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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Feb 24. 2025

달려야 하는 숙명

운명을 거부했던 결과

나는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만나야 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라는 문장을 참 좋아한다. 이 문장을 좋아하고 믿었기에 지금의 아내를 만날 수 있는 여유를 누리며 아내와 연결될 때까지 기다림의 근원적인 힘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너무나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가기고 있었지만 내가 만날 수밖에 없는 물건은 품절 사태를 겪더라도 돌고 돌아 나에게 찾아오는 경우를 몇 번 경험했기에 비난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사물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도 안다.


이렇게 운명을 예찬하지만 나는 가만히 있어도 나에게 찾아올 운명을 소극적으로 기다리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인생을 개척한 사람도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에게 허락된 것이라면 올 때가 되면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 믿으며 미련을 두지 않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내 힘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노력했고, 안 되더라도 시도하고 또 시도하면서 결국에는 해내는 과정을 통해 나름의 작은 성공을 경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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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좋은 것은 좋고 싫은 것은 너무나도 싫은 나의 성향은 극강의 호불호를 만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으며 살아왔고, 나와 맞지 않은 사람 또한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거나 함께 하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했기에 인간관계도 협소하고 제한적이지만 반대로 나와 잘 맞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간과 쓸개까지 내어줄 정도로 깊은 유대관계를 맺었다. 이런 나를 보고 아내는 친구도 없냐며 놀리곤 하지만 나에게는 오랫동안 연을 맺어온 소수의 친구가 있다.



호불호가 강한 나는 할 수만 있다면 웬만하면 하지 않았고, 피할 수 있다면 어떡해서든 피해하지 않도록 했지만 하기 싫다고 해서 하지 않거나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바카라 룰이다. 특히 군복무 중 바카라 룰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리츄얼과도 같았기에 일조점호 후 구보는 비가 오지 않는 한 피할 수 없었다. 심지어 FM 당직사령을 만날 때면 비가 오더라도 우의를 입고 구보를 한 적도 있어 군인에게 바카라 룰는 숙명과도 같은 존재였다.


운 좋게 보병이 아닌 포병이었기에 3보 이상의 거리는 승차하는 축복을 누려 훈련 중에는 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주둔지에 있을 때와 체력측정을 제외하고는 달리기라는 질긴 숙명에서 자유로웠기에 야외숙영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 훈련을 더 선호하기도 했지만 국방부 시계는 어느새 끝을 향해 시간이 흘렀고, 전역 후 바로 입사하며 더 이상 달려야 할 필요도 없었고 그 누구도 나에게 바카라 룰 강요하지 않았다. 물론 축구나 농구와 같은 운동을 하며 달릴 때도 있었지만 이것은 달리기가 아닌 그냥 빠르게 이동하는 행위라고 나름대로의 규정지었다.


언제부터 무엇 때문에 바카라 룰 싫어하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바카라 룰 좋아하지는 않은 것 같다. 운동회 때 반대표로 계주대회에도 나갈 정도로 바카라 룰 잘했지만, 6학년 정도였을 때 무릎뼈가 조각나는 사고를 겪고 깁스를 하고부터 가급적이면 바카라 룰 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깁스를 풀고 회복기에 조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대항 야구대회에서 지고는 살 수 없는 승부욕 때문에 다쳤던 무릎이 다시 다치는 부상을 입으며 점점 바카라 룰 멀리하게 되었다.



지금도 나의 왼쪽 무릎은 암기를 숨겨 놓은 것처럼 뾰족하다. 격투기를 배울 때는 니킥에 유리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반대쪽 무릎만은 지키고자 무릎에 좋지 않은 운동은 가급적 피했다. 그 운동 중 하나가 달리기였고 이런저런 이유로 바카라 룰 멀리하다 작년 7월, 녹색마을 자연학교에서 이태근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평생 바카라 룰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과일단식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작했던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달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온전히 바카라 룰 하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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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바카라 룰 하지 않았다면 다시 과체중과 고혈압 전조단계, 고지혈증에 시달리며 현대인의 병과 동행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지 않았던 바카라 룰 하면서 나는 체중의 강박에서 자유로움을 얻었고 혈압의 위협과 고지혈증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도 바카라 룰 그만둔다면 언제든지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금 남아 있지만 다는 바카라 룰 멈추지 않을 것이기에 점점 이런 불안은 희미해지고 있다.


달리기라는 운명을 거부한 결과 나는 건강의 이상 신호를 느끼면서도 그 이상 신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이런 경고를 노화의 증상이라 가볍게 치부하며 전혀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고 여겼지만 녹색마을 자연학교에서 배움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물론 미래의 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달리기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로 달리기는 일상의 루틴이자 하루의 과업으로 달리지 않은 날도 내일의 달리기를 위해 휴식하며 달릴 준비를 한다.



이제야 바카라 룰 한다는 후회대신 지금이라도 바카라 룰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의 바카라 룰 기대하며 내일의 바카라 룰 기다린다. 심장박동수를 높이고 거친 숨소리를 만드는 달리기의 매력은 고통이 아닌 희열이라는 것을 느낄 때가 진정 달리기의 매력을 느낀 순간이겠지만, 가끔 하기 싫은 달리기도 달리다 보면 어느새 달리기에 빠져들어 달려야 할 이유와 달려야 할 목적은 스스로 만드는 나와 마주할 때 나는 진정한 러너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얼마 전 아이가 바람이 강하게 불어 눈을 뜨기 힘든 날, 바카라 룰 하시는 분을 보면서 "진정한 러너는 매일 달린다"라고 말했다. 아직 매일의 바카라 룰 할 정도의 체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 진정한 러너는 아니겠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주 3회 달리기 훈련을 지속하면서 언젠가는 매일의 바카라 룰 해도 지치지 않는 체력과 능력이 있어 매일의 바카라 룰 즐기는 진정한 러너가 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내일의 바카라 룰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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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달리기라는 숙명을 거부하거나 피하지 않고 나에게 찾아온 달리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달릴 수 있을 기회를 늘 포착하며 달릴 수 있을 때 달리기를 실천하는 실행력을 가질 것이다. 거친 숨소리와 요동치는 심장박동은 진정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증거라고 생각하기에 달리는 그 순간의 살아있음을 느끼며 나의 유전자 속 감춰진 호모러너스쿠스의 본능을 발현시킬 것이다. 나는 본디 달리기 위해 태어난 존재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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