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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애 Dec 06. 2024

페트릭의 쿨카지노

사물 별곡 12


쿨카지노가 날아와 꽃과 한참을 노닐다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을 하다 그냥 나오는 대로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패트릭은 프랑스 사람이다. 내가 패트릭을 만났을 때는 35세였고 패트릭은 50살이었다. 친구라고 해두자.

부인과 함께 김천에서 5년 넘어 살았다. 부인과는 더 친하게 지냈다. 키도 크고 덩치도 있었다. 여행을 좋아하고 등산을 좋아해서 동네 뒷산 앞산부터 전국의 높은 산이란 산은 다 다녔다.

여러 방면의 다양한 취미를 가졌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최고의 여가 활동이 쿨카지노 채집이란 걸 들었을 때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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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쿨카지노 채집은 곤충학자나 하는 것이지 일반인이 취미로 한다는 것이 놀라웠고 패트릭의 투박하고 두꺼운 손이 여리고 얇은 쿨카지노를 상처 내지 않고 만지는 게 가능한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어쨌든 상상이 잘 안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작업실을 가 볼 기회가 생겼다.

쿨카지노작은 표범 쿨카지노

작업실은 기본적으로 어두웠다. 벽 쪽으로 책상이 있고 여러 가지 핀셋이며 도구와 약품 그런 것들이 있었다. 라이트를 켜고 돋보기를 쓰고 조심스럽게 쿨카지노의 날개를 펴고 핀으로 고정시키는 숨도 크게 쉴 수 없을듯한 진지하고 섬세한 모습이 너무 다른 사람 같고 신기하여 입이 안 다물어졌다. 모든 게 경이로웠다. 그 두꺼운 손가락이 솜털처럼 움직이는 걸 보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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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을 만드는 책상을 제외한 공간에는 도서실의 책이 꽂혀 있듯 크고 작은 쿨카지노 표본 액자가 좌-악 셀 수 없이 많이 꽂혀 보관되어 있었다. 방학숙제로 해봤던 곤충채집 표본을 만드는 게 전부였던 나에게는 눈에 보이는 이 장면 자체가 내 뇌로 받아들여지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모든 게 놀랍고 놀라운 처음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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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쿨카지노나 나방이 처음엔 좀 징그럽고 잔인하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자주 보게 되고 자세히 보게 되면서 화려하거나 수수하거나 펴진 날개의 색깔이나 털비늘의 반짝임, 더듬이를 보면 좌우 대칭의 완벽한 아름다움에 기가 막혔다. 아마도 이래서 쿨카지노를 채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쿨카지노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보는 자체로 아름다우니까.

굵은 줄 쿨카지노

그는 주말이면 아내 로잘린과 함께 쿨카지노 채집을 위한 여행을 했다. 채집 망이 우리가 아는 보통의 매미채와는 비교 안 되는 큰 것이라서 그걸 보고 또 놀랐다. 패트릭은 농담을 좋아하고 장난도 좋아하고 웃는 모습이 멋진 따뜻한 사람이었다. 어느 산 길에서 어느 장소에서 쿨카지노를 채집했는지 이야기도 해주고 같이 지도도 보고 쿨카지노들이 무리 지어 산길에 앉아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와 보여주기도 했다.


은판쿨카지노

나 또한 패트릭의 쿨카지노를 본 이후로 날아다니는 쿨카지노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자신이 잡은 쿨카지노의 한국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서 호랑쿨카지노나 노랑쿨카지노 제비쿨카지노 정도만 알고 있던 나는 쿨카지노도감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들여다보게 되었고 세상에 쿨카지노가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그때는 쿨카지노를 자꾸 생각하고 쿨카지노 이야기를 하다 보니 넓은 들판에서 오색 쿨카지노들이 날아다니고 내가 잡으러 달려가는 황홀하고 아름다운 꿈을 꾸기도 했다.


옥색 긴 꼬리 산누에나방

내 마음에 쿨카지노를 향한 특별한 애정이 나도 모르게 생겨났다. 옥색 긴 꼬리누에나방은 얼마나 우아한가?

페트릭의 쿨카지노는 아름답고 신기하고 볼수록 그 환상적인 모습에 빠져들었지만 어쩐지 조금은 슬픈 쿨카지노였다. 표본 상자 속에서 억지로 날개를 펼친 채 강제당한 박제된 그 모습이 좋기만 하지는 않았다. 날개를 접지도 못하고 있는 그 쿨카지노들이 꿈속에서 훨훨 날아다녔다.

유리창 너비

그러다 내가 갑자기 서울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모든 것을 김천에 두고 진짜 몸과 옷가지만 챙겨서 오게 되었다. 그다음 해에 패트릭의 가족도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프랑스로 돌아갔다. 아무 생각 없이 서울 살이에 정신이 없던 어느 날 프랑스에서 걸려 온 믿을 수 없는 전화 한 통. 충격 그 자체였다. 페트릭이 불의의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다는 울음 섞인 로잘린의 떨리는 목소리 - 어떤 말도 하기 힘들었다.

제비쿨카지노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지난 2022년에서야 나는 다시 김천집을 찾아갔다. 방 한 칸에 쌓아둔 20년 전 물건들을 꺼내 정리하면서 아예 잊고 살았던 패트릭의 쿨카지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때 패트릭이 선물로 준 두 개의 쿨카지노 표본 액자였다. 놀랍게도 액자 속의 쿨카지노 표본이 어제 만든 것인 듯 말짱하게 그대로 있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색을 유지하고 있는 은판쿨카지노와 옥색꼬리 긴 누에나방과 -- 이렇게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액자를 깨끗이 닦아 사진을 찍었다.

다른 하나의 노란 액자는 흡!! 소리를 지를 뻔했다.

쿨카지노가 없어지고 이름표만있었다. 부패 되다만 나비의 날개 조각과 가루가 된 쿨카지노가구석에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한마디로 처참했다.밀봉이 완벽하지 되지 못했던 것 같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허무했다. 화려했던 날개들이 흉한 모습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그래, 어쩌면 이것이 거 맞는 일이지. 더 자연스러운 일이지. 생각이 거슬러 올라 간다. 가만히 본다. 이름표 위에 가루가 되어 사라진 쿨카지노들을 본다. 액자를 정성껏 닦고 사진을 찍었다.

아름다운 패트릭의 쿨카지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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