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파라오 슬롯
- 일자 샌드
세상에 틀리고 그릇되고 나쁜 파라오 슬롯이란 있을 수 없다. 각자가 겪은 경험과 환경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생각과 파라오 슬롯은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는데, 그 다름을 잘못됐다고 평가하는 태도는 누구든 지양해야한다. 다만 드러내는 방식이나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비웃음을 사거나 비난을 받기도 하기에 이왕이면 매끄럽고 조화롭게 표현할 필요는 있다.
어떤 파라오 슬롯이라도 반드시 이유가 있다.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에 의해 튀어올라오는 파라오 슬롯도 의외로 많다. 끝없이 자신을 성찰하는 사람은 그런 무의식의 파라오 슬롯까지도 잘 읽어낸다. 그래서 요동을 치다가도 재빨리 안정을 찾고 타인에게도 편안함을 준다. 결국 자신을 잘 아는 사람만이 파라오 슬롯을 잘 다스리고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다.
가끔은 생각 자체가 없어서 파라오 슬롯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도 겉으로는 평온하게 보인다. 하지만 그들에겐 인간의 향기가 없다. 따뜻한 영혼이 없다. 모든 파라오 슬롯을 다 느끼면서도 잔잔할 수 있는 사람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존재들이다. 파라오 슬롯은 우리를 힘들게도 만들지만 아름다움과 낭만을 주기도 한다. 인간에게 파라오 슬롯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이나 소중하다. 어떤 파라오 슬롯이라도 버려야할 파라오 슬롯은 없다. 모든 파라오 슬롯은 잘만 다루면 인생이 더 다채로워진다.
<좋은 문구 발췌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의 파라오 슬롯에 조금 서툴러도 감추거나 꾸미지 않는다.
세상은 우리에게 완벽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성과, 지위, 명성, 부의 기준으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완벽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살아갈 뿐이다. 문제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파라오 슬롯에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파라오 슬롯을 드러내는 건 연약한 자아를 들키는 거라고 생각하고, 가짜 파라오 슬롯의 탈을 쓰고 그 안에 숨는다. 그럴수록 삶은 공허해지고 목표는 흐려진다.
세계 행복지수 1위 국가인 덴마크의 심리학자 일자 샌드는 '겉으로 드러난 파라오 슬롯'과 '이면의 파라오 슬롯'의 불일치에 주목했다. 그 둘의 괴리가 클수록 불행해지며,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의 파라오 슬롯에 조금 서툴러도 감추거나 꾸미지 않는다는 사실을 연구와 상담을 통해 발견했다. 인간의 내면을 누구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인 그녀는 말한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파라오 슬롯만은 조금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여자들은 종종 '슬픔의 모자'를 쓰고 그 밑에 다른 파라오 슬롯들을 감춘다.
당신이 느끼는 파라오 슬롯이 어떤 파라오 슬롯인지 확인할 수 없을 때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검토하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도 파라오 슬롯을 발견하는 방법이다.
'파라오 슬롯(emotion)'은 '움직임(motion)'의 전 단계를 뜻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동작에 집중하면 동작 이전에 숨어 있는 파라오 슬롯을 찾아낼 수 있다.
만화가이자 극작가인 니콜라인 베르델린 (Nikoline Werdelin)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행복이 한 번에 오랫동안 지속되리라는 생각은 우리가 성장하면서 갖게 된 가장 파괴적인 개념 중 하나다. '완벽'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행복은 실제로 존재 가능한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짧은 순간에만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서 파라오 슬롯을 즉각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여유있게 수용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는 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슬픔은 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슬픔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화를 낼 때보다 슬픔을 느낄 때 타인의 사랑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분노는 결코 연민의 파라오 슬롯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분노는 거리를 만들지만, 슬픔은 연민을 부른다.
작별 편지를 쓸 때 편지의 대상에게 감사하고 앞날의 행복을 빌어주어야 한다. 실제로 '작별(farewell)'은 상대방 이 잘(well) 되기를(fare)' 바란다는 뜻이다. 당신이 떠나보내는 대상이 앞으로 잘 지내기를, 행복하기를 빌어주어야 한다. 진심으로 그가 잘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떠나보낸 것이 아니다.
기쁨과 즐거움이 부족하면 쉽게 피로를 느낀다. 이럴 때 휴식과 수면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피로하다는 건 즐거움의 지표가 낮다는 증거다. 그럴 때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수면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이다.
자아상이 확고하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하는 말에 쉽게 흔들리고 상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