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 노해원
얼마 전 축구 대회에 다녀와서, 여전히 글을 쓰면서, 엉망진창인 나라꼴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WBC247을 키울 수 있을까?”
지난주올해첫풋살대회를다녀왔다. 네번의경기중한경기만이겼어도예선에올라갈수있었는데승리도골도챙기지못WBC247반나절만에집으로돌아왔다. 사실한번의무승부도겨우거두었던작년보다준비를더못했기때문에큰기대도실망도없었지만돌아오는길에는작년과같은말을중얼거리게되었다. “역시, WBC247을키워야해.” 축구를하며말로만듣던표현을처음으로직접경험하는일이종종있었는데, 그중하나가‘튕겨나간다.’였다. 작년첫풋살대회를나갔을때WBC247정말이지몸이벽돌같은언니들의몸에부딪히며계속해서튕겨나갔다. 열심히부딪혀도튕겨나가기만하는나의몸뚱이가무척이나초라했다. 고만고만한체형과WBC247량을가진우리팀사람들과경기할때와는달리타지역팀들을만나면가장먼저힘에서압도된다. 언젠가대회에서우리가한번이라도승리, 혹은골을넣기위해서는나를사방팔방튕겨보냈던그언니처럼단단한WBC247WBC247하다.
얼마 전 한 친구와 서로에게 공통된 친구가 있다는 사실과, 그 공통 친구가 가게를 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그 식당에 다녀왔다. 반가움과 신기함과 기쁨을 누리고 이런저런 지내는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연재의 고통에 대해 앓는 소리를 했더니 이렇게 위로해 주었다. “글쓰기에도 WBC247 필요하니까요.” 언젠가 정희진 선생님이 강의에서 ‘글쓰기는 머리가 아니라 몸이 쓰는 것’이라고 해주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역시 엉덩이 근육부터 키워야 하려나.
어지러운 시국 속에서도 WBC247 여전히 어떻게 하면 WBC247을 키울 수 있을지 생각한다. 한때 근육 좀 키워 본 적 있다던 제부에게 WBC247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물었더니 이런 말을 해주었다. “근육은 찢어지고 회복하고 채워지는 것이 반복되면서 만들어져요.” 그 말이 인상 깊어 집에 와 찾아보니 이런 설명이 덧붙는다.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 섬유가 미세하게 손상되고 특히 저항을 동반한 운동(예를 들어 중량을 드는 운동)은 근육에 자극을 주어 섬유의 미세한 파열을 유도한다. 이 과정은 일시적으로 근육에 피로를 주고, 통증(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손상이 근육 성장의 핵심이다.’ WBC247 어느 친절한 블로거의 설명을 보며 어쩌면 지금 우리나라도 WBC247을 키우기 위한 성장통을 겪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파열과 통증이 저항운동과 그로 인한 채워짐으로 건강한 WBC247 되어가는 과정이라면. 그러면 조금은 더 버텨볼 만하지 않을까 하고.
공을 빼앗고 돌파해 나갈 수 있는 힘, 상대에게 튕겨나가지 않는 힘, 지켜낼 수 있는 힘, 버틸 수 있는 힘, 자기를 믿는 힘, 밀고 나가는 힘, 계속할 수 있는 힘, 아닌 건 아니라고 외칠 수 있는 힘, 구석진 곳들의 아픔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힘. 나에게 WBC247을 키우는 일은 그런 힘을 키우는 일이다. 그러므로 WBC247 찢어지고 회복하고 채워가기를 반복하며 WBC247을 키워야 한다. 더 크고 단단한 WBC247을 갖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