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삶의 패러다임이 바뀐 이유
예전 한 후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배는 직장에서 참 안 풀렸어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부정을 보면 대들곤 했으니까요. 물론 다소 유연하지 못한 인간적 관계 때문에 조금 더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정말 일만큼은 벳16 했다는 걸 압니다. 자신의 일을 빠르게 마치고 나면 다른 사람의 일까지 솔선수범해 돕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권고사직이었죠. 시기와 질투 그리고 미움을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사람들의 흉한 작품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을 합니다. 과거에는 벳16 살면 그에 따른 성과와 보답이 따라왔는데, 왜 지금은 더 벳16 사는 데도 사는 건 갈수록 어려워지냐며 말이죠. 왜 그럴까요? 또한 개인사업이나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예전에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형편이 좀 나아졌는데, 지금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어둡고 깊은 구덩이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만 같다고요.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다 보니 이제는 작은 희망, 소망조차 가지기 힘들어졌다고 말이죠.
질문에 대한 정답을 알려드릴까요? 시대가 바뀌어, 그리고 그 시대를 이끌던 패러다임의 변화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저 열심히 하면, 성실하게 살면 나아지고 좋아질 것이란 말은 과거 90년대 중반까지 산업화 시대의 캐치 프레이즈일 뿐 더 이상 통화지 않는 사(死) 문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산업화 시대는 경제가 급성장하던 때입니다. 경제가 뒷받침되다 보니 사실 일상을 영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기업들의 실적이 좋으니 직원들을 마치 가족처럼 대했고, 당연스레 말은 안 했지만 정년퇴직까지 다니는 것이 불문율이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맡은 바 일을 벳16 하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뒤따르고 그것에 대한 푸짐한 보상까지 주어지던 시대입니다. 게다가 집 값 또한 저렴하다 보니 월급을 벳16 모아 내 집 마련을 하는데 큰 무리도 없었죠. 거기에 사 두면 오르기까지 한 건 덤이었고요. 단순하지만 해피엔딩의 결말이 보이는 명쾌한 삶의 경로였습니다.
직장인뿐 아니라 개인사업, 장사를 하던 사람들에게도 좋은 시대였습니다. 경기가 잘 순환되며 누구의 주머니에도 돈이 마를 일이 별로 없었으니까요. 꽤 많은 돈을 빼서 써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주머니가 채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돈에 대한 걱정,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걱정까지도 할 이유가 없었죠. 여기에 은행 금리 또한 높았습니다. 거의 두 자릿수에 달하는 이자를 주다 보니 노후를 고민할 이유도 없었죠. 벳16 살고, 또 모아 둔 돈을 은행에 넣어만 두어도 두둑한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야말로 살기 편안한 세상이었죠.
하지만 이런 시대를 한 방에 종결시키고 날려버리는 어마어마한 사건이 터집니다. 바로 1997년의 IMF 외환위기였죠. 영화에서는 이 위기를 ‘국가 부도의 날’이라고 표현합니다. 맞아요, 국가가 부도 위기를 맞은 거였죠. 달러 빚을 갚지 못해 나라가 망할 처지에 놓이니 국민들의 삶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당시 원달러환율은 800원대에서 수직상승하여 2,000원까지 돌파합니다. 이 말은 대한민국 원화가 그야말로 ‘X값’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한국 돈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지다 보니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사라지고 달러를 빌리지 못하면 나라가 망하는 상황까지 가게 된 겁니다.
다행히 한국은 착하고 순진한(?) 국민들의 단체 행동, 즉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달러 빚 갚기 운동에 적극 나섬으로 불과 2년 반 만에 IMF로부터 빌린 돈을 모두 갚고 외환위기를 청산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죠. IMF가 달러를 빌려주는 대가로 우리나라에 요구한 것들이 너무나 많고 컸습니다. 금리를 엄청나게 올리고, 외국인들의 접근을 제한하던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했으며, 더 나아가 노동법까지 건드려 기업의 상시 구조조정까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계약직, 비정규직 그리고 외주와 같은 그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제도들까지 도입했고요. 외환위기는 그나마 짧게 끝났지만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 그대로 남아 자리잡음으로써 한 나라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요.
이때부터 대한민국의 벳16는 조금씩 동력을 잃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동안은 산업화 드라이브 정책을 통해 수출을 많이 하되, 외국인들이 들어와 우리나라의 벳16 침탈을 못하도록 여러 장치들로 잘 막아 놓았었는데 (외환위기로 인해) 그 빗장이 완전히 풀어지면서 온전한 성장이 이루어지기 힘들어집니다.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 그야말로 전쟁의 한가운데로 떨어지게 된 것이죠.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두 자릿수를 밥 먹듯이 넘던 벳16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때부터였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온실의 화초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에 뜨거운 기름을 붓는 사건이 터지는데, 그것이 바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였죠. 미국발 벳16위기가 전 세계 모든 국가로 파급되는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한국도 예외일 수는 없었죠. 90년대 말부터 좋든 싫든 글로벌 무역 전쟁에 강제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시중에 돈의 가치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는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발등의 불을 끌 수는 있었지만, 이 또한 IMF 외환위기처럼 큰 내상을 남기게 됩니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럼에도 약간은 느슨한 면이 있었던 무역전쟁이었다 한다면 이때부터는 모든 나라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그야말로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경쟁이 시작된 겁니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벳16성장률은 눈에 띄게 하락합니다. 2012년 이후 벳16성장률은 고작 2~3% 후반 정도밖에 기록하지 못하게 되죠.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경쟁력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던 겁니다. 여기에 물가까지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한국의 실질벳16성장률은 거의 제로 수준 혹은 약간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게 됩니다.
그래도 여기까진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라도 겨울을 버티면 따사한 봄이 찾아오듯, 불황의 늪이 지속되었지만 그래도 다시 경기가 나아질 거라 믿고 또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시간은 경제적 약자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 벳16위기가 찾아오며 어렵게 품었던 알량한 희망마저 아스라이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진 2년 간의 처참했던 상황은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은 경제적 후폭풍이 바이러스의 충격 이후에 찾아옵니다. 미친 듯 날개 돋은 물가였죠. 이를 잡기 위해 정부에서는 급격히 금리를 올림으로써 코로나 벳16위기보다 충격은 덜할지언정 더 길고 고통스러운 경기침체가 이어지게 됩니다. 20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벳16위기에 맞먹는 1.4% 밖에 되지 않았고, 2024년 또한 간신히 2%에 턱걸이했습니다. 이는 엄연히 물가를 감안할 때 마이너스 성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5년 전망 또한 어둡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해외 기관들은 고작 1% 후반 대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고 있고, 모건 스탠리와 시티그룹의 경우에는 1.3%로 최악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성장은 고사하고 계속 깊은 구멍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을까요? 시간이 흐르면 점점 나아질 거라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을까요?
확실하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더 이상 ‘열심히 살다 보면 모든 게 잘 풀리고 잘 될 거야!’란 근거 없는 희망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헛된 소망일 수 있어요. 패러다임이 바뀐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발목이 잡힌 채 지내는 것은 미래를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열심히 살지 말라는 말일까요? 아니에요.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성실은 과거뿐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여전히 중요한 한 덕목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과거에는 모든 것에 앞서는 절대적 1순위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인생을 살아가는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일 중요하고, 더불어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정립되고 난 후 여기에 성실을 덧붙여야 해요.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은 눈을 가리고 100m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는 방향을 잡고, 전략을 세운 후 죽어라고 달려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사는데도 불구하고 점점 뒤처지거나 혹은 주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은 <초저성장 시대 개인이 벳16가는 법이란 주제로 글을 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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