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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May 14. 2023

낭만고양이 <슬롯사이트!

상상에 빠진 동화!

낭만고양이 <슬롯사이트!





들판에 사는

낭만고양이 <슬롯사이트는 행복했다.

친구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슬롯사이트는

들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꽃을 찾았다.

꽃을 찾으면

매일 찾아가서 지켜보며 관찰했다.




슬롯사이트그림 나오미 G




오늘도

슬롯사이트는 들판을 신나게 달렸다.


“나는 낭만고양이!

호기심 많고 꽃을 좋아하는 낭만고양이.”

들판에서 고양이가 노래 부르며 꽃씨를 심고 있었다.

꽃을 좋아하는 낭만고양이 슬롯사이트였다.


“헤헤헤!

해바라기를 더 많이 심고 거름을 듬뿍 줘야겠어.

햇살 한 스푼!

똥거름 한 가마니!

달빛 두 스푼!

코딱지 한 스푼!

또 뭘 넣어줄까.

그렇지!

별빛 세 스푼!

꽃잎 한 스푼!

이 정도면 멋지고 예쁜 꽃이 피겠지.”

슬롯사이트는 해바라기 씨앗을 심으며 즐거웠다.


들판

친구들도 꽃씨를 심는 슬롯사이트가 좋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들판에 꽃이 피지 않았다.

환경이 오염되고 도시가 많이 건설된 때문이었다.

또 꽃들이 자라는데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했다.


"똥거름이 없으면 예쁜 꽃이 피지 않아!"

슬롯사이트는 꽃씨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자라게 영양이 풍부한 거름을 줘야 한다는 걸 알았다.


“똥 나와라 뚝딱! 뚝딱!”

밤마다 슬롯사이트는 숲에서 주워온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주문을 외웠다.

하지만

슬롯사이트가 원하는 똥을 도깨비방망이는 만들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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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금 나와라 뚝딱!

하고 외치면 금이 나왔는데 똥은 안 나온다니 믿을 수 없어.”

슬롯사이트는 밤새도록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주문을 외웠지만 똥거름을 얻을 수 없었다.


“힘들어!

너무 힘들어.”

슬롯사이트는 힘들면 쉬었다 다시 주문을 외웠다.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 똥거름이 많이 필요했다.

하지만

슬롯사이트는 원하는 똥거름을 얻지 못했다.


"쇠똥구리에게 부탁해야지!"

슬롯사이트는 해바라기 씨앗 한 주먹을 바구니에 담았다.

쇠똥구리에게 줄 선물이었다.


"쇠똥구리야!"

해바라기 꽃이 만발한 쇠똥구리 집 대문 앞에서 슬롯사이트가 불렀다.

하지만 쇠똥구리는 집에 없었다.


“<나를 찾아왔으면 누구든지 들어가 기다리시오!”

라는 문구가 대문 앞에 걸려 있었다.


"어딜 갔을까?

또 똥을 찾으러 나갔겠지!"

슬롯사이트는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신기하단 말이야!

집안에 똥이 가득한데 똥냄새가 나지 않아."

슬롯사이트는

쇠똥구리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가끔 오면

구경하던 집이지만 올 때마다 신기한 것을 발견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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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슴 똥이잖아.

그런데

버섯이 자라다니!"

사슴 똥에서 송이버섯이 자라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야!

모두 먹고 놀고 자는 일에만 신경 쓰는 데 이 녀석은 똥을 좋아하다니.

쇠똥구리는 똥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알고 모았을까?"

슬롯사이트는 환경이 오염되면 될수록 똥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걸 알았다.


"난!

꽃씨가 훨씬 소중하다고 생각했는데!"

슬롯사이트는 쇠똥구리가 모으는 똥보다 꽃씨가 더 소중한 줄 알았다.


"신기해!

쇠똥구리는 미래를 보고 듣는 눈과 귀가 있어.

똥이 소중하다는 걸 알았다는 건 대단한 거야!"

슬롯사이트는 쇠똥구리가 존경스러웠다.


"이건!

코끼리 똥이잖아.

세상에!

민들레꽃이 피다니.

어쩌면 이렇게 색깔도 예쁠까."

민들레꽃은 신기하게도 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에메랄드빛이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꽃들이 쇠똥구리 집안에 가득 피어 있었다.


"부럽다!

쇠똥구리가 정말 부러워."

슬롯사이트는 진심으로 쇠똥구리가 부러웠다.


"안녕!"

똥을 굴리며 들어오는 쇠똥구리를 보고 슬롯사이트가 인사했다.


"안녕!

오래 기다렸어?"


"아니!

집안 구경을 좀 했어."


