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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빼이 Mar 20. 2025

우리가 기꺼이 원조집을 찾는 이유. 내호우리카지노추천

154. 부산 남구 우암동 내호우리카지노추천

"인생 2막"

짐작컨데 "인생은 희극과 같은 것"이라는 말에서 그 기원을찾을 있지 않을까 한다. 사실 이 표현의 기저에는인생의 1막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반어적인 의지와갈망이 숨어있다. 조금은 후회스럽고 조금은 아쉬웠던 행적으로 가득찼던인생의 제1막에'암전'이라는 선을긋고, 후회하지 않을 그리고 좀 더자신에게충실한 삶을 쫓으려는열망이 숨겨져 있다.


인생의 제 1막과 제 2막을 구분하는 '암전은 우리의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일반적으로 많은 이들이 그경계를 일(직업)의 단절(정년퇴직 등)이나 이혼, 누군가의 죽음 등 인생의 큰 사건을 그 기준으로 삼는데 그 중 가장 큰 계기는 일의 단절일 것이다. 자연스러운 퇴직이든 자발적인 퇴직이든 '돈을 버는 수단'으로서의 직업을 그만두게 되는 것이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남들보다 빨리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은 40대부터 자신의 퇴직 후 인생을 설계하고 준비하고,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직을 몇 년 앞두고서야그 준비를 시작한다. '일을 그만둠'으로 뭔가 새로운 개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일'이라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들여다 볼 수 있기도 하다.


사실 초빼이도 본격적으로 음식과 노포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타의'에 의해 인생의 제 2막을 사는 사람이 된 경우가 많다. 거기엔 수식어처럼 따라 붙는 말도 있었다. "생각보다 조금 이르게 제 2막을 시작하셨네요?" 정년을 맞이하기 전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두었으니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그런 의미에서라면 더욱 더나는 '인생에서 2막'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오직 한번의 삶을 사는, 1막만 존재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항상 다짐한다.


그렇다.

나의 인생은 아직은 진행형인 단막극과 같다. 무대 위의 조명이 켜져 있을 무언가를 해야하고 불이 꺼지기 결말까지 내보려고, 바둥바둥거리는 그런 삶을 아직 영위하고 있다. 무대 위에선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사건이 발생하고 수시로 환경이 변하듯 초빼이의 삶도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때론무대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버티다보면 무언가 눈에 보이는 것이 있을 거라는 근거없는 희망도 없지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의 삶이라는 연극은 암전을 맞이하지 않은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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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빼이가 좋아하는 노포들도 하나의 막으로 만들어진'단막극' 속을 살아간다. 그들에게 2막은 없다. 막이 끝나는 암전이란 '폐업'을 뜻하기 때문이다. 막국수를 내기 시작하며 영업을 시작했던 양양의 단양면옥은 며느리가 이어받으며 메뉴에 우리카지노추천을 추가했지만 초대 사장님이 시작했던 그 무대 위엔 3대째 사장님이 여전히서 있다. 대전의 멋드러진 고기집 '형제집'도 어머니의 대를 이어 따님이 운영해 가고 있지만 개업부터 사용하던 도끼다시 테이블은 여전히 남아있다. 부민옥의 사장님도, 용문갈비의 사장님도 대를 이어 같은 무대에서 살아간다.


오늘 소개할 집도 절대로 암전은 오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노포이다. 부산시 남구 우암동에 있는 내호우리카지노추천 본점의 이야기이다.


1919년 문을 연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굴곡을 그대로 담고 있다. 우리 근대사의 가장 큰 사건이었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흐름에내호우리카지노추천도 함께했기 때문이다.부산시 남구 우암동(소막마을)은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한 '우리 소' 수탈의 마지막 기점이었다. 전국에서 수탈한 소들은 부산항으로 모여들었다. 그 소들을 보관하던 장소가 바로 우암동의 소막마을. 당연히 일본을 오가던 화물선이 정박하는 부산항과도 가깝다. 이곳은 일본으로 갈 소를 보관하던 소 막사가 있어 '소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제는 이곳에 소의 검역과 관리를 위한 검역소까지 설치하고 매년 1.2만 마리의 소를 일본으로 보냈다. 일제 강점기 동안수탈된 소는 당시 조선의 소 사육 두수의70%에 육박했다. 당시 돼지고기보다 더 싸거나 엊비슷했던 소고기의 가격이 급등하게 된 원인이기도 했다.


1945년 해방이 된 후에는 소를 보관하던 '소막'에 소 대신 사람들이 눌러 앉았다. 해방이 되고 일자리를 잃고 오갈 곳이 없던사람들이 그 곳에 자리를 잡았던 것. 몇 년뒤 한국전쟁이 터지자 부산으로 피난 온 이북사람들도 소막마을울 찾았다. 연합군으로 들어왔던 미군도 부산항에 가까운 소막마을에 주둔하기도 했다.


