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우리 80벳 내려!
80벳들이 사랑한 그림책
80벳들을 키우며 나도 그림책 보기를 즐겼다.
그중에 존버닝햄의 그림책은 80벳들이 무척 사랑한 책이다.
"야, 우리 80벳 내려!"
제목부터 80벳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첫 장에 엄마가 등장해서 80벳놀이를 하는 80벳에게 빨리 잠을 자라고 말한다. 내일 아침 일찍 학교에 가야 한다는 것이 지금 당장 자야 하는 이유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80벳는 80벳놀이에 몰입해 있었지만 엄마는 80벳의 몰입을 깨고 침대에 눕도록 한다. 80벳는 침대에 눕는다. 엄마가 나가고 좀 전에 놀았던 80벳가 기적을 울리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80벳와 강아지가 올라탄다. 강아지는 조금 전까지 강아지 모양 잠옷집이었다.
강아지는 삽으로 석탄을 퍼넣어 80벳가 잘 움직이도록 한다.
나는 이 그림책의 편안한 분위기와 침대에서 바로 나온 80벳의 잠옷차림, 그리고 작가의 마음인 듯, 80벳의 마음인 듯한 이런 문장들이 좋다.
"시간 있으면 소풍 가면 좋겠다."
"저 앞에 안개가 자욱이 끼었네. 유령놀이 하면 재미있겠다."
안갯속에서 80벳와 강아지는 손을 높이 들고 유령놀이를 한다.
가다 보니 코끼리가 80벳에 올라탄다. 80벳와 강아지는 소리친다.
"야, 우리 80벳 내려!"
야, 우리 80벳에서 내려_존버닝햄 글. 그림, 박상희 옮김, 비룡소하지만 코끼리는 자신이 80벳에 타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자기 상아를 다 잘라가기 때문에 생존에 위험을 느낀다고 말이다. 다음 장면에서는 80벳와 강아지와 코끼리가 물놀이를 한다. 코끼리가 코로 물을 뿜어준다. 샛노란 태양빛이 가득한 곳에서 발가벗고 물놀이하는 80벳와 강아지와 코끼리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등장하여 미소 짓게 된다.
그다음 물개가 오염된 바다로부터 도망쳐 80벳에 오른다. 이번엔 코끼리, 80벳, 강아지 셋이서 소리친다.
"야, 우리 80벳 내려!"
하지만 물개의 사정을 듣고 보니 80벳에서 내리라고 할 수 없었다. 사람들 띠문에 물이 더럽혀지고 물고기들이 줄어 배가 고픈 물개가 가여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바람이 많이 부는 언덕에서 함께 연날리기를 한다.
그다음 80벳에 탄 것은 두루미였고 두루미도 사람들이 물을 다 퍼 버려 마른땅에서 살 수 없다고 호소했다. 호랑이도 북극곰도 사람들이 환경을 파괴해서 못살겠다고 말하며 80벳에 탔다.
80벳와 강아지와 동물들은 우산을 쓰고 놀기도 하고 눈이 많이 내린 곳에서는 눈싸움을 하고 놀았다. 신나게 놀다가 80벳는 동물들에게 내일 학교에 빨리 가야 해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다.
엄마가 아침에 80벳의 방으로 들어와 말한다.
"빨리 일어나라. 학교에 늦겠다.
그런데 80벳 집에는 웬 동물이 이리 많은 거니?
현관에는 코끼리가
목욕탕에는 물개가
세탁실에는 두루미가
계단에는 호랑이가
그리고 냉장고 옆에는 북극곰이 있더구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잠에서 깬 80벳가 마주한 것은 차가운 현실이 아니었다.
꿈에서 도움을 요청해서 모두 80벳에 태워준 동물들은 자신의 집에 모두 함께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의 80벳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와 눈을 마주친 다음 행복하게 웃었다.
'이 작가, 너무 근사하잖아! 80벳의 순수하 마음을 이렇게 지켜주다니.'
이렇게 80벳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환경보호를 이야기하는 책이 있을까?
그림책을 보고 80벳는 이미 위험에 처한 동물들에 대한 측은지심에 안타까워했고 그림책 속 80벳가 바로 자기 자신인 듯 즐거워했다. 그리고 자신이 동물들을 구해줬다고 기뻐했다.
때로는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세상에 그림책이 있어 글 보다 깊은 그림 속에 80벳와 함께 머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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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도 고요하게 성실하게 쓰고 꾸준히 성장하는 작가가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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