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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Feb 27. 2020

우리에겐 그런 렛 잇 라이드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좁혀지지 않는 렛 잇 라이드 있다. 모든 사람과 긴밀하게 친해질 수도, 꼭 그럴 필요도 없지만. 긴밀해 져보려 해도 해질 수 없는 그런 렛 잇 라이드 있다.


가까워질수록 더는 다가갈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취향이 다르거나, 대화의 결이 안 맞거나, 무엇을 먹든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 사소한 습관 때문에라도. 그래서 끌렸을지 모르지만, 그래서 밀어낸 걸지도 모른다.


아무리 가까웠어도 멀어지는 렛 잇 라이드 있다. 그 이유를 둘 다 알 수도, 한쪽만 알 수도, 둘 다 모를 수도 있다. 함께 거쳐온 시간이 무색하게 깔끔하게 멀어질 때면 가깝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렇게도 쉽게 멀어질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건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가 아닐까란 생각도 한다.


인간관계는, 법적으로 계약된 관계가 아니라면(이마저도 번거로울 뿐) 상호 합의 또는 한쪽의 정의로 규정될 수 있다. 한쪽이 그만의 이유로 관계의 끝이라 정의하면 거리에 상관없이 관계는 끝난다. 많은 연인들, 친구들 심지어 가족까지도.


아무런 애를 쓰지 않아도 가까워지는 렛 잇 라이드도 있다. 가까워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어느새 '함께'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때가 있다. 토요일 오후에 함께 만난다는 게 당연해진 렛 잇 라이드. 학교를 입학할 때면 새로운 친구들과 언제 친해질지 고민하곤 했다. 한 주만 지나면 함께 하는 이들이 어느새 생기기 시작한다. 함께라는 단어가 어느새란 단어와 어울리는 건 정말 그렇기 때문일 것이다.


이 모든 렛 잇 라이드 되기까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노력해야 다가가기도 하지만 노력해도 멀어지기만 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가까워지는 이런 사이에서. 가까워지고 싶다면 다가가고, 다가가지지 않는다면 다가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가까웠는데 멀어진다면 지금 거리가 변하는 중임을 알아채고, 어느새 가까워졌다면 그 거리를 누리는 것.


어떤 렛 잇 라이드인지 안다는 건 지금 실제 거리가 어떤지 인식한다는 것이 가까워지는 것보다 멀어지지 않는 것보다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거리에 맞춰, 마음에 맞게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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