1919년 함경남도 함흥시 내호리에서 '동춘면옥'을 개업한 1대 사장님(이영순)은 1950년 12월온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왔다.그 후 1953년 3월 부산시 우암동 우암시장에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우리카지노추천집을 열었다. 2대 사장님은 1대 사장님의 큰 딸인 정한금 사장님으로 1956년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을 물려받았다. 2대 사장님의 맏며느리가 3대 사장님이 것은 1978년.지금 운영중인 4대째 사장님이 가게를 물려받은 것은 2017년 3월이다. 무려 4대가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이라는 무대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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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호우리카지노추천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밀면이 처음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 전쟁 후메밀의 수급이 쉽지 않았던 시절, 미국의 구호품이었던 밀가루를 면으로 만들어 우리카지노추천을 팔기 시작했다.밀가루에 감자가루를 더하니 탄력과 쫄깃함을 살릴 수 있었다. 한 시대의 '부족과 필요'가 공동으로 만든 삶의 지혜가 깃들여진 음식이었다.오래전에는 이름도 '밀 우리카지노추천 또는 경상도 우리카지노추천'으로 불렀으니 그 본래의 시작이 우리카지노추천이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지금은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을 사용하여 면을 뽑는다.


사실 초빼이가 경상도 마산에 살던 1991년 이전까지는 밀면에 대해 들어본 기억이 없었다. 부산의 옆동네에 살던 초빼이도 몰랐던 그야말로 부산의 '지역 음식'이었던 셈. 밀면의 존재에 대해선 알게 된 것은 90년대 후반 정도였지만, 솔직히 '우리카지노추천도 아니고 국수도 아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굳이 찾지 않았다. 30대가 지나 평양우리카지노추천에 조금씩 맛을 들여가며우리카지노추천의 관점에서밀면을 다시 보게되었지만, 그 때도 '우리카지노추천도 아닌데 우리카지노추천인 척 한다'며 얼토당토 않은 순종주의를 들이밀었던 것 같다.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을 찾기로 마음먹은 것은 실은 7~8년 전이었다. 한참 우리카지노추천집 순례를 하던 시기, 부산의 독특한 우리카지노추천에 대해 소문을 들었고, 꼭 한번 찾아가겠다는 마음도 먹었었다.


결국 2025년, 초빼이의 나이 쉰을 한참 넘어서야 밀면을 처음 맛보게 되었다. 처음 먹는 음식이기에 의미있고, 좋은 밀면을 내는 집을 찾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다. 그리고 가급적 밀면을 처음으로 만든 욕심도 있었다. 그 기준에 가장 부합했던 것이 바로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이었다. 소막마을을 지나 바로 우암시장 앞으로 가 주차장에 차를 댔다. 다행히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의 전용 주차장이 작게나마 마련되어 있었다. 오래되고 낮은 건물이 가득한 우암동 시장 주변은 오래된 동네 특유의 분위기가 짙은 안개처럼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은우암시장 입구에 있어 금새 찾을 수 있었다. 평일의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마침 손님도 없었다. 조금은 좁은 듯한 느낌의 매장이라 생각했지만, 뒷문 건너편에 또 다른 공간이 있어 그리 좁은 곳도 아니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금새 직원분이 와 육수 주전자를 놓고 간다. 주문은 태블릿으로 하는 방식. 아마도 인력난을 해결하고자태블릿 주문 시스템을 들인 것이 아닐까 싶었다. 다른 노포를 취재하고 바로 찾은 길이라 조금은 힘들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밀면이니 모든 것을 다 맛보고 싶었다. 비빔밀면 하나와 물밀면 하나. 같은 화면 속 우리카지노추천이나 가오리 회무침 등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만큼 밀면에 대한 기대가 컸다.


찌그러진 양철 주전자가 정겨웠다. 고등학교 시절 교실 한 귀퉁이에 물을 담아뒀던 양철 주전자(가끔 밤늦게 친구들과 라면을 끓여 먹기도 했던)와 대학때 다니던 막걸리집의 양철 주전자 이후로는 거의 처음이었다. 온 몸이 찌그러진 양철주전자에 이 집이 그동안 걸어왔던 시간이상처처럼 덕지덕지 붙어있는 듯 했다. 어려움과 고통으로 가득찬 세월을 이겨내고내호우리카지노추천은 밀면의 발상지라는 위상을 굳건히 지켜왔다. 오랜만에 느끼는, 제대로 묵은 노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오랜 시간의 연륜이 한잔의 육수에도 스며들어 있었다. 진한 육향 속에서 억세풀처럼 생강향이 살아 있었다. 진하지도 않지만 약하지도 않은 생강향이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을 떠 올릴 때마다 내게는 떠 오를 것 같았다. 연거푸 두 잔을 마셨다. 이미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도 육수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했다.


비빔밀면과 물밀면이 동시에 나왔다.

찬은 무 초절임 하나.단촐하기 이를데 없었다. 하지만 단촐함에 숨어있는 강력한 힘을 이미 여러 노포에서 경험해 보았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강한 양념맛에 미각이 마비되기 전 제대로 육수의 맛을 맛보고 싶었다. 물밀면 그릇을 가슴 앞으로 당겼다. 경건하게 양손으로 스테인리스 대접을 받쳐들고 육수를 들이켰다. 의외로 밍밍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내 준 육수에 비해 적절히 숨을 고른 모습이다. 어쩌면 싱겁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정도다. 마시는 용도의 육수가 소주 원액이라면 밀면의 육수는 희석된 소주 같다고 해야할까? 나쁘지 않다.

