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히 가라앉는 마음
계속 살아가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 이제 그만 살고 싶어. 동생이 담담한 말투로 말한다. 나는 그리 도움 되지 않을 말만을 늘어놓는다. 네가 요즘 스트레스가 조금 많아서 그런가 보지. 좀 쉬면 괜찮아질 거야.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려 하지 말고 긍정적인 것들을 떠올려 봐. 아니면, 맛있는 거 먹으러 갈래?
지우는 계속 고개를 젓는다. 희미하게 웃는다. 그 미소에 마음을 놓는 순간 그 애는 먼지처럼 흩날리며 내 곁에서 사라져 버린다. 나는 허공으로 흩어지는 잔해를 붙잡으려 이리저리 뛴다. 아주 작은 조각 하나조차 손에 쥘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