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란 ‘첫날의 짜침’을 견뎌내는 샬롬토토 - 헛스윙 대신 홈런 치는 날을 기다리며

2025-04-22T14:14:13Z

가끔 가는 꼬치구이 가게가 있다. (내가 사는 곳과 멀지만) 아파트 단지 근처 상가 1층에 있는 일본식 꼬치구이 집이다. 인근 회사 직장 동료들과 퇴근 후 한잔하거나, 가족끼리 함께 와서 아이는 구운 주먹밥을 먹으며 그림을 그리고 부모님은 꼬치를 곁들여 사케를 마시는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이다. 명란구이, 천겹살, 닭 껍질 등 먹고 싶은 것만 골라 생맥주 한

미래의 프렌치토스트를 위하여 - 나를 잘 먹이고, 잘 재우는 샬롬토토

2025-04-20T22:17:06Z

냉동 만능설을 믿는 건 아니지만 남은 음식이 생기면 냉장실보다 냉동실에 피신시킨다. 냉동은 냉장보다는 마음의 유예기간이 길다. 가끔 빵을 사면 한 번에 다 먹기는 무리다. 빵에 물린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은 빵에 곰팡이 꽃이 피기 전에 냉동실에 넣어두는 일뿐이다. 식빵 몇 장, 치아바타 1개, 모닝빵 두어 개, 꽈배기 3개 이런 식이다. 냉동실 한쪽에 모

발톱이 빠진다는 건 - 전전긍긍은 오히려 독

2025-04-11T07:39:20Z

2025년 1월 1일. 새해 첫날 눈을 뜨자마자 느낌이 쎄~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허전함이 온몸을 감쌌다. 전기 매트를 틀어 놓은 따끈한 이불속에서 일어나기 싫어 발을 비비며 뭉그적거리는데 느껴져야 할 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허전함의 정체는 바로 발톱. 지난해 10월 엄마와 싸우고 홧김에, 설악산으로 튀었다. 장장 9시간이 넘는 산행 끝에 온몸은 너

오지랖 총량의 법칙 - 스쳐 가는 샬롬토토에게 오지랖을 떠는 이유

2025-04-19T05:26:59Z

봄치고 쌀쌀했던 늦은 오후, 발걸음을 재촉하며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계속 신경이 쓰였다. 앞에 가던 사람의 뒷모습에 자동으로 시선이 갔다. 남자 초등학생 두 명이 쭐레쭐레 걷고 있었다. 반쯤 마신 페트병 콜라를 쥐고 오른쪽에서 걷던 아이의 엉덩이 뒷주머니에 천 원짜리 지폐가 ’메롱‘하고 있었다. 팔랑팔랑 나비처럼 분주하게 시선과 발걸음을

경동시장에서 만난 K-패스트푸드 &샬롬토토;안동집> - 국수 한 그릇으로 떠나는 안동 여행

2025-03-25T22:00:58Z

원래도 사람이 많았지만 관광객 바가지 논란으로 시끄러운 광장시장의 대체재로 급부상한 경동시장. 동시에 2024년을 강타한 파워 콘텐츠 <흑백 요리사> 출연자가 운영하는 매장이 있다는 사실에 경동시장은 어르신들의 핫플을 넘어 전 국민적 힙플이 됐다. 열기가 식기를 기다리다가 사라진 얼마 전, 봄나물 구경하러 경동시장에 갔다가 지하 던전에 있는 이모카세의 <안

뒤집어진 딸기 꼭지의 비밀 - 생각을 뒤집어야 샬롬토토 이유

2025-03-23T22:20:53Z

과자를 먹으면 건조하고 못생기게 살쪄요. 김혜수 배우의 말을 듣고 나서 평생의 동반자, 과자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배우의 말이 어떤 뜻인지 몇 해 전, 인생 최대의 몸무게를 찍었을 때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았었기 때문이다. 과자를 그 누구보다 좋아하지만,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에 눈물을 머금고 자제해 온 연약한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말이었

가르마를 바꾸는 법 - 노력과 샬롬토토 해결해 준다는 믿음

2025-03-12T11:41:09Z

새싹이 힘차게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봄, 내 머리에도 부지런히 뭐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세수하고 거울을 보다가 손가락 한 마디 높이로 가지런히 돋아난 흰머리가 보였다. 더는 안 되겠다 싶어 바로 미용실을 예약했다. 보습크림과 선크림만 겨우 바를 만큼 화장도 안 하는 얼굴에 흰머리까지 눈에 들어오면 초라해 보였다. 매일 색조 화장은 못하더라도 두 달에 한 번