"잘했어!"


"물어볼 게 있어!"

하고 슬롯사이트가 말하자


"뭘?"


"코끼리 똥에서 자란 민들레 꽃 말이야!

에메랄드 색깔이던데 어떻게 된 거야?"

하고 슬롯사이트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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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

너무 예쁘지?

코끼리 똥에 코딱지를 좀 넣었더니 그렇게 피었어."


"코끼리 똥은 어디서 구했어?"


"그거야!

인터넷에서 구했지."


"코딱지는?

누구 코딱지야!

혹시!

사람 코딱지?"

하고 슬롯사이트가 다시 물었다.


"아니!

사람들 코딱지 구하는 건 어렵지."

하고 쇠똥구리가 말하자


"그럼!

누구 코딱지야?"

하고 슬롯사이트가 묻자


"원숭이 코딱지야!"

하고 쇠똥구리가 대답했다.


"원숭이!

원숭이 코딱지를 모았단 말이야?"


"응!

원숭이 동산에 놀러 갔었어.

그곳에서 원숭이들이 코딱지를 파서 던지는 걸 모두 주워왔어.

그걸 심심해서 꽃씨랑 같이 심었더니 에메랄드 민들레꽃이 피었어!"


"와!

정말 대단하다."

슬롯사이트는 쇠똥구리 말을 들으면서도 신기했다.


쇠똥구리가

호기심이 많은 친구란 걸 알았지만 코딱지를 모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나도 코딱지를 모아야겠다!"

슬롯사이트는 앞으로 동물들의 코딱지를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생각이야!

꽃씨를 뿌리고 코딱지를 넣어주면 예쁜 꽃이 필 거야."

하고 쇠똥구리가 말했다.


"좋아!

앞으로 꾸준히 코딱지를 모아야지.

그리고 꽃씨를 뿌릴 때마다 코딱지를 한 주먹씩 넣어줘야지."

슬롯사이트는 코딱지를 모을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이거!

하얀 해바라기 씨앗이야."

슬롯사이트가 가져온 꽃씨를 쇠똥구리에게 주었다.


"고마워!

이것도 에메랄드빛을 내며 꽃을 피울지 모르겠다."

하고 말한 쇠똥구리는 해바라기 씨앗을 코끼리 똥에 심었다.

씨앗과 함께 원숭이 코딱지 한 주먹도 넣어 주었다.


"와!

어떤 해바라기 꽃이 필까 궁금하다."

슬롯사이트는 벌써부터 궁금했다.


자신이 준

하얀 해바라기 씨앗이 빨리 자라서 꽃을 피웠으면 바랐다.

슬롯사이트는

쇠똥구리가 준 똥거름과 원숭이 코딱지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저 녀석!

머릿속이 궁금해."

항상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쇠똥구리가 슬롯사이트는 궁금했다.


호기심 많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슬롯사이트는 쇠똥구리만 만나면 무엇인가 배우는 기분이었다.


“헤헤헤!

나도 더 열심히 노력해야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야!”

슬롯사이트는 열심히 꽃을 심고 꽃씨를 모았다.

또 꽃잎이 떨어지면 열심히 모았다.


"더러운 녀석을 따라 하는 이유가 뭐야?"

하고 나비가 슬롯사이트에게 물었다.


"더러운 녀석이라니!

쇠똥구리를 몰라도 너무 몰라."

슬롯사이트는

나비가 꽃을 좋아하면서 쇠똥구리를 더러운 녀석이라고 생각하는 게 싫었다.


"꿀이나 꿀벌을 모으면 모를까!

코딱지를 모은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야?"

나비는 슬롯사이트가 코딱지 모으는 게 싫었다.


"잔소리 그만하고 줄 거야 안 줄 거야?"

하고 슬롯사이트가 물었다.


"알았어!"

하고 대답한 나비는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더니 코딱지 하나를 슬롯사이트에게 주었다.


"궁금한 게 있어!

도대체 코딱지를 어디에 쓸 거야?"

하고 나비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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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슬롯사이트는 나비가 준 코딱지를 꽃잎으로 잘 포장해서 가방에 넣었다.


"꿀벌아!

잠자리야!"

꽃밭에서 노는 꿀벌과 잠자리를 슬롯사이트가 불렀다.


"안녕!"

꿀벌이 인사하며 슬롯사이트에게 날아왔다.


"안녕!"

잠자리도 수선화 꽃밭에서 놀다 슬롯사이트가 부르자 날아왔다.


"부탁이 있어!

꼭!

들어줘야 해."


"말해 봐!"

하고 꿀벌과 잠자리가 말했다.


