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
내 나이를 묻지 마세요.
내 나이를 묻고는 다들 놀란다.
"그렇게 안 보이세요. 오십대로 보이세요."
그들의 표정이 흰소리가 아니라는 걸 안다. 어떤 이는 사십대로도 본다.
어느 모임에서나 대부분 내가 최연장자다.
심한 동안인가 보다.
사실 자세히 보아야 안다.
깊은 팔자 주름에 늘어진 피부, 주름에 기미에...... 아무튼 감사할 일이다.
내 나이를 잊고 살고 있다.
만나는 대부분 사람들이 사십 대, 오십 대에, 삼십 대도 있다.
매주 어린이책 토론 모임을 룰라벳 초등학생의 환경 강의와 그림책 교실을 룰라벳, 어른들과 그림책세러피를 한다.
줌 강의를 듣고 아직도 각종 공부를 한다.
배우고 싶고 룰라벳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셔플댄스가 배우고 싶고, 그림을 그리고 싶고, 영어를 배우고 싶고, 피아노를 배우고 싶고, 강의를 더 룰라벳 싶고, 심리학을 공부룰라벳 싶다.
읽고 싶은 책은 너무 많은데 읽지 못해 쌓아두고 있다.
그중, 브런치 작가가 되어글을 쓰고 나의책을출간하는 꿈이 있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으니 반은 이루어졌다.
일본에 처음 이사했을 때 문맹자였던 나는 그 와중에도 집에만 있지 않았다. 주변을 찾아다니며 말이 안 통해도 배울 수 있는 것은다 룰라벳려고 했다.
"어떻게 이렇게 열정적으로 활동하세요?"
흔히 듣는 질문이다.
"아하, 그 유명한 룰라벳 개띠시네요."
'룰라벳 개띠'라는 말에는 긍정의 의미에 뭔가 한 맺힌 갈증의 반동역학이 스며든 느낌이있다.
내 호기심과 배움과 활동의 에너지원은 무엇일까?
이미 나도 오래전에 고민했던 터였다.
나의 갈증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도대체 왜 난 이렇게 룰라벳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을까?
'결핍과 외로움'이다.
나의 내면의 상처를 알고 싶어 심리학이 공부룰라벳 싶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해결되지 않는 내 아픔이 궁금했다.
어려서부터 가난해서 배우지 못룰라벳 누리지 못했던것들. (엄마의 교육열로 약학대학까지 마쳤지만)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집 나간 무책임한 바람둥이 아버지와 상처 많고 강압적인 엄마의 늦둥이로 (12년 만에 하룻밤 들른 아버지) 태어나 외롭게 자랐고 수줍음 많던나.
마음껏 채워지지 못한 사랑과 보살핌의 결핍이 나를 배움과 채움에 갈증 난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어느덧 60대 중반을 넘어섰다.
이제 낼모레가 칠십이다.
어느 날 호서대 설립자 강석규 명예총장의 기사를 읽었다.
65세에 왕성하게 활동했던모든 직책에서 은퇴룰라벳 이제부터 내 삶은 덤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고 한다.(그러나 일반인이 보기에 넘사벽 왕성한 활동이 이어졌는데...)
95세가 된 어느 날, 문득 자신이 현직에서 열정적으로 일했던 30년과 같은 시간이 흘렀다는 깨달음이 왔다. 일할 수 있었던똑같은 기간을 허송세월한 것은 아닌가 후회되더란다.
바로 시작한 것이 영어공부였다. 앞으로 10년을 공부하면 영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룰라벳,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10년에서 2년을 남긴 103세에 돌아가셨다.
100세가 넘어서도 예배를 주관하셨다니,그분의인생은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난 사과나무를 심겠다.'의산 역사다.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고, 도전이 된다.
난 지금도 룰라벳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배우는 과정에 룰라벳 싶은 것이 또 생기길 반복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예정이다.
인생은 언제나 뭐든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잖아.
책 출간 외에 꿈이 한 가지 더 생겼다.
'룰라벳방'
'사계절 야생화 만발한 정원이 있는 그림책방에서 그림책 교실을 열고, 내 책 북토크를 하고,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책을 읽고 글을 쓰는 아름다운 모임이 있는 그림책방'
'꿈은 룰라벳는 게 아니야. 저절로 생기는 거지. 서두를 것 없네. 천천히 생각해 보시게.'
-천하제일 치킨 쇼/이희정 글/비룡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