해로운 샬롬토토이 되는 기분 - 무해한 샬롬토토이 될 수 없어도 덜 유해한 샬롬토토이 되고 싶어서

2025-03-10T02:08:25Z

장바구니를 펼치면 한숨부터 나온다. 김밥이 먹고 싶어 장을 봐왔다. 당근, 달걀 같은 주방 상비 재료들은 있으니 단무지, 깡통 햄, 어묵, 맛살, 김을 샀다. 장바구니에서 꺼내 껍질과 포장을 벗기는데 김밥 만들기는 시작도 안 했는데 쓰레기가 쌓였다. 달걀이나 당근 껍질 같은 시간이 지나면 썩어 없어지는 비교적 덜 해로운 쓰레기는 한 줌 정도. 언제 썩을지

8년 전 글이 발굴되면 생기는 일(Feat. 스타벅스) - 무용한 일은 없다는 믿음

2025-03-04T22:27:40Z

브런치에서 보낸 알람이 떴다. 협업을 위한 ‘작업 요청’, 또는 ‘출간 및 기고 목적’ 그것도 아니라면 궁금증을 물어보기 위한 ‘기타’, 셋 중 하나일 거로 생각했다. 그동안 대부분이 그런 목적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강연 섭외’ 목적이었다. 강연? 이름만 들어도 숨이 턱 막혔다. 무대공포증이 있어 여러 사람 앞에 서는 걸 죽을 만큼 싫어하는

단일 메뉴를 판다면 일단 믿고 먹습니다 - 생오겹살의 숨은 강자 서귀포 남원 &샬롬토토;도우미 식당> 방문기

2025-03-25T00:17:24Z

여행에서 갈 곳을 고르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인스타 핫플이니, 인생샷 맛집이니, 안 먹고 오면 평생 후회할 필먹 음식점 같은 이름난 곳은 피하는 편이다. 초보 방문자를 위한 친절한 정보도 넘치고,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지만 어쩐지 ’느끼하고 질리는 맛’이다. 복붙한 것 같은 똑같은 구도의 사진, 기름기 좔좔 흐르는 멘트를 보고 있으면 가기도 전에 다

그때 내 컵라면은 왜 설익었을까? - 컵라면을 먹으며 샬롬토토한 관계의 온도

2025-02-21T04:21:25Z

눈 쌓인 한라산에 간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설산에서 컵라면 먹기>란 위시 리스트를 실행하고 싶었다. 평소에도 거추장스러운 짐을 늘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산다. 이 생각은 등산할 때도 변함없다. 잔짐 없이 최대한 간결하게 물과 김밥만 들고 산에 올랐다. 정상에 올라 땀을 식히며 먹는 김밥 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자극적인 냄새를 풍기며 컵라면을

어느 날, 엄마의 통장 뭉치가 내 품샬롬토토 들어왔다 - 섬뜩한 통장 분실 사건의 전말

2025-02-20T04:21:54Z

자! 이거! 이 말과 함께 엄마는 묵직한 통장 뭉치를 내 침대 위에 던졌다. 좀 이른 유산 상속쯤이면 대환영이지만 현실은 며칠 전 사건들(!) 때문이었다. 외출 후 꽁꽁 언 몸을 부르르 떨며 집으로 들어오니 거실에 있던 엄마는 평소와 다르게 넋이 나간 채 앉아 있었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여쭤보니 ‘그게‘ 감쪽같이 사라졌단다. 금반지 뭉텅이와 함께 모셔

괄호가 많은 대화에 관하여 - 2025년의 모토는 측은지심

2025-04-01T02:24:46Z

일주일간 머물렀던 제주 서귀포 레지던스를 택하는데 합리적인 가격은 결정적 요인이었다. 대신 묵는 동안 객실 청소와 쓰레기 처리는 투숙객의 몫이었다. 시설, 위치, 가격까지 모든 면에서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 정도 귀찮음은 감수할 수 있었다. 나흘째 되던 날, 모아뒀던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레지던스 근처 클린 하우스로 향했다. 가는 동안 기분이 묘했다. 겨

