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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Jbenitora Apr 21. 2025

손바카라 사이트 뛰는 5km와 바카라 사이트 뛰는 5km의 차이

제23회 울산커플마라톤

쌀쌀하다. 어제 아침기온은 18도였다.낮기온은 26도까지 올라갔다. 봄을 건너뛰고 여름으로 바로 간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했던 걸 비웃기라도 하듯 오늘 아침 기온은 13도로 시작한다. 아침 7시가 되자마자 잠이 덜 깬 아이들을 데리고 본가로 향한다. 가는 길에 차 앞유리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버지, 오늘 아침에 꽤 쌀쌀한데요. 빗방물도 조금씩 떨어지고요. 휴대폰 날씨를 보니까 이따 9시에 비 올 확률이 40%라는데 그냥 저희만 대회 갔다 올게요."


어제 부모님께 오늘 아침에 있을 커플마라톤 행사에 같이 가자고 말을 했다. 어제의 화창한 날씨를 전제로 말씀을 드린 것이었다. 지금처럼 쌀쌀한 바람에 보슬비가 내리면 계획은 수정될 수밖에 없다. 본가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 나갈 채비를 다 하고 계신다. 어머니께도날씨가 흐리고 추워서 마라톤에 참여하는 첫째와 나만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린다. 추운 날씨에 비까지 맞아가며 세 살짜리 둘째와 부모님이 행사장에 와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생각만 해도 죄송하다.


둘째를 본가에 두고 첫째와 둘이서만 행사장으로 이동한다. 긴 운동복과 점퍼를 입었지만 안에는 짧은 바지와 반팔티를 입고 있다. 날이 풀리면 언제든 벗고 뛸 생각이지만휴대폰 날씨앱을 보니 대회가 끝날 시간인 11시까지 지금 기온 그대로이다. 다행히 보슬비는 더 내리지 않는다. 울산대공원 남문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마라톤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차들이 우리 뒤에도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차를 대고 털잠바를 입고도 추워하는 첫째와 같이 마라톤이 열리는남문광장으로 이동한다.


바람으로 인해 가만히 있으면 몸이 떨리는 체감온도 8도의 날씨인데도 광장에 세워진 무대에서는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4명의 여성 댄서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다. 구름이 잔뜩 낀 아침 8시의 무거운 공기를 댄서들이 걷어내고 있다. 첫째와 같이 행사장 부스를 확인하며 광장을 한 바퀴 돈다. 조깅이나 스트레칭으로 굳어져있는 몸을 풀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댄서들이 내려가고 무대에서는 행사 주관기관과 울산시장과 국회위원, 시위원들의 인사가 이어진다. 출발시간인 9시가 되자 1~3등 까지 경품 추첨과 기념사진까지 끝이 난다. 남은 행운상들은 참가자들이 달리는 동안 주최 측에서 추첨해 놓고 경기 후에 확인하기로 한다. 10km 참가자들이 9시 4분에 출발하고, 5km 참가자들이 곧이어 9시 9분에 출발한다.


참여인원 총 4천 명, 그중 5km가 2,410명이다. 5km 선두가 출발하고 나서도 한참 있다가 맨 꼬리에서 출발한다.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주로를 첫째는 다람쥐처럼 누비며 달린다. 넘어지기라도 할까 봐 아빠는 마음이 영 불안하지만 아이는 신이 난다. 아이가 덥다고 하여 점퍼를 들어준다.아빠는 휴대폰과 차키가 들어있는 쌕을 등에 메고, 손에는점퍼 2개를 쥐고 뛴다. 서늘한 날씨지만 2km도 안 뛰었는데 몸에서 땀이 솟아난다.


반환점까지는 내리막-평지-내리막-평지가 이어진다. 아이는 아직 러닝에 입문한 것이 아니라 빠르게 갔다가 느리게 갔다가 자기 마음대로 뛴다. 금방 지칠 것 같은데 5km 급수대까지는 잘 간다.


"물 마실래?"

"아니, 목 안 말라."


목마른 아빠만 종이컵의 물을 한입에 털어 넣고 아들의 뒤를 따른다. 반환점을 도니 아까의 내리막이 오르막이 된다. 아이는 조용히 아빠 옆으로 와서 손을 잡는다.지난 태화강국제마라톤에서 외할아버지 손바카라 사이트 뛰었다고 하던 게 떠오른다.


'뛰기 불편할 텐데장인어른이 왜 첫째의 손을 바카라 사이트 뛰었나 했더니 아이가 힘들어해서 였구나!'


손에 아이의 무게가 실린다.


"잘하고 있어. 이제 2km만 더 가면 돼. 오르막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발걸음을 좀 더 빨리 해보자!"


아이는 힘들지만 절대 걷지 않겠다는 계획에 맞춰 잘 뛰어준다. 주변을 둘러보니 오르막 구간을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첫째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아이들도 몇 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그들에게도 칭찬과 응원을 해준다.


"잘 뛰네. 대단하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오르막이 끝나니까. 힘내~"


그렇게 오르막이 끝나고 피니시 라인까지 완만한 평지가 나온다. 아이의 손을 놓는다.


"자 이제 남은 힘을 다 써서 마음껏 뛰어가~"


아이는 오르막을 오르느라 써버린 체력이 어디서 다시 찼는지 피니시 라인이 보이자 내달린다.


대회기록 32분 21초, 3주 전의 태화강 국제마라톤 5km 기록이 37분 04초였으니 놀라운 기록 단축이다. 애플와치의 거리로는4.83km로 찍혔기에 5km를 채운다고 보고1~2분을 더 추가하더라도 34분대 기록이니 목표 초과달성이다.


바카라 사이트는 메달을 매고 나눠준 간식을 먹으면서뿌듯해한다. 나 역시 뿌듯하다. 평소 조깅하면 오늘과 비슷한 속도로 뛰는데 뛰는 내내 언제 끝나나 생각을 한다. 한데 오늘은 아이의 손을 잡고 뛰면서도 힘이 들지 않았다. 주변의 모두가 뛰고 있으니 중간에 쉬고자 하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바카라 사이트 달리면 빨리 갈 수있지만 같이 달리면 멀리 갈 있다는 옛말이 딱 맞다.


간식을 먹고 잠시 쉬니까 금방 땀이 식으면서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아이와 같이 잠바를 다시 입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메달을 만지작거리는 아이를 보며좋은 러닝크루를 한번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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