"코딱지가 필요해!"

하고 슬롯사이트가 말하자


"뭐!

콩딱지(코딱지)가 필요하다고?"


"응!

코딱지 하나만 파 줘."

하고 슬롯사이트가 간절히 부탁했다.


"그거야!

어렵지 않지.

그런데

코딱지를 어디에 쓰려고?"

하고 잠자리가 물었다.


"그냥!

심심해서 코딱지를 모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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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

웃겨도 너무 웃겨.

꽃씨나 꽃잎을 모으지 코딱지를 모으다니."

꿀벌과 잠자리는 실컷 웃으며 코딱지를 파 슬롯사이트에게 주었다.


"고마워!"

슬롯사이트는 꽃잎으로 잘 포장해 가방에 넣었다.


"저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꿀벌은 하늘을 날며 잠자리에게 물었다.


“바보야 바보!

코딱지가 뭐야.

너처럼

꿀이나 모으러 다니지 말이야.”

잠자리도 코딱지를 모으는 슬롯사이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슬롯사이트가 오고 있어!

우릴 잡아먹으러 오니까 빨리 숨어."

하고 들쥐가 두더지에게 말했다.

고양이 밥은 되고 싶지 않았다.


"안녕!"

나무 뒤에 숨어서 눈만 말똥거리며 쳐다보는 들쥐에게 슬롯사이트가 인사했다.


"안녕!"

들쥐도 인사하며 슬롯사이트를 지켜봤다.


"부탁이 있어!"

하고 슬롯사이트가 말하자


"무슨 부탁?"

하고 들쥐가 물었다.


"코딱지가 필요해!

잡아먹지 않을 테니 코딱지 하나만 줘."

하고 슬롯사이트가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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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

거짓말하지 마.

코딱지 받은 척하며 잡아먹으려고 하는 거지!"

하고 들쥐가 물었다.


"아니!

절대로 잡아먹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제발 코딱지 하나만 줘."

하고 슬롯사이트가 부탁하자


"히히히!

속으면 안 돼."

하고 두더지가 참나무 뒤에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두더지야!

너도 코딱지 하나 부탁해?"

하고 슬롯사이트가 두더지를 보며 말했다.


"히히히!

난 절대로 속지 않아."

하고 말하더니 두더지는 땅을 파고 들어가 숨었다.


"들쥐야!

제발 부탁이야.

코딱지 하나만 줘!"

하고 다시 들쥐에게 슬롯사이트가 부탁했다.


"뭐 할 건데?"

하고 들쥐가 물었다.


"그냥!

쇠똥구리가 똥 모으는 것처럼 나도 동물들 코딱지 모으는 취미가 생겼어."

하고 슬롯사이트가 말했다.


"좋아!

코딱지 줄 테니까 잡아먹지 않는다고 약속해?"

하고 들쥐가 말하자


"알았어!

절대로 잡아먹지 않을 게."

하고 슬롯사이트가 약속했다.


들쥐는

코딱지 하나를 소나무 앞에 놓고 멀리 도망갔다.


"고마워!"

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한 슬롯사이트는

들쥐 코딱지를 꽃잎으로 예쁘게 포장한 뒤 가방에 넣고 참나무 뒤로 갔다.


“두더지야!

너도 코딱지 하나만 줘.”

슬롯사이트는 두더지에게 또 부탁했다.

하지만

두더지는 나오지 않았다.


"다음에 올게!"

하고 말한 뒤 슬롯사이트는 매미와 사마귀를 만나러 갔다.


“꽃잎 한 스푼!

코딱지 한 주먹!

똥거름 한 가마니!

넣어준 봉숭아꽃이다.”

슬롯사이트는

봉숭아꽃이 피면 꽃잎을 따 발톱에 물들일 생각이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겠어!”

하고 말한 슬롯사이트는 원숭이 동산으로 향했다.


“안녕!”

원숭이를 보고 슬롯사이트가 인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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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고양이 출입금지란 걸 몰라."

새끼를 안은 엄마 원숭이가 소리치며 달려왔다.


"잠깐!

잠깐만.

볼 일이 있어서 왔어."

달려오는 엄마 원숭이를 향해 슬롯사이트가 외쳤다.


"왜?"

달려오던 엄마 원숭이가 슬롯사이트 앞에서 멈추며 물었다.


"난!

원숭이 코딱지가 필요해 왔어.

그러니까!

코딱지 하나만 찾으면 돌아갈 게."

하고 슬롯사이트가 말하자


"뭐!

코딱지를 찾는다고."


"응!

내가 동물 코딱지를 모으고 있는데 원숭이 코딱지도 하나 필요 해.