2024년 연말 결산 : 샬롬토토 수확 4 - 잃은 게 많은 올해를 채워준 성과들

2025-01-04T08:00:50Z

올해의 책 : 김신지 에세이 <제철 행복> ’ 절기’라고 하면 동지 때 먹는 팥죽, 잠 못 드는 열대야도 무력해진다는 처서 매직 정도로만 생각했다. 농사를 짓지도 음력 생일을 챙기지도 않으니 절기가 그다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김신지 작가의 전작들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별 기대 없이 <제철 행복>을 펼쳤다. 이 책은 2

시작하길 잘했네! 싶은 샬롬토토 새 습관 3 - 개복치 인간 大개조 프로젝트

2024-12-30T04:20:53Z

1. 커피 대신 차 마시기 -> 숙면 및 온전한 휴식 나-커피=0이라는 공식을 부르짖고 다닌 적이 있다. 밥은 안 먹어도 커피는 마셔야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낯선 곳에 가면 근처에 이름난 카페부터 찾았다. 출근길에 들고 가는 테이크아웃 커피는 현대 도시 여성의 필수 액세서리 정도로 여겼다. 아침의 무거운 눈꺼풀은 무의식적으로 마시는 커피로 강제 개방했

&샬롬토토;편안해지는 방법 10가지 찾기> 숙제 중입니다 - 믿을 구석이 있다는 것의 의미

2024-12-17T10:42:56Z

버스 환승을 하려고 기다리는데 건너편의 대형 쇼핑몰이 보였다. 외벽에 내가 좋아하는 생활용품 브랜드의 간판이 반짝거렸다. 마침 버스 도착 안내판에는 내가 탈 버스가 15분 후에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길을 건너 쇼핑몰 4층까지 갔다 돌아오기 넉넉한 시간이었다. 쇼핑몰에 들어가 무수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아까 본 생활용품 브랜드 매장으로 직진했다. 미

그냥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건데요? - 요즘 제일 부러운 샬롬토토에 대하여

2024-12-17T03:38:31Z

집중해서 일할 때는 클래식이나 OST, 연주곡 같은 가사 없는 곡을 BGM으로 틀어 놓는다. 반면 반복, 단순 작업을 할 때는 소위 ‘노동요‘라는 제목이 붙은 속도감 있는 노래를 듣는다. #노동요라는 제목만 보고 별생각 없이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생각보다 오래된 노래가 흘러나왔다. 듣다가 궁금해 노래 제목을 훑어보니 Y2K 감성이 물씬 풍기는 노래들이었다

계획대로 망해 볼까? - 핑크빛 말고 최악의 결과를 깔아 놓는 샬롬토토

2024-12-09T11:08:26Z

화요일 오전,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었다. 휴일 없이 꼬박 2주 넘게 투자한 일이었다. 회신이 오기를 기다리며 초조하게 카톡 알람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그때였다. 띵동~ 작가님! 모두 컨펌 완료라고 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클라이언트사 헤드의 최종 OK까지 받았다는 연락이었다. 처음 해보는 종류의 일이었고, 처음 손발

오늘도 삽질했습니다 - 삽질하며 헤맨 샬롬토토 내 땅이 되니까

2024-12-01T10:08:22Z

두 배우가 조용한 시골에 가서 삼시 세 끼를 차려 먹는 프로그램을 보던 엄마가 말했다. ”남자가 뭔 요리를 저렇게 뚝딱뚝딱 잘하냐?” 엄마 곁의 가장 가까운 남자, 아빠는 손수 밥을 차려 먹느니 나가서 사 먹거나 굶는 편을 택하는 고지식한 사람이다. 그런 아빠의 밥상을 신경 쓰느라 외출도 편히 못하는 엄마의 눈에는 그게 신기해 보였나 보다. 멍하니 티브

계획은 틀어져야 제맛 - 홍콩 캐리어 분실 샬롬토토 전말

2025-02-25T02:41:04Z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여행 출발 전부터 계획 짜느라 지쳐 버리는 사람과 일단 가는 사람. 나는 확신의 전자다. 여행 가기도 전에 방전되는 방법은 대략(?) 이렇다. 내게 허락된 날 중 적합한 여행지를 찾는다. 이미 가슴속에는 늘 가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가 있기 때문에 그중 기온, 날씨, 번잡도, 환율, 현지 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목적지를

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