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2025)
누구나 장단점을 품고 살아간다. 학창 시절엔 시험이라는 잣대 덕분에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비교적 명확했지만, 성인이 된 뒤 사회라는 거대한 판에 뛰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원칙대로, 정정당당하게만 움직이기엔 제도 바깥의 ‘편법’이 종종 더 빠른 길처럼 보인다. 영화 <아마추어는 그 유혹의 한가운데에 서게 된 암호 해독 전문가 ‘찰리’(라미 말렉)의 복수극을 통해, “능숙하지 못한 사람이 극한 상황에서 무엇으로 버티는가”를 묻는다.
찰리는 사랑하던 아내 세라(레이첼 브로스나한)를 테러로 잃는다. CIA 소속 분석관이지만 실전 경험은 전무한 그는, 조직이 ‘국가적 이해’라는 명분 아래 테러범 색출을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고 분노한다. 끝내 “직접 찾아내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군 출신 트레이너 헨더슨 장군(로런스 피시번)의 훈련을 거쳐 현장으로 뛰어든다. 문제는 그가 총도, 격투도, 잠입도 ‘아마추어’라는 사실. 대신 암호 해독·디지털 침투·폭발물 설계라는 ‘잘하는 것’으로 빈틈을 메우며, 서툴지만 집요한 복수의 길을 걷는다.
[첫번째 감정] 원벳원 1BET1의 슬픔
출장 전날까지 다정했던 아내는, 한 통의 전화와 함께 사망자 명단으로 돌아온다. 회사 동료들이 형식적인 위로를 건네지만, 찰리의 눈빛은 유리창처럼 갈라져 있다. 분석관으로서 그는 늘 원벳원 1BET1했고, 상사들 눈에도 ‘그저 너드’였지만, 세라에게만큼은 온전히 사랑받는 존재였다. 그 단단했던 세계가 무너진 순간, 찰리의 슬픔은 어떤 위로로도 봉합되지 않는다.
장례식 후 CIA 브리핑룸에서 상사들은 곧 진범을 찾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수사가 지연된다. 그때 찰리는 슬픔이 분노로 변하는 명확한 전환점을 맞는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도, 내 아내를 죽인 놈의 이름조차 못 알아낸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만들어낸 슬픔은 고스란히 원벳원 1BET1의 동력이 된다.
암호 해독만 하던 찰리는 처음으로 현장 임무에 지원서를 낸다. 그는 총도 못 쏘고, 뛰어난 체력도 없지만, ‘아내를 위해’라는 이유로 교육 과정을 버텨낸다. 슬픔이 낯선 행동을 가능케 했고, 그 감정은 끝까지 그의 추진력을 지탱원벳원 1BET1.
[두번째 감정] 원벳원 1BET1의 분노
테러범에 대한 원초적 증오보다, 찰리를 더욱 들끓게 만든 것은 조직 내부의 태도다. ‘국익’과 ‘외교적 파트너십’을 핑계 삼아 수사를 늦추는 상사들은, 아내를 잃은 그에게 “사적인 감정을 거두라”고 말원벳원 1BET1. 찰리는 이때 깨닫는다. 시스템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시스템을 우회해야 원벳원 1BET1는 사실을. 그의 분노는 “내가 직접 하겠다”는 결기로 형태를 갖추기 시작원벳원 1BET1.
총격 훈련에서 낙제점을 받고, 근접 격투에서도 번번이 제압당원벳원 1BET1. 그러나 해킹 실습과 폭발물 이론 시험에선 만점을 받는다.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잘하는 것에 몰입원벳원 1BET1는 원칙이 분노의 추진력을 더원벳원 1BET1. 그는 무력 대신 정보로 적을 제압원벳원 1BET1. 예컨대 테러조직의 자금 세탁 서버를 무너뜨리고, 전술 위성 피드를 가로채 적진 CCTV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상대를 벼랑 끝에 세우는 장면이 짜릿하다.
