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전략의 반란
바카라 전략에도 하프 마라톤 달리기 훈련이 가능하다
달리기 2년 차의 러너가 된 올해, 달리기가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욕망을 현실화한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의 목표로 삼은 하프 마라톤에 참가하여 완주하는 것인데, 아직 대회에 참가하기 전이라 결과에 대해 말하기 성급한 부분도 있지만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하프 마라톤을 2시간 안에 완주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기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부단히 연습하는 것뿐이다. 첫 하프 마라톤을 떠올려보면 정식 대회는 아니었지만,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가상 마라톤으로 2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기억도 확실하지 않은 이유는 첫 하프 마라톤 달리기를 하고 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바로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가 500ml 생수 두 병을 마신 기억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앞 원목 테이블에 앉아 감각이 없는 다리를 주무르며 숨을 고르던 내 모습을 보면서 마라톤 풀코스는커녕 하프 마라톤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순간 머릿속에 강하게 드는 생각은 하프 마라톤도 이 정도인데 과연 풀코스를 달릴 수 있을까 의구심이었다.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희미해지면서 그냥 10km 달리기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체념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어야 했는데 최대 걸음수를 채운다고 무리해서 더 걸어버린 어리석은 행동까지 했었다.
이런 자충수로 며칠 뒤에 있었던 마라톤 대회에서 극악의 컨디션으로 겨우 한 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었다. 만약 하프 마라톤 훈련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프 마라톤 훈련 후 곧장 집으로 돌아가 휴식했더라면 나의 첫 마라톤 대회 기록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아쉬워도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이런 과거의 악몽을 가지고 있던 터라 주말에 참가 예정인 기브 앤 레이스를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고민하다, 과거의 잘못을 돌이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바카라 전략이었지만 조금 일찍 퇴근해서 하프 마라톤 달리기 훈련을 했는데 2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반반차'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 가능했다.
지금까지 하프 마라톤 달리기 훈련을 손에 꼽을 정도로 연습하기도 했지만 주로 시간적 여유가 많은 주말이나 공휴일에 했다. 직장인이라 업무적으로 부담이 많은 바카라 전략에 하프 마라톤 달리기 훈련을 한다는 것은 체력적인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작년의 실수를 한 번 뒤집어 보고 싶은 마음에 과감히 도전했다.
지난주 2시간 안에 완주했던 좋은 기억이 있어 나름 신기록 경신에 대한 희망을 가졌지만 아직 회복이 덜된 몸은 정직했다. 아쉽게 2시간 4분으로 2시간 안에 완주하지 못했지만, 처음 바카라 전략에 하프 마라톤 달리기를 완주했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며 빠른 회복을 위해 간단히 쿨다운을 한 후 곧장 귀가했다.
무거워진 다리를 부여잡고 계단을 오르며 앓는 소리를 하자 가족들이 조금 걱정하는 눈치였지만, 21.1km를 완주했다는 것과 바카라 전략 처음으로 그 거리를 달렸다는 기쁨은 그 어떤 것으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6월 김해숲길 하프 마라톤에 참가하기 전 매주 한 번은 하프 마라톤 달리기 훈련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올해의 목표를 다시금 생각한다.
그냥 세운 목표가 아니라 반드시 달성하기 위해 세운 목표임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의 의미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목표 달성이란 결과만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의 진정한 가치를 누리고 싶다.
결승선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발선에서 한 발걸음을 내딛으면서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다. 10km든 21.1km든 첫 발걸음이 없다면 절대 결승선을 통과할 수 없고 중간에 다른 길로 간다면 또한 결승선에 도다를 수 없다. 출발선에서 결승선으로 향하는 수많은 발걸음이 만든 과정이 있어야 진정한 완주의 가치가 만들어진다.
6월 마라톤 대회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며 일주일에 한 번 하프 마라톤 달리기 훈련을 하겠다는 거창한 다짐이 2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짐이 다짐으로만 머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매일 하프 마라톤 결승선을 2시간 안에 통과하는 나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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