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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Mar 25. 2024

엄마의 "파라오 슬롯" 관리

이왕이면 파라오 슬롯하세요

바쁘다.

새학기는 교실 파라오 슬롯을 들여다 보느라

현관문을 들어서면 넉다운되기 십상이다.


그토록 다정하고 살뜰하게 건네는 말들을

주워담아 거실에도 뿌려주면 좋으련만.

학교전경이 시야에서 사라짐과 동시에

말수가 급격히 준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나면 가관이다. 운동을 더 해야하나 싶게 몸과 마음이 가라앉고 만다. 직업병이랄까.


"넌 네 파라오 슬롯는 안 키우고 남의 애만 키우냐"

첫 파라오 슬롯 두 돌 즈음부터 줄곧 얻던 남편의 원성은

내가 사기에 적당하지 싶다.


그런 나의 뒷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자랐다.

언제 저만큼 컸나 싶게 ""(어디까지나 내 기준^^)

자랐다.


교실에서.

나를 거쳐간 파라오 슬롯이라면 마음만 따스해야하는 게 아니라 용기,인정,격려로 두루 단단해져야 맞고.

여기에 학습력, 개념박살, 자기주도루틴, 영어실력

두루 갖춰 올려 보낸다는 일념으로 한 몸 바치면서.


거실에서.

새끼들은 어떤가.

그럭저럭 제 삶을 살아가면 OK.

욕심도 의심도없는 편이다.

이상하리만치 이 파라오 슬롯의 미래나 행복에 대한

불안이 나는 없다. 그런 나를 나도 잘 알지 못한다.

왜 일까?


공을 들여야하는 정서, 습관 형성에 보조를 같이

해 주되, 파라오 슬롯와 내 삶의 경계를 분명히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바로 나다.


누군가 내 꼴을 방치라 명명할지 몰라도..


내가 열심히 읽고, 쓰고, 움직이고,

그것이 뭐가 되었건.. 남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때. 그 뒷모습을 보며 파라오 슬롯는 자란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오늘도 나는

새벽부터 뒤태 파라오 슬롯에 공을 들인다.




이미지출처. 데일리 (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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