그래서 이곳에 온 거야!"

하고 슬롯사이트가 말하자


"여기!"

하고 새끼 원숭이가 코딱지를 파서 슬롯사이트에게 주었다.


"고마워!"

슬롯사이트는 새끼 원숭이가 주는 코딱지를 받아 들고 원숭이 동산을 나왔다.


"히히히!

바보 같은 녀석.

먹을 게 없어서 코딱지를 먹을 생각을 하다니."

나무 위로 올라가며 엄마 원숭이가 말하자


"엄마!

내 코딱지가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데 그걸 먹는다고?"

코딱지를 준 새끼 원숭이가 물었다.


"그래!

바보 같은 녀석이야."

엄마 원숭이는 슬롯사이트가 코딱지 먹는 고양이인 줄 알았다.


“엄마!

내가 준 코딱지 먹고 죽지는 않겠지?”

새끼 원숭이가 물었다.


“죽지 않으니까 걱정 마!”

하고 대답한 엄마 원숭이는 새끼를 안고 나무 위로 높이 올라갔다.


"여긴!

튤립을 심어야지."

슬롯사이트는 들판 모퉁이에 튤립 꽃씨를 가득 뿌렸다.


"잘 자라 거라!

세상에서 가장 멋진 꽃을 부탁해."

하고 말한 뒤

똥거름 한 두 스푼과 함께 코딱지 한 주먹, 꽃잎 한 스푼을 넣어주고 집으로 향했다.


슬롯사이트는 들판을 돌아다니며 꽃씨를 뿌렸다.

동물들에게 얻은 코딱지 넣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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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게 도대체 무슨 꽃이야.

바늘!

바늘꽃이지."

슬롯사이트는 가방에서 스푼을 꺼내 떨어지는 꽃잎을 받았다.


들판에는

그동안 보지 못한 색을 띤 많은 꽃들이 피었다.


“이건!

금빛 민들레꽃이야.”

금빛처럼 빛나는 민들레꽃이었다.


수선화, 채송화, 봉숭아, 장미, 해바라기, 할미꽃도 피었다.

들판 동물들은 그동안 보지 못한 꽃들을 보고 놀랐다.

그동안 피던 꽃이 아니었다.

보지 못한 색상의 꽃이 피자 들판 동물들은 두려웠다.

들판 동물들은 심지어 재앙이라고 생각했다.

똥거름, 코딱지, 마른 꽃잎을 먹고 자란 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똥을 모으는 쇠똥구리는 알았다.


"성공했구나!"

쇠똥구리는 들판을 다니며 똥을 찾을 때마다 새로운 꽃을 많이 봤다. 덴디의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변화야!

이게 나비효과를 낼 거야."

쇠똥구리는 그동안 자신을 더럽다고 흉보던 친구들을 생각했다.


"역시!

그들은 변하지 않아.

하지만!

꿈이 있고 꿈을 꾸는 슬롯사이트는 변했잖아!"

쇠똥구리는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는 슬롯사이트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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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사이트!

벌써 내년 봄이 기대된다."

쇠똥구리는 들판 한가운데 앉아 금빛 민들레꽃을 보며 말했다.


“금빛 민들레꽃!

다음에는 어떤 민들레꽃을 피우게 할까.”

쇠똥구리는 똥을 모으면서 이처럼 행복한 적이 없었다.

똥을 찾다가

많은 꽃이 핀 곳에 가면 뒹굴면서 놀기도 했다.


오늘도,

슬롯사이트는 숲으로 반달곰을 찾아 나섰다.

어디에 있을지 모를 반달곰을 만나면 코딱지를 부탁할 참이었다.


"무엇인가!

시도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해.

하지만 시도하면 할수록 힘들 줄 알았는데 행복하다니 너 좋아!"

슬롯사이트는 숲 속을 달리며 즐거웠다.

숲 속에 핀 야생화를 보며 반달곰을 찾았다.


"어디에 있을까?"

큰 바위 위로 올라간 슬롯사이트는 숲 속 멀리까지 내려다보며 반달곰을 찾았다.


“곰아!

반달곰아.

코딱지가 필요해!”

슬롯사이트가 크게 외쳤지만 나무와 바위만 얼굴을 내밀고 쳐다봤다.


“나도 줄까?”

하고 소나무 위에서 다람쥐가 물었다.


“응!

고마워.”

슬롯사이트는 다람쥐에게 코딱지를 받아 꽃잎으로 잘 포장해 가방에 넣었다.


"마을에 내려가면!

영수에게 코딱지도 달라고 해야지."

반달곰을 만나지 못한 슬롯사이트는 숲을 내려오며 생각했다.