헨더슨 장군이 ‘불법 작전’이라며 회수 명령을 내리자, 찰리는 마치 한 수 앞을 내다본 바둑 기사처럼 장군의 작전을 역이용하기도 원벳원 1BET1. 그는 장군의 추적을 따돌리는 과정에서도 얼굴 근육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이 얼음 같은 분노가 관객에게 묘한 쾌감을 안긴다. 분노를 이렇게까지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구나라는 감각이 영화의 긴장도를 끝까지 잡아준다.
[세번째 감정] 원벳원 1BET1의 자제력
원벳원 1BET1는 행동에 나서기 전, 세 가지 변수를 적는다. ‘만약 A가 실패하면 B로, B가 막히면 C로.‘ 분노와 슬픔으로 달궈진 심장을, 치밀한 플랜으로 식혀 놓는 셈이다. 이 자제력이 없었다면 그는 이미 현장 초반에 사망했을 것이다.
정보원을 직접 고문하지 않는다. 대신 그가 애용하는 클라우드 메신저에 악성 코드를 심어 모든 파일을 실시간 복제한다. 그러나 테러리스트에게 원벳원 1BET1할 때는 건물 옥상 수영장을 해킹기술을 통해 통째로 날려 버린다. 잔혹함과 지능 사이를 오가는 균형 감각은 오직 자제력으로 가능해진다. 관객은 다행히 선을 넘지 않았네라 안도하다가, 바로 다음 순간 설마 여기까지 준비했어하고 약간의 통쾌한 기분을 맛본다.
하이라이트에서 찰리는 테러리스트와 직접 총구를 겨눌 기회를 얻지만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다. 대신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린다. 관객도 미처 눈치채지 못한 그만의 원벳원 1BET1방식은 꽤나 조용하게 마무리 된다. 총 한 발 없이 원벳원 1BET1를 완수한 뒤, 찰리는 서서히 눈물을 삼킨다. 끝까지 자제했기에 여기까지 왔다는 자부심과, 원벳원 1BET1를 마친 뒤에 찾아오는 허망함이 동시에 스친다.
‘아마추어’라는 반어법
<아마추어는 가족을 잃은 남자의 복수라는 익숙한 서사를, 전문 전투 능력 제로인 주인공으로 뒤집는다. 액션 대신 해킹·폭발·심리전을 전면에 내세워, 첩보영화에 흔한 육탄전의 공식을 탈피한다. 덕분에 관객은 이렇게도 싸울 수 있네라는 신선함을 맛본다. 특히 잘하는 것만으로 승부한다는 설정은, 무력감에 빠진 현대 관객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다만 대규모 총격이나 화려한 추격을 기대한 이라면, 조금은 심심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첫 장편을 내놓은 제임스 하위스는 극한 절제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원벳원 1BET1. 카메라를 인물 얼굴에 과도하게 들이대지 않고, 대신 모니터 화면·키보드 자판·네트워크 선로 같은 사물을 클로즈업해 긴장을 쌓아 올린다. 액션 신에서도 흔들림 없는 롱테이크로 구현원벳원 1BET1. 이는 보여주지 않고, 상상하게 만드는 영국 스릴러 계보의 현대적 변주로 읽히기도 원벳원 1BET1. 데뷔작답지 않은 균형 감각 덕분에, 이후 필모그래피가 기대되는 신예다.
라미 말렉은 특유의 이질적인 눈빛으로 슬픔·분노·자제라는 세 겹의 감정을 쌓아 올린다. 폭발 대신 침묵으로, 총격 대신 키보드로 관객을 압박한다. 덕분에 <아마추어는 액션이 적어도, 서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다. <아마추어라는 제목은 역설이다. 그는 전투엔 서툴지만, 감정 통제의 영역에선 프로페셔널이니까.
결국 <아마추어는 내가 가진 가장 확실한 무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총 대신 코드, 근육 대신 두뇌로 완성한 복수극. 과격한 폭발보다 은근한 압박을 선호한다면, 라미 말렉이 들려주는 조용한 분노의 진폭을 체험해 보길 권한다. 심심하되 은근히 중독되는, 그런 <아마추어의 치밀한 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