? 이래 가지고 어디 사람들이 읽고 싶겄어요?
괜히 뾰로통해진 나는 할 말 안 할 말까지 동원하여 조이카지노님을 쏘아붙인다.조이카지노님은 모른다.10년이고 25년이고39년이고 수명을 마구엿가락 늘이듯 늘여서 우리 조이카지노님과 오래오래 글을 쓰고 글을 다듬고 싶은 이<아버지의 단 하나뿐인 편집자 마음을 몰라줘도 너무 몰라 주신다.
-그러네. 독자들이 이걸 보고 비관적이라고 하겠네.
마침내 어무니의 동의와 지지를 얻는다. 우리 조이카지노님은 금세 의지를 꺾고 편집자인 나, 독자인 우리 어무니 말대로 (하는 수 없이) 일을 진행하기로 한다.
-그럼, 뭐 남은 세월이 얼마 없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쓰든지 너 알아서 해라.
우리 조이카지노님이 많이 하시는 말씀, "너 알아서 해라."
그 말이 평소엔 난해했고 애매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나 알아서 하기로 한다.
남은 세월을 길게 보지 않습니다
결국 편집자의 뜻대로 문장을 위와 같이 바꾼 후 이 사태를 종결한다. 그런데그때, 조이카지노님이 고백한다.
-친구들이 내 글을 보고 네 글은 좀 비관적이야, 라고 하긴 해.
괴로움과 옥죔, 방황, 고뇌, 번뇌... 아버지 글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그낱말들이 아버지임을 나는 부인하려는 걸까. 과연 편집자에게 그런 권한까지 있을까?
이게 마지막 소설일 거고 이제 써 봤자
에세이 하나 더 낼 수 있으려나.
또 또 저러신다, 우리 조이카지노님... 우리 조이카지노님의 이런 말이 편집자의 사기를 꺾는다.(글에 손댈, 그런 권한 있다!고말을 바꿔야겠다.)
누가 읽겠냐, 내 책을?
사기뿐 아니라 편집자의 하나 남은 의욕까지 지르밟는 이런 말. (친척과 이웃, 내 지인들한테만 돌려도 일단 100권을 너끈히 나갈 수 있다고요! 꼭 팔아야 제맛인가요?) 그리고...
누가 읽긴요.. 제가 읽습니다.
늘 아버지의 첫 독자이자 <아버지의 하나뿐인 편집자가 여기 있다. 아버지는 그 사실을 종종 까먹으시는 듯하다. 박수도 돈도 칭찬도 안 받아도 좋으니 아주 아주 오래오래 내 옆에서 글을 써 주셨으면 좋겠다.자, 그건 그거고...
-아부지, 퉤퉤퉤, 하세요, 어서.
-응?
-퉤퉤퉤!
-응. 퉤퉤퉤.
-4, 5년이 뭐예요? 나같으면 저런 조이카지노 글 보고서 책장 안 펼친다.
그런데 <퉤퉤퉤를 하다 말고 조이카지노님이갑자기 이런 말씀을 하신다.
-아무튼 너 같은 편집자는..참..
뒷말을 흐리신 채그냥 내빼신다.
-네? 뭔데요??저기요? 왜 뒷말을 안 끝맺고 가시는 거죠?? 조이카지노님?뭔데요? 왜여, 왜?
-넌너무...그래..
편집자로서 "조이카지노 조이카지노를 이따위(?)로 쓰시면..."
됩
니
다,이래야 했던 걸까?
아버지의 뒷말을 졸졸 따라가 본다.(어디 숨으셨나요? 하하.. 조이카지노님이 숨바꼭질을 즐기시는 줄은 미처 몰랐네?-_-^)이거 이거, 어디서 이버지만의 <단 하나뿐인 편집자 데스 노트를 쓰고 계시는 건 아닌지??
술래가 된 편집자,
내일 다시 조이카지노님을 추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