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을 타려 하고 있다
아래 글은<맨 노블레스 2025년 4월 호에 게재한 칼럼입니다
‘에르메스도 샛별 배송으로’. 지난 2월, 컬리는 에르메스 퍼퓸 & 보스토토 입점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만큼 공을 들일 만한 이유가 있다. 2022년 보스토토컬리 론칭 이후 화장품이 컬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스토토컬리의 하이엔드 보스토토 부문 성장률은 40%에 달한다고 하니, 저성장 시대에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성과다.
컬리뿐 아니라 많은 이커머스 기업도 하이엔드 보스토토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쿠팡이 ‘알럭스(R.LUX)’라는 이름으로 경쟁에 뛰어든 것이 눈길을 끈다. 이를 위해 전용 앱을 출시했는데, 쿠팡이 커머스 관련 앱을 별도로 만든 첫 사례이기도 하다.꼭 하이엔드가 아니더라도 보스토토는 그 자체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 매력적인 카테고리다. 올리브영의 성공 사례를 보면 그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올리브영 매출은 약 4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국내 소매 시장이 전반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상품군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하다.
게다가 보스토토는 이커머스와의 궁합이 뛰어난 카테고리다. 먼저 제품의 크기는 작고 단가는 높다. 이커머스의 가장 큰 부담은 물류와 배송 비용인데, 화장품은 작고 가벼워 택배비 부담이 적으면서 가격대가 높아 물류비 부담이 크지 않다. 또 원가율이 매우 낮다. 10~20% 수준에 불과해 이커머스 플랫폼이 높은 수수료를 책정할 여지가 크다. 이만큼 비용 부담은 낮고 수익성이 높은 카테고리가 없는 것이다.
이커머스가 특히 하이엔드 보스토토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화장품 시장의 전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아니다. 대기업 브랜드에서 인디 브랜드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이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이 올리브영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올리브영의 장악력은 아직 크지 않다.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 쿠팡과 컬리가 노린 것이 바로 하이엔드 보스토토 시장이다.
이들은 하이엔드 보스토토가 기존 인디 브랜드와 달리, 오프라인 접점의 중요도가 낮다는 것을 고려했다. 인디 브랜드는 발색 테스트나 질감 확인이 필수적이지만, 하이엔드 브랜드는 소비자 신뢰도가 높고 후기가 축적돼 있어 별다른 검증 없이 구매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하이엔드 보스토토 브랜드가 온라인 채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소비자의 쇼핑 방식이 바뀌면서 전통적으로 고가 화장품을 소비하던 ‘백화점 1층’의 대안이 필요해진 것. 이렇게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이 시장에서 누가 웃게 될까? 쿠팡 알럭스가 막 출발의 신호탄을 알렸기에 아직 확언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열쇠는 결국 보스토토 브랜드의 신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인디 브랜드에서는 계속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 수 있지만, 보스토토 브랜드는 대체될 수 없다. 따라서 매출을 보장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를 함께 지킬 수 있는 동반자로 인정받는 곳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주 고객층을 고려해 백화점 1층 브랜드를 다수 유치한 보스토토컬리, 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재구매가 활발한 제품을 선별한 알럭스, 그리고 또 다른 파격적 전략을 내세울지 모르는 플랫폼까지. 앞으로 하이엔드 보스토토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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