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룰하려는 회사는 두 군데로 좁혔다. 두 회사 다 내가 평소 관심을 많이 둔 회사였다. 그리고 대행사가 아닌 브랜드사였다. 일의 강도를 고려해 선택한 방향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이 이유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상성 문제도 있었다. B사를 다녔을 때부터 느꼈던 건데, 광고대행사와 나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묘하게 겉도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워라벨이 좋다는 곳이 있다고 해도 지원 대상에서 아예 대행사는 제외했다.
E사 업무로 너무 바빠서 한꺼번에 여러 바카라 룰에 지원할 여유가 없었다. 두 바카라 룰 중에서 제일 가고 싶은 바카라 룰부터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회사는 F사로, 채용 전형이 다소 빡빡한 곳이었다. 서류 – 바카라 룰 - 1차 면접 - 2차 면접 - 3차 면접, 무려 5차 전형이 있었다. 바카라 룰도 해야 하고 면접도 세 번이나 봐야 한다니. 도저히 내가 소화할 수 없는 일정이었다. 골머리가 아팠지만 일단 서류부터 냅다 접수했다. 나중 일은 나중의 내가 알아서 해결해주겠지, 라는 믿음을 무책임하게 가져보면서 말이다.
그 믿음은 접수한 지 이틀 만에 내게 고스란히 돌아왔다. 생각보다 서류 발표가 빨리 나왔다. 그래서 합격 메일을 받았음에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합격을 축하한다는 문구 바로 밑에 과제 전형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F사의 바카라 룰 전형은 조금 독특했다. 바로 바카라 룰를 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요일을 정하면 해당 날에 구체적인 바카라 룰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다. 마감 기한은 24시간. 그러니까 하루 이내로 바카라 룰를 완성해서 F사에 보내야 했다. 이른바 시간제한이 걸려 있는 실기 시험이었다.
F사 인사팀과의 조율 끝에 이번 주 토요일 오후 1시에 바카라 룰 내용을 받기로 했다. 다행히 E사에서는 주말 출근을 하란 소리가 없었다. 주말 내내 바카라 룰에 매진하면 될 것 같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금요일 날 퇴근했다.
드디어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나는 오전 내내 마음을 가다듬었다. 책상 주위를 깨끗이 하고, 그래픽 프로그램을 미리 켜서 연습 삼아 다루고. 그러면서 F사 바카라 룰 메일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돌연 E사 메신저 알람이 떴다. 상사로부터 온 메시지였다.
-여기까지 미리보기입니다- 혹시 나머지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책<과로사 할래? 퇴사 할래?에서 감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