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
문학평론가 부자벳 교수
김두기 시인의 자갈치시장에서는 새벽 어시장 속 치열한 삶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작품이다. 부자벳와 시장,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분주한 일상을 은빛 비늘, 등 푸른 삶, 형광등 같은 백발노파 등의 이미지로 묘사하며 생동감을 더했다. 특히 "뜨거워진 앞치마 주머니에 지폐 몇 장"이라는 구절은 삶의 치열함과 생존의 무게를 담백하게 드러낸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곧 삶의 굴곡과 맞물리며, "굽혔던 허리 펴면 새벽은 붉게 익어있다"라는 구절은 하루의 노동이 끝나며 맞이하는 순간적인 휴식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 퇴고한 시를 참고하십시오
부자벳를 닦는 손/ 김두기
칼바람이 스며든 옷깃 사이로
새벽이 손을 뻗는다.
물비린내에 젖은 시간들이
자갈처럼 발밑을 굴러다닌다.
등 푸른 물결이 시장을 흔들고
형광등 아래 백발의 손길이
은빛 생명을 길어 올린다.
눈을 감았다 뜨는 사이
한 마리, 두 마리,
부자벳는 비워지고 삶은 채워진다.
앞치마 주머니에 쑤셔 넣은 하루,
손바닥만 한 지폐 몇 장을 넘기며
머리칼을 쓸어 넘긴다.
굽었던 허리를 펼 때면
새벽은 어느새 붉게 익어 있고
소란스러운 삶의 시장 너머
노파의 밤은 조용히 접혀 간다.
입술 끝에서 피워 올린 심심초 연기,
그 너머로 부자벳 철얼석,
싱싱한 소리로 다시 밀려온다.
#답시
부산사투리를 넣어 시를 다시 써 보았습니다
부자벳 묻은 손/ 이현우
칼바람이 확 끼어든다 아이가.
새벽은 비린내를 질질 끌고
등푸른 물고기떼가
형광등 밑에서 퍼덕인다.
"야야, 그거 좀 바루 놔라!"
할매 손끝이 부자벳를 헤집고
칼날이 파도를 저미는 사이
싱싱한 하루가 반으로 갈린다.
발밑에 굴러다니는 게 껍데기처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발바닥에 찰싹 붙은 시장판.
앞치마에 쑤셔 넣은 지폐 몇 장
머리칼 넘기며 세어보다가
"씨벌, 모자라네 또."
굽었던 허리 펴고 나면
새벽은 벌써 빨갛게 익어 있고
부자벳도 사람도 지쳐서
하나둘 숨 고르는 시간.
입술 끝에 연기 한 모금 물고
할매가 먼 부자벳를 바라본다.
"문디야, 내일도 또 와야제."
저 멀리서 부자벳 철얼석,
시큼한 대답처럼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