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비가 좋아요~^^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비가 온다는 날씨를 확인하고 슈퍼스타 토토을 보니 장난꾸러기 눈빛으로 변해있다.
"걸어가겠다고 하겠지?"
"당연하죠~^^"
"그럼 일찍 나가자!"
비가 오면 얼마나 오겠나 싶어서 우산만 들고나갔다가엄청나게 쏟아진다.
순식간에 슈퍼스타 토토 녀석의 양말이 다 젖었다.
결국 다시 집으로 들어가 장화로 갈아 신고 나왔다.
아주 슈퍼스타 토토만의 세상이다.
"슈퍼스타 토토은 비가 왜 좋아?"
엄마도 아빠도 좋아하는 날씨지만 슈퍼스타 토토은 왜 좋은지 문득 궁금했다.
답은 단순했다.
"그냥 비가 좋아요~^^"
"옷이 다 젖잖아?"
"젖으면 말리면 되고, 빨래하면 되잖아요^^"
"그럼.. 오늘 슈퍼스타 토토이 빨래할래? 당첨!!!!!!^^"
"아이!!!"
초등학교 저학년 약 올리기는 참 쉽다.
바짝 약 올리고 도망가다가 내 양말이 다 젖었지만, 젖은 들 어떠하리~~~~ 나도 뭐 재밌으면 됐다.
지름길 놔두고 굳이~ 굳이~ 차가 씽씽 달리며 빗물을다~ 튀는데도 큰길로 돌아서 가겠다는 슈퍼스타 토토에게 불평불만을 이야기하려 했다.
잔소리가 시작되려는 찰나, 어디선가 좋은 향기가 난다.
입 밖으로 꺼내려던 불만은쏙 들어간다.
비야 오든 말든, 향기에 빠져 슈퍼스타 토토과 멍하니 라일락을 감상했다.
요즘 들어 자율성을 길러주고자 슈퍼스타 토토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는 중인데, 가끔은 환장할 정도로 답답하지만 오늘만큼은 이게 뭐라고 슈퍼스타 토토이나 나나행복하다.
글을 쓰는 내내몸에서 라일락 향기가 나는 것 같으니 말이다.
또 컸다고, 천천히 걸어도 작년보다는 더 일찍 도착한 느낌이다.
엄마더러 먼저 가라고 하고는 씩씩하게 돌아서 정문을 향해 올라간다.
"다녀와 슈퍼스타 토토~~ 이따 만나~~^^"
생각해 보니 조금 젖어도 투덜대는 슈퍼스타 토토 보다야, 젖고도 좋아서 헤벌쭉하는 슈퍼스타 토토이 훨씬 낫고, 비 온다고 학교 가기 싫다고 하는 슈퍼스타 토토 보다야, 비 온다고 우산부터 들고 현관을 나서는 슈퍼스타 토토이 훨씬 낫다.
가방도 놓고 나가고 정신줄도 놓고 나가지만, 비 오는 날 우산 들고 학교는 가겠다는 게 어디야...♡
다녀와 슈퍼스타 토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