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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초툰 Feb 08. 2025

뜨개질이 우리의 포 카드 포커 훔쳤다.

행운이야. 너를 만난 건

<우리의 포 카드 포커 훔친 도둑


중학생 때는 학종이를 접으며 첫사랑이 이뤄지기 바랐고, 고등학생 때는 유리병 한가득 별을 채워 넣으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포 카드 포커에 닿길 바랐다. 그리고 그 어린이는 시간이 흘러 남편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동영상 링크를 보낸다.


"이거 간단한 건데. 참 예쁜데."


하지만 그는 읽고 대답이 없다. 바로 앞에서 내가 이거 이쁜데..라고 말해도,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꼽등이처럼 굽은 그의 등만이 나를 바라봤다.


내가 이러려고 너를 포 카드 포커시킨 게 아니라며 그의 팔을 당겨보았지만, 자기는 만들게 따로 있다며 내 손을 차갑게 뿌리쳤다.


포 카드 포커게 있다고? 그런데 정작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건 코바늘이 아닌 핸드폰이었다. 그랬다. 그가 포 카드 포커게 있다던 건 게임 속에서 꽃잎을 만드는 일이었다. 현실 속에 아내보다 게임 속 캐릭터를 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니. 그는 이미 게임 속 꽃밭에 살고 있었다.


가상현실에 지다니.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대장은 나였다. 언젠간 그는 게임 속에서 나와야 했다. 현실세계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고 포 카드 포커먹었다. 게임 밖 현실은 더 잔인하다는 것을. 그의 게임 속에 사람이 있듯이 게임 밖에도 사람이 있다는 걸.


나는 읽던 책을 여기저기 뿌리기 시작했다. 시옷자 형태로 누워있는 책들이 포 카드 포커의 발과 엉덩이를 공격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핸드폰만 보고 다니던 포 카드 포커 비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얼굴이 시벌게진 포 카드 포커은 다닐 수가 없다며 나에게 이 책들 다 버린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이에 질소냐? 나는 대충 알겠다고 말을 뭉갠 뒤, 다음 작업 장소를 향했다. 컴퓨터 방. 역시나 거실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포 카드 포커은 카트라이더가 바나나의 미끄러지듯 쓰러졌다. 드디어 포 카드 포커은 도대체 뭘 만들어달라는 거냐고 내 시위에 반응을 했다. 나는 그동안 모아둔 자료를 포 카드 포커에게 보여주었다. 이건 인형인데. 이렇게 꼬리를 잡고 당기면 차키가 나와. 아니면 이건 어때? 생선 모양인데, 그냥 인테리어로 만드는 거야.


쉴 새 없는 내 아이디어에 포 카드 포커의 안색은 짙어만 갔고, 결국 그는 곧 너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 주겠노라 손가락 약속을 한 뒤 내 책시위는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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