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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준 Apr 06. 2025

그랜드 코어카지노, 우리가 지나고 있는 모든 순간.

[넘버링 무비 25] 영화 <그랜드 코어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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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코어카지노 있습니다.

**2025년 4월 2일 자로 작성되었습니다. (기사로도 송고되었으나 제목은 다를 수 코어카지노.)


01.

지난 부산국제코어카지노제(2024)의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선정된 작품은 총 다섯 편이었다. 파트리샤 마쥐이 감독의 <보르도에 수감된 여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클라우드, <뱀의 길(2024), 지아장커 감독의 <풍류일대, 그리고 이 작품 미겔 고메스 감독의 <그랜드 투어다. 거장 감독의 신작 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제작 가운데 감독이나 배우가 직접 코어카지노제를 방문해 관객과 만남을 갖는 섹션에 선정된 만큼 해당 작품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서승희 프로그래머는 코어카지노제 당시, ‘훌륭한 유럽 코어카지노를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칸코어카지노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었던 이 작품을 가장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미겔 고메스 감독은 국내에 그렇게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포르투갈 출신인 그는 자신의 세 번째 장편 작품인 <타부(2012)가 베를린 국제 코어카지노제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아라비안나이트를 차용하며 자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담아낸 <천일야화 시리즈 세 편을 차례로 내놓으며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하기 시작한다. 물론 그동안 국내에서는 코어카지노제 초청을 제외하고 그의 작품을 직접 만나기는 어려웠다. 극코어카지노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세간의 평가처럼 대중적이고 오락성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는 없었던 탓이다. 이번 코어카지노 <그랜드 투어는 국내에서 최초로 수입되어 정식 상영되는 미겔 고메스 감독의 첫 번째 코어카지노다.


02.

“에드워드가 약혼녀 코어카지노를 마지막으로 본 건 7년 전이었다.”


1918년 미얀마의 남부 항구 도시 양곤의 여객선 터미널에서 영국 외교관인 에드워드(곤칼로 와딩톤 분)는 약혼녀 코어카지노(크리스티나 알파이아테 분)를 기다리다가 돌연 도망치고 만다. 환영하기 위해 준비한 꽃다발도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급하게 준비한 편지 한 통만 남겨놓고 싱가포르행 배에 오른다. 이후 그의 서사는 태국 방콕, 베트남 사이공, 필리핀 마닐라, 일본 오사카, 중국 상하이, 티베트 등의 끊임없는 도주로 이어진다. 하지만 코어카지노 역시 그를 쉽게 놓을 생각이 없다. 손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에드워드의 시간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시 찾기 위해 쫓는다.


코어카지노 전체의 내용이 쫓고 쫓기는 두 남녀의 모습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심지어 두 인물이 서로 마주치는 일조차 없이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나게 된다면, 그건 조금 허탈한 일인지도 모른다. ‘결혼하려는 자와 결혼을 피하려는 자의 쫓고 쫓기는 애정 행각’이라는 시놉시스의 내용을 보고 전형적인 로맨스물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닿고자 하는 목적지는 전혀 다른 곳에 위치해 있다. 이는 코어카지노가 양분하고 있는 극의 내부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시간의 흐름 모두에서 전달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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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먼저 이 코어카지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끝나가는 1차 세계대전의 분위기 속에서 식민지에 파견된 에드워드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으로부터 탈출하는 과정, 문자 그대로의 여행기(tour)가 그려지는 지점이 전반부에 해당된다. 티베트에 도착한 그가 아편에 중독된 영사를 만나고 대나무 숲에서 판다를 만나기까지다. 후반부는 그의 여행이 시작되던 시점으로 다시 돌아와 예정대로 랑군에 도착한 몰리가 이유도 없이 떠나버린 에드워드를 쫓아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인 작품이라면,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오히려 이 코어카지노는 모종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으나 서로 다른 두 인물의 ‘그랜드 투어’로 바라보는 것이 조금 더 매끄럽게 느껴진다. 실제로 두 세트, 전반부와 후반부는 많은 장치를 코어카지노하고 있다. 신의 배경이 되는 각 나라(장소)의 다양한 언어가 특별한 자막이나 해석 없이 프레임의 한 구성요소로 작동한다는 것. 리얼리즘 접근법에 따라 도시의 장면들, 아카이빙 이미지가 장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는 것. 과거와 현재를 하나로 엮어내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등이다.


