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기견 보호소 운영도 경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1세대처럼 그저 불쌍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는 희생을 감수하며,법과 행정은 잘 몰라 불이익까지 당하며 운영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기견 보호소 운영에도 2세대가 등장하고 있는 거다.
그러던 중 읽게 된빌 벳16 <소스코드 : 더 비기닝. 빌 게이츠가 70이 되면서 쓴 스스로 쓴 자서전이다.
‘더 비기닝’이 붙은 것으로 보아 후속작이 있을 듯하다. 실제로 이 책에선 빌 벳16 어린 시절부터 창업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본격 비즈니스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후속작에서 나올 듯한데 벌써부터 궁금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벳16'과 '몰입'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었다. 그는 벳16을 잘했다. 그리고 무섭게 몰입했다.무엇을 벳16하여 몰입할 것인가?
빌 벳16는 자신이 운 좋게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음을 인정한다. 부유한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 백인 남성으로 태어난 것이 그것이다. 스타트가 좋았다. 하지만 그런 조건의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늘 벳16의 기로에 선다. 하루에도 수십 번의 벳16을 해야 한다. 어떤 벳16을 해야 하는지 늘 고민이다. 오죽하면 결정장애라는 단어까지 탄생했을까.
책 <더 시스템에서는 대중적으로든, 마니아적으로든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봤다. 열광하는 사람들을 향한 선택이 베스트가 아닐까? 그런 면에서 빌 벳16 소프트웨어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이었다.
같은 책에서 또 이렇게 말한다.
“연습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엇을’ 연습해야 할지 알아내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성공은 좋은 시스템을 골라 계속 정진하다가 마침내 운이 더해져 이뤄지는 결과다.”
본인이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에서 몰입이 가장 잘되고 가장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빌 벳16는 몰입 가능성이 높은 자신만의 도구가 가장 잘 통하는,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을 선택했다. 거기에 운도 따랐다.
이 상태에서 시장의 규모에 따라 대박이 날 수도, 중박이 날 수도 있다고 본다. 빌 벳16가 선택한 개인 PC의 소프트웨어는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어마어마한 대박을 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 내내 선택의 문제도 중요했을 거다.
나를 돌아보자.
내가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글쓰기다. 실력은 둘째다. 나라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중 글쓰기가 그나마 가장 낫고 좋아하는 것이다. 이 도구를 가지고 '열광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내게 없는 것을 가지고 열광 포인트를 찾는 건 의미가 없다.찾아도 어차피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다. 빌 벳16가 패션 분야를 선택하진 않았잖는가.
세스 고딘은 <마케팅이다에서 마케팅이란 사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라 했다. 빌 벳16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변화시켰다면나는 글쓰기라는 도구로 사람을, 세상을 변화시켜야한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찾아서.우리는 각자 자신이 가진 도구로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를가져와야 한다.
이것이 내가 유기견 보호소를 '경영'하는 토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협력하는 사람들에겐 다른 도구가 있을 테니 뭉치면 괜찮은 경영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다.
물론 빌 벳16만큼은 어렵겠지. 하지만 그가 했던 방식을 차용해 작은 나의 세계를 의미 있게 만들어갈 수 있진 않겠는가.
'열린책들'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