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래요, 거북이다. 깊은 밤, 바닷속에 침잠하다 잠시 숨을 쉬러 수면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불빛들로 수 놓인 뭍 세상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저세상에 생명이 살아간다는 증거다. 멀리서 보면 모든 건 아름답기만 하다. 그 불빛을 하나 따라 뭍 세상으로 올라가 보면 별의별 희로애락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뭍 세상 불빛 이야기에 잠시 귀를 기울이던 나는 이내 다시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 바닷속의 삶 또한 나름 고되다. 인생의 수수께끼는 파도처럼 주기적으로 나를 흔든다. 이 세상에 인간을 위한 완벽한 ‘파라다이스’는 없다. 하지만 내가 진정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직해질 수 있는 곳, 혼자인데 외롭지 않은 곳은 바다뿐이다. 작은 섬에 도망치듯 숨어 들어왔지만, 나는 너른 바다로 흘러든다. 나는 그렇게 결국, 바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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