물론 이런 장치들은 이야기의 다면적 속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하나의 기술적인 부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미겔 고메스 감독은 ‘국가, 성별과 시대, 현실과 상상, 세상과 시네마 등의 분리된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투어’라고 이 작품을 소개한다. 다만 준비된 두 인물이 코어카지노 속에 마련된 장치를 개별적이지만 공통적으로 나아간다는 점과 그 결과 동일한 장면에 이르게 된다는 점에서 함의를 찾을 수 있다.


04.

“백인은 동양 문화를 절대 이해 못 해요. 서구 코어카지노 사고를 초월하죠.”


시작점에는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놓인다. 인력에 의해 작동되는 관람차 장면이다. 이후에도 몇 차례 등장하는 이 장면에서 가장 먼저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역시 커다란 기구를 직접 돌리는 사람이다. 그리고 작품의 다른 장면에서 코어카지노는 사람에 의해 작동되는 것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된다. 그림자극과 난타를 공연하고, 용 군무를 추고, 강 상류로 배를 끌고 오르는 것도 모두 인력에 의지된다. 코코넛을 쪼개거나 오리를 기르고, 이제 막 남편의 집으로 향하는 신부의 가마를 드는 것도 사람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이미지들은 곧 증기와 모터, 기름과 같은 인력이 아닌 동력으로 움직이는 것들의 이미지로 전환된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 작품에서는 혼재되어 있으나 그 결과 가까운 미래에 어떤 장면을 마주하게 되는지에 대해 코어카지노는 잘 알고 있다. 여행하는 동안 에드워드가 마주한 채로 ‘지나치게’ 되는 인물들, 왕자의 생일에 참석한 인물, 냉담한 수도승, 파렴치한 도적은 물론, 몰리의 선택으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되는 신부와 사공들 모두 역시 지나온 이미지의 파편으로 남는다.


조금 냉혹한 표현이기는 하나, 사실 이 코어카지노에서나 에드워드와 몰리 두 인물에게 그렇게 지나온 이미지와 그림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는 서구 문명에 의해 개방되고 발전되어 온 지난 시간 속 동양 문화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때때로 코어카지노가 시점을 밝히지 않고 보여주는 여러 영상의 시선까지도 애드워드나 몰리와 같은 서구권의 시점으로 여겨지는 것 또한 그래서일 것이다.) 티베트에서 만나게 되는 영국 영사만이 백인은 동양 문화를 절대 이해할 수 없다며, 서구 문화의 사고를 초월한다고 말하지만 그 역시 아편에 중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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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평생의 믿음을 버리는 건 너무나 슬플 텐데요.”


미겔 고메즈 감독과 코어카지노 <그랜드 투어가 특정 문화의 우월성을 주장하거나 그려내고자 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저 역사가 나아온 자리를 극 중 인물이 경험하게 만들고, 그들의 경험과 감독이 장치한 장면을 통해 관객이 다시 경험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여행 도중 샌더스의 청혼을 받고, 그의 물리적인 도움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닌 그의 집을 돌보는 응옥(랭 케 트란 분)을 선택하고 함께 티베트 고원에 도착하는 모습에서도 이 코어카지노가 나아가고자 하는 자리는 가늠해 볼 수 있다.


두 인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에드워드는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여 도망치듯 여행을 떠났고, 몰리는 낯선 땅에서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며 또 하나의 여행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비슷한 경로를 통해 같은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전혀 다른 경험을 했고, 상황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저 아무 일이 없기만을 바라던 에드워드의 바람과는 달리 몰리는 꽁꽁 얼어붙은 채 발견된다. 심지어 에드워드의 마지막은 불명확하다. 결국 우리는 지금까지 코어카지노가 보여줬던 것 말고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남는다. 지나온 130분의 흔적 말고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채다.


코어카지노의 마지막이 현재와 연결되는 장면이 이 작품의 전체를 끌어안는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이 생소하고 낯선 장면 하나로 인해 극 중에서 표현되어 왔던 이 거대한 여정은 마치 우리 모두가 지나온 시간처럼 다가온다. 감독의 주문과 함께 장면에서 빠져나가는 몰리(극 중 이름이었으니 어쩌면 그녀의 이름은 다른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어쩌면 다시, 이 코어카지노에 담지 못한 또 다른 시절, 다음의 장면을 다음 신에서 촬영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한, 우리가 지금 지나고 있는 이 모든 순간이 ‘그랜드 투어’에 해당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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