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이여, 취업이라는 '렛 잇 라이드의 룰'부터 정복하라
UX 취업, 도대체 어디서부터 렛 잇 라이드해야 하나요?
멘토링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해보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이기는 렛 잇 라이드’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혼자서는 잘 안 되고, 그렇다고 누구에게 묻기도 애매한 상황. UX를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지만, 그 ‘하고 싶은 것’으로 정말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UX를 공부하는 것과 UXer로 생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매일같이 수많은 ‘렛 잇 라이드’을 하며 살아간다. 눈치 렛 잇 라이드, 타이밍 싸움, 서류전형이라는 확률 뽑기, 실무 테스트라는 제한 미션, 심지어 간단한 내기 가위바위보, 면접이라는 실시간 인터랙션까지. 여기에 불확실성과 운이 얹히면 이 구조는 더 복잡해진다. 모든 것이 하나의 ‘렛 잇 라이드 시스템’처럼 작동한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 비로소 취업이라는 세계의 전체 판이 눈에 들어온다.
⸻
이 책은 UX 취업을 ‘렛 잇 라이드’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재미있게 표현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너무 복잡하고, 정답이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렛 잇 라이드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이 렛 잇 라이드에는 ‘판’이 있고, ‘룰’이 있고, ‘전략’이 필요하다. 각 단계는 하나의 퀘스트고, 당신은 그 안을 헤매는 플레이어다. 나만의 방식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잘 보이지 않는다.
가끔은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다. “그냥 포트폴리오 잘 만들고 면접 준비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도대체 뭐냐는 것이다. 잘 만든 포트폴리오란 무엇이고, 면접에서 본다는 ‘태도와 사고방식’은 도대체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 걸까?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도 애매한 이 렛 잇 라이드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나를 증명해야 할까?
이 질문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에 대한 이해, 흐름에 대한 설계, 그리고 플레이어로서의 자각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렛 잇 라이드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가다.
⸻
이 책은 ‘정답’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 대신, ‘판을 해석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같은 수를 두더라도, 상대를 파악하고 흐름을 읽은 사람이 유리한 것처럼, UX 취업에서도 판을 읽는 능력이 결국 결과를 바꾼다.취업은 룰의 싸움이 아니라, 판의 해석력 싸움이다.
자기소개서 한 줄도 전략이고, 포트폴리오 구성도 인터페이스다. 면접의 말투조차 대화형 UI로 읽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UXer의 관점으로 다시 해석할 때, 우리는 단순히 ‘붙는 사람’이 아니라 ‘설계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바로 그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
이 책은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왜 이 렛 잇 라이드은 이렇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환경 분석이다. UX 취업이라는 시스템을 여섯 가지 렛 잇 라이드 구조로 해석하면서, 이 판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를 파헤친다.
2장은 그 구조 안에 있는 퀘스트를 해부한다. 서류, 포트폴리오, 실무 테스트, 면접이라는 네 가지 대표 퀘스트를 UX 설계자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각 단계의 룰은 어떻게 작동하며, 그 안에서 UXer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렛 잇 라이드해야 하는지 다룬다.
3장은 당신이라는 플레이어를 설계하는 파트다. 포지션을 정하고, 주특기와 필살기를 장착하고, 전형별 UX를 리패키징하며, 실패를 리바운드로 바꾸고, 네트워크 UX까지 연결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결국 이 렛 잇 라이드은, 나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이 렛 잇 라이드은 경쟁이 아니다. (반대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적어도 본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흔히 누가 붙으면 누가 떨어지는 제로섬 구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기 있는 포지션은 한정되어 있고, 특정 타이밍에는 경쟁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UX 취업이라는 큰 흐름에서 보면, 이 구조는 본래 비제로섬 렛 잇 라이드에 더 가깝다.
어떤 회사에, 누가 먼저 붙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어떤 팀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드는 사람인가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플레이어였던 사람이, 다른 팀에선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취업은 단순히 ‘붙는 렛 잇 라이드’이 아니라, 서로 맞는 선택지를 찾아가는 설계의 과정이다.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인지를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다면, 언젠가는 그 렛 잇 라이드에 맞는 조직이 당신을 ‘찾게’ 된다. 여유만만 같은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의구심이 든다면 경력이 많은 이들에게 물어서 확인해보라.
⸻
이 책은 당신에게 ‘더 좋은 회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하지만 ‘덜 흔들리는 플레이어’가 되는 법을 함께 고민해 줄 수는 있다.이 업계에선 누구나 흔들린다.불확실한 타이밍, 나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 실력이라는 말을 정의하는 감각까지. 그 모든 장면에서 우리는 조금씩 흔들리고,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한다. 중요한 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중심을 잡기 위해선자신만의 렛 잇 라이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스펙이 아니라, 포장도 아니라,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에 대한 명확한 구조. 나는 이걸 '연출'이라 부른다. 그 구조가 있을 때, 당신은 지치지 않고 다시 나를 세울 수 있다.
⸻
이제 판은 이미 깔렸다. 룰은 존재하고, 플레이어는 많다.그 속에서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만의 리듬으로 움직이는 사람.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렛 잇 라이드된 사람.이 책은 그런 한 사람의 플레이어를 위한 매뉴얼이다.
당신이 그 첫걸음을 막 내딛으려는 사람이라면,혹은 몇 번의 리셋을 거친 끝에 다시 도전하려는사람이라면,이 책은 말할 것이다.
룰은 정해져 있지 않아. 너만의 플레이를 렛 잇 라이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