밀면 한 젓가락을 들어 올려 입에 넣는다. 우리카지노추천보다 굵은 면발 사이사이로 육수가 제대로 베어 단맛마저 느껴졌다. 비빔장이 섞인 육수가 다시 농밀함을 더해가며 면의 맛까지 간섭하기 시작했다. 평냉보다는 함냉에 더 가까운 맛이다. 우리카지노추천의 식감보다는 한국식 우동이나 밀면의 식감에 조금 더 가까운 면의 식감도 도드라졌다. 쫄깃하고 탄력있는 면발의 힘이 그대로 입속을 지배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우리카지노추천의 식감에 비해선 폭급한 지배자의 성향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우리카지노추천이었지만 한편으론 우리카지노추천이 아니기도 했다. 시대(時代)가 만든 이단으로 보이지만 그래서 더 그 존재감이 강렬하게 도드라졌다.


강렬한 밀면의 식감과 더불어 돼지고기 사태살을 잘 삶아 올린 편육도 입에 맞았다. 소고기 편육에 비해 한결 푹신하고 더 감미롭다. 게다가 너무 잘 삶아내어 잡내 하나 느껴지지 않는다. 한번의 또 다른 변화를 주었다. 테이블의 식초병을 들어 육수에 뿌렸다. 초를 넣자마자 육수는 힘을 얻었는지 더 강력한 육향을 뿜어내는 듯 하다. 생생함이 살아났다. 거기에 겨자를 조금 넣었더니 최후의 방점을 찍었다. 맛의 변화가 이렇게 확연하게 느껴지는 것은 또 처음이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아니라 한걸음이 서너보씩 전진해 나간다는 느낌? '요것봐라?'하는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물밀면 그릇을 비우고 비빔밀면을 앞에 두었다. 다시 시작이다.

비빔면 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내호'의 비빔밀면은 흥미가 동했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의 차이는 고명에서부터다. 고명으로 얹은 가오리회 무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삶은 계란의 흰색과 가오리회 무침의 붉은 색, 오이채의 푸르름이 명징(明澄)하다. 색감의 배치가 고급스럽다. 가오리회 특유의 결이 살아있는 것도 보기 좋다. 비빔밀면 또한 하나의 작품이려니 싶다. 적당한 맵기의 달콤한 소스가 비빔밀면에서는 그 역할을 다했다. 탄력있는 면을 더욱 풍요롭게 감싸주었고, 면을삼키고난 후에도 부드러운 감칠맛까지 확연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물밀면이나 비빔밀면 모두 완성도가 장난이 아니다.

혼자 이렇게 밀면을 즐기고 있으니 30대 남녀 한 쌍이 들어와 유투브 촬영을 하기 시작한다. 유명한 노포이다 보니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지켜 보았다. 카메라를 테이블에 세팅하고 먹는 모습과 적절한 멘트까지 덧붙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신기하다. 출판사 대표님이 초빼이에게도 유투브 좀 하시라고 몇번이나 권장했었는데이 분들을 보니...음, 고민이 많아진다.


변화와 혁신은 시대의 가치를 이해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변화와 혁신은 현실의 부족함에서도 시작되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 내호우리카지노추천은 현실의 부족함에서 기인한첫번째 변화와 혁신으로 밀면의 발상지가 되었다. 앞으로의 100년을 위한 그들의 또 다른 혁신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노포를 사랑하는 작가로서 기대된다.


마지막우리카지노추천년전 국가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小盤匠) 김춘식 선생님을 찾아 뵈었을 때 말씀해 주시던이야기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명맥이 끊어진 나주반(羅州盤)의 원형을 되살리기 위해 수 십년을 옛 소반들을 수리하며 그 기술들을 복원했다. 그 후엔 나주반의 앞우리카지노추천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다"

[메뉴 추천]

1. 1인이상 방문 시 : 밀면(물 또는 비빔) + 가오리회 무침 + 소주

* 개인의 취향에 의한 추천이니 절대적인 것은 아님. 적어도 사람 수만큼은 주문해야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추가 팁]

1. 주차장 보유. 4대 정도만 주차 가능하다.

2. 월~일 10:30~19:00 / 라스트 오더 18:30 / 휴무일은 미정. 명절 및 공휴일 방문 시에는 사전통화 필요

3. 참고

- 밀면의 발상지인데 밀면은 반드시 먹어야겠죠?

- 맛있는 육수를 별도 포장해서 판매도 합니다.

4. 여행 및 관광 정보

- 인근노포 : 일품향, 평산옥, 스완양분식, 신발원, 선화당, 왕돼지집, 밀양갈비, 송원감자탕, 초량화닭,

괴정집, 가든통닭, 부경불백, 부광숯불갈비, 양지아구찜, 금호맛집, 천백돈까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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