이웃마을 사는 영수가 코를 후비며 코딱지 파서 먹는 걸 본 적 있었다.


"헤헤헤!

사람 코딱지도 구할 수 있겠다.

또!

누굴 만나러 갈까.”

슬롯사이트는 들판을 향해 달렸다.


덴디의 노력으로 들판에 많은 꽃이 피었다.

숲과 들판에는 그동안 보지 못한 색을 띤 꽃들이 많았다.

꽃이 만발한 숲과 들판을 본 친구들은 덴디만 보면 코딱지를 파 주었다.

슬롯사이트는 오랜만에 쇠똥구리 집을 방문했다.


“역시!

꽃이 활짝 피었군.”

슬롯사이트는 쇠똥구리 집에 올 때마다 놀랐다.


“슬롯사이트!

코딱지 모은다고 놀려서 미안해.”

꽃밭에서 놀던 꿀벌이 슬롯사이트를 보고 사과했다.

꿀벌은 코딱지 모으는 슬롯사이트를 흉본 자신이 부끄러웠다.


“괜찮아!”

슬롯사이트는 꿀벌을 탓하지 않았다.

자신이 하는 일을 남이 이해해 달라고 바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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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사이트!

코딱지 한 스푼이랑 해바라기 꽃잎 한 스푼.

부탁할게!”

이슬을 듬뿍 먹은 물망초였다.


물망초는

내년에 더 예쁜 꽃을 피우고 싶었다.


“알았어!

내일 아침에 가져다 줄 게.”

슬롯사이트는 누가 부탁해도 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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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사이트는 물망초를 좋아했다.

집 꽃병에는 물망초가 꽂혀 있었다.


“슬롯사이트!

나도 코딱지가 필요해.”

하늘에서 구름이 슬롯사이트를 보고 말했다.

구름도 멋진 구름꽃을 피우고 싶었다.


“알았어!”

내일 가져다줄게.

구름아!

어떻게 전해주지?”

슬롯사이트는 하늘 높이 올라갈 수 없었다.


“호호호!

걱정하지 마.

저기!

꽃밭에서 노는 나비에게 부탁하면 될 거야.”

하고 구름이 슬롯사이트에게 말했다.


“알았어!”

슬롯사이트는 대답하고 집으로 향했다.


“모두!

쇠똥구리 덕분이야.”

숲과 들판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었던 것은 쇠똥구리 역할이 컸다.

쇠똥구리가 똥을 모으지 않았다면 덴디도 코딱지 모을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신비한 녀석!”

슬롯사이트는 쇠똥구리를 생각하면 할수록 신비했다.


“슬롯사이트!

우리도 꽃을 피웠어.”

어둠 속에서 누군가 외쳤다.


“누구지?”

슬롯사이트는 꽃을 피웠다는 말을 듣고 어둠 속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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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

우린 도깨비들이야.”

슬롯사이트가 숨겨둔 방망이에서 나온 도깨비들이었다.

어둠 속에서 도깨비불이 반짝반짝 빛났다.


“세상에!

도깨비도 꽃을 피우다니.”

춤추는 도깨비 불꽃을 보고 슬롯사이트는 놀랐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불꽃도 꽃처럼 보였다.


작은 생각과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슬롯사이트는 알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나하나 실천하면 행복해진다는 것도 알았다.

슬롯사이트는 작은 호기심에 시작한 일들이 큰 결실을 맺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쓰레기가 많아진다고 탓만 하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슬롯사이트는

모두에게 소중한 것과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호기심을 실천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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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

오늘은 해바라기 꽃잎이 떨어지는 날이야.

빨리 가야지!”

슬롯사이트는 바구니를 들고 꽃밭을 향해 달렸다.


“어딜 가는 거야?”

도깨비들이 물었다.


“꽃밭에 가야 해!

해바라기 꽃잎이 떨어질 시간이야.

지금 가서

주워야 내년에 또 거름으로 사용하지.

다음에 봐!”

하고 말한 슬롯사이트는 더 빨리 달렸다.


“우리도 가서 도와줄게!”

하고 대답한 도깨비들이 슬롯사이트 뒤를 따라 달렸다.


“와!

멋지다.

꽃잎들이 바람을 타고 춤추다니!”

바람은 떨어지는 꽃잎을 춤추게 했다.


슬롯사이트가

손을 뻗으며 춤추는 꽃잎을 붙잡아 바구니에 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들판에는 춤추는 꽃잎들이 많아졌다.



-끝-








<참고

일러스트가 흑백인 이유는

책이 나오면 어린이들이 직접 색칠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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