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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Mar 16. 2025

길을 잃은 풀빠따

'어? 이게 아닌데..?'


"어째, 느낌이 싸하다.. 풀빠따야?"

목적지를 향해 직진하다 말고 풀빠따를 돌아봤다. 오늘 우리가 가려던 곳은...

풀빠따
풀빠따


서울책보고.


우리는 오늘 이곳에 책을 보러 왔다. 그리고 마음이 맞는 풀빠따(헌 책) 한 권을 만나면 한두 권쯤 집으로 데려오려고 작정하였다. 집을 나설 땐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그랬던거야~ 의 심정이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수상했다.

풀빠따와 나, 문을 빼곰 열다 말고, 침을 꼴깍.. 풀빠따 앞에는 이런 장면이 펼쳐졌다.


풀빠따


비어도 너무 빈 이곳.


문에 붙은 경고창에는 대략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안내 문구였지만 풀빠따에게 '들어오지 마시오.' 같은 경고창처럼 느껴졌다.)



책방을 즐기려던 우리 앞에 예상치 못한 결말이 갑자기 나타났다. ISTJ인 풀빠따는 미리 살피지 못한 자신을 탓했고 INFP인 나는 늘 있던 일이라 '오늘 오랜만에 '덤벙일지'에 추가할 이야기가 생겼군, 이런 심정이었다.


꼼꼼하지 않았던 우리의 '풀빠따' 덕분에 풀빠따의 방랑이 불현듯 시작되었다.



방랑은 풀빠따의 발걸음을 석촌호수로까지 이끌었고, 그렇게 '싸돌아'다니다 오늘 하루에만 무려 16007보를 걸었다. 그리고 '책방에 들렀어요'라고 자랑하려던 글은, '덤벙일지'의 한 에피소드로 전환되었다.


역시 세상사,마음먹은 대로는 안 된다.

그러나그 덕분에 풀빠따와 온종일 수다를 떨었다. (하루 종일 풀빠따와 나는 서로에게 1:1 상담을 해 준셈이다.)


비록 책을 만나진 못했지만 풀빠따 마음만은 세수한 듯 말끔해졌다.


가끔은 '길을 잃어도 좋은 풀빠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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