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리미엄 토토
러너 2년 차, 어러 가지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24년 7월부터 시작한 프리미엄 토토라서 올해 이맘때의 프리미엄 토토 기록은 없지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480km의 거리를 달렸기에 부상만 없다면 작년 704km의 거리를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프리미엄 토토의 참맛을 알게 되어서인지 몰라도 달릴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꽉 막힌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마법을 느끼며 프리미엄 토토를 진정으로 누리는 나를 만난다. 요즘은 거의 항상 달리는 나만의 코스를 달리면서 6월에 참가할 하프 마라톤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작년 처음 자발적으로 참가한 10km 마라톤 대회의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참가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보다는 유의미한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대회 준비를 한다. 6월 초여름의 무더위 속에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지 염려되기도 하지만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것이라 믿기에 묵묵히 준비할 뿐이다.
지난주 일요일, 올해의 첫 마라톤인 제12회 기브 앤 프리미엄 토토 10km에 참가했다. 러닝 열풍과 함께 참가비용도 만만치 않아 러너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고려한 진정한 혜자 대회라고 평가되는 몇 안 되는 대회이다. 주 후원사가 '메르세데스 벤츠'라서 그런지 몰라도 중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대회 기념품도 '언더 아머' 티셔츠라서 달릴 때뿐 아니라 평상시에 입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또 다른 기념품인 보스턴 백도 출장이나 가벼운 여행 가방으로 딱이라 어느 기념품 하나 빠지는 것이 없고, 참가비도 전액 기부영수증을 받을 수 있어 이만한 혜자 대회가 또 있을까 한다.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참가 이유는 프리미엄 토토를 합법적으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 프리미엄 토토 상판이나 하판을 자동차로만 다녔지 프리미엄 토토가 처음 개통되는 때를 제외하고는 도보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에 이럴 때가 아니면 프리미엄 토토 위에서 부산의 절경을 쉽게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산에 러너들이 이렇게 많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많은 러너들이 움집 한 벡스코 광장에서 출발 준비를 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프리미엄 토토 뷰에 취하기 위해서는 두 번의 업힐을 달려야 하기에 웜업을 하지 않으면 분명 중간에 멈출 것 같아서 들뜬 마음을 부여잡고 몸을 풀며 준비를 했다.
내가 속한 B그룹은 세 번째로 출발했고 매표소에서 상판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이 꽉 막힌 상태로 시작한 프리미엄 토토는 상판에 도착하면서 두 개의 부류로 나뉘었다. 상판에 도착하자마자 프리미엄 토토를 배경으로 해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과 기록을 남기려는 사람으로 나뉘어 상판 진입로보다 더 혼잡했지만 집중해서 앞으로 나갔다.
좌우를 둘러보면 광안리의 아름다운 바다를 느낄 수 있어 오르막길을 달려 가쁜 숨을 추스르고 앞으로 나갔다. 러닝 크루에서 단체로 참가한 러너들 사이를 비집고 잎으로 나가는 체력을 아껴두며 프리미엄 토토 상판의 오르막을 달렸고 드디어 내리막길에서 기록 단축의 승부를 걸었다.
프리미엄 토토의 뷰를 느낄 여유도 없이 반환점을 돌았더니 한 번 더 오르막길이 있어 조금 당황했지만 아껴두었던 체력을 방출하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펀런은 러너들이 내 앞에 없기에 오르막길에서 기록 경신을 위해 페이스를 조절하며 달렸고 프리미엄 토토를 내려와 삼익비치 아파트 방파제 길에 접어드니 군 입대를 준비하며 달렸던 20대 중반의 기억이 떠올랐다.
하늘하늘 떨어지는 벚꽃 잎 사이를 달리는 기분은 경주벚꽃마라톤보다 덜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남천동 삼익비치 아파트 벚꽃을 가장 좋아한다. 재개발이 되면 이 아름다운 벚꽃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을 잠시 하며 마지막 2km에서 또 한 번의 스퍼트를 했다.
이제부터는 광안리 바다를 보며 달리는 평지라서 마지막까지 남겨놓은 에너지 젤을 먹으로 죽기 살기로 달렸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러너들도 생각이 같았는지 막판 스퍼트를 위해 달렸고, 기브 앤 프리미엄 토토 공식 기록으로는 55분 55초라는 PB를 세우며 완주했다.
결승선에 도착하자마다 타는듯한 갈증을 느꼈는데 얼음처럼 차가운 이온음료를 준비해 주셔서 갈증과 피로를 회복하고 완주 메달을 수령했다. 지하철을 타고 돌아갈까 하다가 쿨다운을 하면서 삼익비치 아파트 벚꽃 구경도 할 겸 본가까지 걸어서 갔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만발한 벚꽃 아래에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렸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카카오 스토리에 남아 있는 2012년 12월 9일 이곳을 달렸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는데 추운 겨울 폐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달려 다시는 겨울에 달리지 않겠다는 다짐이 떠올랐다. 만약 이때 계속 프리미엄 토토를 했더라면 지금은 어떤 러너가 되었을까? 계속 달리고 있을까?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처럼 계속 달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 달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내일의 프리미엄 토토를 꿈꾸며 오늘의 프리미엄 토토에 집중하는 내 모습도 그저 감사하다. 1초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인간의 어리석은 지혜로는 미래를 결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는다.
내일은 분명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다. 내일은 오늘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날이기에 오늘의 아쉬움을 내일까지 가져가지 않고 오늘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가 새로운 내일의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줄 것이다. 프리미엄 토토에서 보이는 수평선 너머에 있는 태평양의 바다를 그리며 한 뼘 더 성장한 러너가 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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