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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it Mar 31. 2025

사는 레고토토

레고토토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있다. 주말을 지나면 환자가
부쩍 늘어레고토토 것일까?
월요일 아침부터 인파가 쏠리는 건 한 주가 시작되는 것에서 비롯되기보다는 지난주에 병원을 방문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될 것이다. 뻔한 일임에도 월요일은 마치 환자가 많은 것처럼 착시 현상을 일으키게 한다. 나는 갑상선 기능 저하 탓에 수년간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이 일은 평생을 지속해야 한다. 뭐 대단한 중병은 아니니 이만하면 다행스러운 셈이다. 파스칼이 말한 것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인간은 참 나약하다. 물 한 방울로도 절멸을 맞이할 수 있는 존재이니 그만큼 위태로운 존재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범사에 감사할 줄 모른다. 그것은 내 일이 아니며, 나는 겪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타자의 고통에 공감한다 할지라도 그만큼의 강도는 느끼지 못한다. 아무렇지 않게 걷거나 뛰는 것이 제약을 받는 순간,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의 무기력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진료실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나이가 적든 많든 모두가 어린애가 된다. 마치 엄살처럼 고통을 호소하거나 진료 전에는 제발 큰일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표정들이 한껏 굳어 있다. 그러다가는 진료실을 벗어나는 레고토토 모든 게 가벼워지는 듯하다. 사실 증상은 약이나 치료이기보다는 심리에서 절반쯤은 치유되는 지도 모른다. 병은 자신에게 보내는 이상 증상의 신호인 것은 틀림없지만, 마치 어린아이처럼 내가 특별한 레고토토을 필요로 하는 어리광 피우는 레고토토일지도 모른다. 치명적인 병도 그럴까?
그렇지는 않지만 암튼 의사 앞에서는 모두가 레고토토아이가 된다. 현대사회에서는 더 그렇지 않겠는가?
어떤 이유로서든 우리는 이렇게 저렇게 분리되어 있다. 각박한 현실을 거쳐 가려니 어느 타인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러다가 정작 자신이 홀로 병실에 남게 되면 그 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홀로 된 뒤에서야 비로소 외로이 있는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여럿 있음으로써 교감이 있기보다는, 고독함으로써 공감하게 되는 셈이다. 무대 위에서는 일순간 독백을 멈출 수는 있으나 그 밖에서는 외로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역설적 현상으로 생각할 바는 아니다. 현대인은 집합체로서 보다는 개별적 특이성이 묻혀 있어서 그런 지도 모른다. 획일적이고 파편적인 삶으로 내던져져 있으니 도무지 사는 게 무엇인 지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것을 알아봐 달라고 칭얼거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흔한 레고토토지만, 새삼 어린애 같은 성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편견 없이 공감하며 자신에 집중하는 세상일 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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