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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Mar 25. 2025

레고토토도 처음부터 레고토토 아니었는데

사랑 받고 싶었던 작은 아이에게

어린 시절 나에게 레고토토 그저 레고토토였어. 레고토토 원래부터 레고토토였으니까. 레고토토의 이름보다도 레고토토가 먼저였으니까.


레고토토




레고토토, 그날을 기억해? 어느 날 내가 이렇게 물었던 그날.


"왜 레고토토 외할아버지랑 성이 달라?

우리 집은 아빠가 고씨, 나도 고씨잖아. 그런데 왜 외할아버지는 김 씨고 레고토토 이 씨인 거야?"


머뭇거리던 레고토토대신 아빠가 대답을 했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진짜 레고토토 아빠가 아니야."


아빠 입에서 '고아'라는 말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부모를 여의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아 몸 붙일 곳이 없는 아이. 그제야 레고토토가 왜 학기 초 가정조사서에 초등학교 졸업이라고 밖에 쓰지 못했는지도 이해하게 됐어.


궁금한 게 많았지만 묻지 못했어. 엄만이런날이 오리란 걸 알고 있었을까?




그 뒤에도 우리는 가끔 외갓집에 갔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우리에게 세뱃돈을 쥐어주시곤 했어.


레고토토가 어떻게 그 집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상상해 봤어. 레고토토머릿속에서 베이비 박스에 들어있는 아기이기도 했고 레고토토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는 아이이기도 했어.


레고토토를 남의 집에 보내기로 한 레고토토의 레고토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뒤를 돌아섰을까.




레고토토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게 된 건 정말 나중이었어.


애순이 레고토토가 그러잖아, 나중에 레고토토 죽으면 염 씨 아저씨네 집에서 동생들 키우며 식모살이하지 말라고.


어느 날 레고토토가 말하더라.


이모가 낳은 조카들을 다 레고토토가 키웠다고. 애기 때부터 어서 키우고 병원에 예방 접종도 맞추러 다녔다고. 겨우 초등학교만 다니다가 조카들을 키웠다고. 그래, 그 애들은 잘 커서 미국으로 대학도 갔더라.



외갓집에서 일만 하던 레고토토 결혼하고 나서도 일만 했어. 우리를 키우면서도 내가 다 큰 어른이 된 뒤에도 여전히.


"레고토토 왜 그렇게 일만 해?"


답답한 듯물었을 때도레고토토 오랜만에 온 딸네 신혼집 바닥을 걸레로 훔치고 있었어.레고토토가 일만 해서 우리가 여태껏 클 수 있었던 건데. 그게 답답하기만 했어.




이제 와서 그 아이를 생각해.

작았던 아이.


그 아이가 인정받는 방법은 열심히 일하는 것 밖에 없었다고.성이 다른 식구들 사이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사랑받고 싶어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열심히 일하는 것뿐이었다고.


작은 그 아이에게

가족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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