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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Feb 15. 2025

50년 전으로부터 온 코어카지노 32000자

코어카지노에게 '또 다른 코어카지노'가 도착했다. (50년 전에서 날아온 코어카지노였다.) 그분은 코어카지노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코어카지노


코어카지노는 그것을 선물이라고 불러야 할지, 오물이라고 불러야 할지 꽤 오랜 시간 설였다. (겉보기에도 딱,누가 폐지로 내다 버린누덕누덕한 곰팡이 같았다.)

분명 30대의 코어카지노가 버려두고 간 글이었다.80대 코어카지노는 당황했다.아직도 이것이 남아 있었다니.세상으로 한 번도 배설된 적이 없었던 코어카지노의 코어카지노. 30대 때 코어카지노가 몇 개월간 끙끙거리며 써낸 소설.


절대 버리지 마시오


코어카지노 묶음위에이렇게 종이쪽지를 얹어 고향집 어느 방구석에다방치히였다. 고인은 다름 아닌 30대의코어카지노.경고의문구는 코어카지노도 모르게 몇십년간 충실히 이행되었다. 그리고 기어이 고향집숱한 종이 더미 사이에서 그코어카지노만이 살아남았다.


몇 번의 여행 끝에 코어카지노의 손끝에서 다시 만난 코어카지노지의 활자들. 코어카지노는결국 이것들을 코어카지노의생에서 내보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렇다. 그들을 이제 '선물'이라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선물이 웬만해야지... 원고를 다듬고 다듬는 일은 꽤 고역이었다. 다듬는 게 아니라 거의 새로 쓰는 수준일 때도 많았다.

그렇게 몇 년을 붙들고 있던 코어카지노가.. 드디어..!


코어카지노
코어카지노



결국 소설을 완성해 내던 어느 날.코어카지노는이렇게작가의 말을 쓰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장대비가 거칠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모처럼 장맛비가 시원스럽게 내립니다.

오늘 같은 날은, 빈대떡에 막걸리가 제격입니다. 혼자서도 괜찮습니다. 딱 이런 날, 안성맞춤인 일이 또 있습니다. 그동안 몇십 년 넘게 모아 둔 각종 낡은 서적들과 종이 뭉치들. 수레로 두세 번은 폐지 쓰레기장으로 옮겼어야 할 그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일입니다. 지금은 별로 필요하지 않은 잡다한 편지 나부랭이나 서류들……. 그래도 나의 분신 같은 그것들을 죄다 버리지 못하고 몇 상자 남겨 두었습니다. 오늘 같은 날에, 빗소리를 들으며, 그것들을 마저 정리하려고 합니다. 짐 되는 것들을 버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 나이가 되어 갑니다.
특히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한 채, 폐지처럼 사과 상자에 담겨 베란다 혹은 창고에 아무렇게나 처박혀 뒹굴고 있는 코어카지노지 뭉치들……. 오랜 세월 보관된, 우리가 흔히 고서(古書)에서나 볼 수 있는, 곰팡이 냄새에 찌들고 좀이 먹은 것 같은……. 질이 좋지 않은 종이는 황토색으로 변질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이것들을 놓아주자. 내가 붙들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빛을 볼 수 있는 얼굴들도 아닌데. 괜히 그것들을 붙들고 있다는 것은……. 나도 힘들고 그들도 어둠 속에 갇혀 괴로울 뿐. 그래, 여기서 작별해야 한다.'

(중략)

몇십 년을 건너온 이 이야기는 여든을 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서른의 나와 여든의 나가 함께 모여 끙끙 글자를 앓아 가며 쓴 공동의 작업물입니다.
(후략)


오늘소설이 손에 잡히는 활자가 되어 나타났다. 첫 가제본이었다.


책의 뒷면


늙어간다는 의미 외에는 별다른 재미가 없었던 코어카지노의 삶에, 압축된 50년의 세월이 362쪽의 책 한 권으로 도착했다.



축하드려요, 코어카지노.



잠깐.

이쯤에서 묻는다.

여기서 가장 크게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이 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한 30대의 코어카지노?

이 소설을 드디어 완성한 80대 코어카지노?


아니 아니.

a4 180장몇 번이고 통째로 새로출력해 가면서 다시 또다시 편집하고 교정하고 교열하고 다듬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교정하고 교열하고 편집하고 그리고 교정하고 교열하고 편집하고... 그 짓(?)을 무한 반복하던 2~3년의 시간. (이런 고퀄리티 무보수 편집자가 어딨냐며 으스대는 누군가가 있다.)



바로 단 하나뿐인 코어카지노의 편집자!

바로 이 딸내미올시다.



나는 박수를 기다린다.

그리고 코어카지노의 첫 장편소설이 어떻게든 세상의 박수를 얻어내길 기대한다.



자, 그럼 지금부터 <코어카지노단 하나뿐인 편집자,

그의 고군분투를 한번 들여다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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