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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블랙잭 아시나요?


유석종 소장은 2017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남양주경찰서 교통관리계장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는 이때 노인 보행 사고를 자주 접하며 안타까웠고, 무단횡단의 원인을 알고 싶었죠. 그래서 그해 9월 별내파출소장으로 부임해 노인 수십 명을 대상으로 ‘탐문 인터뷰’를 벌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무단횡단을 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온 모양이에요. “서 있으면 다리랑 허리가 너무 아프거든.” “횡단보도 앞 기둥 같은데 기대 있을 때도 있어.” “끌고 다니는 카트에 앉아서 기다리기도 해”….


이 말을 들은 유 소장은 바로 블랙잭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무단횡단하지 말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무단횡단을 하지 않을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블랙잭를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블랙잭가 보행을 방해하지 않는데도 신경 써야 했죠. 결국 화장실의 유아용 블랙잭와 전봇대의 전압기를 받치는 선반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기둥에 접이식 블랙잭를 매달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대부분의 업체가 이런 걸 만든 적이 없다며 거절했지만, 한 업체가 제작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블랙잭가 바로 '블랙잭블랙잭'입니다.


늘 느끼지만 불편을 관찰하고 경험하는 사람만이 해답을 찾는 것 같아요. 이런 걸 혹자는 '넛지'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꼭 블랙잭블랙잭만의 얘기는 아니겠지요? 장사가 안된다고 불평만 하기 보다는 사람들의 필요와 문제를 연구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 그게 비즈니스 아닐까요? 이게 싫다면 장사나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던대로 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넘쳐나니까요. 오늘도 기꺼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페친님들에게 마음의 응원을 보냅니다. 저도 매일 그렇게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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