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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초 Apr 04. 2025

14살의 내게 39살의 케이슬롯 한 말

꿈 기록

자기 방에서 잘 자던 아이가 새벽 5시쯤 안방으로 인형을 들고 찾아왔다. 결국 내 옆에서 잠을 청한 아이를 재우고 나도 선잠으로 빠져들었다.


오늘 꿈 속에서 나는 중학생 때로 돌아갔다. 드문 꿈은 아니다. 아직도 종종 나는 꿈 속에서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고, 내 자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오늘 시험인데 공부를 안 해서 당황하고, 그러다가 문득 나는 이미 대학까지 다 나왔는데 왜 케이슬롯 학교를 다니고 있지?하다가 현실로 돌아오곤 한다.


오늘의 꿈은 조금 특별했다. 그건 바로 케이슬롯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인지한 상태로 꿈을 꾼 것이었다. 자각몽이다. 자각몽을 의도적으로 꾸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나는 아직 그 경지는 아니고, 아주 가끔 이렇게 선잠을 자다가 자각몽을 꾸는 날이 있다.


취미로 명상을 하는 입장에서 문득 꿈 속에서 자꾸만 등장하는 어린 나는 내가 아직 치유하지 못한 내면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를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몹시도 힘들고 괴로웠고 답답했던 그 시절을 보냈던 열네 살의 나에게.



그 아이가 되었다. 나는 14살의 케이슬롯 되어서 엉엉 통곡했다. 너무 힘들고 괴롭고 무섭다고.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하고 가정에서는 마음 붙일 데가 없어서 늘 외롭다고. 케이슬롯 쓰레기 같고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나는 또한 어른인 케이슬롯 되어서 14살의 나를 붙들고 함께 울어 주었다. 케이슬롯 너고 네가 나기에 누가 누구랄 것도 없이 함께 엉엉 울었다.


한참을 울고 나서 열네 케이슬롯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지금 케이슬롯 겪고 있는 문제들은 케이슬롯 더 큰 사람이 되기 위해 겪어야만 하는 일들이라고. 너는 지금의 케이슬롯 상상도 하지 못한 방향으로 성장할 거고, 그러한 그릇에 걸맞게 되기 위해 겪어나가는 성장통 같은 거라고.

그리고 케이슬롯 지금 겪는 마음의 문제들의 대부분은 네 부모님 때문에 일어난 것들이라고. 너는 아직 부모님이 온 우주고, 기준처럼 생각되겠지만 그분들은 사실 케이슬롯 생각하는 것처럼 괜찮은 분들은 아닐 수 있다고. 그러니 20살이 되면 부모님이 뭐라고 하든 어떤 수단을 써서든 집에서 독립하라고. 부모님뿐 아니라 너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거리를 두라고.

돈도 최대한 빨리 벌라고. 처음에는 돈을 버는 것이 몹시도 힘들겠지만 지나고 보면 그게 가장 큰 공부가 될 것이라고. 그리고 어른이 되면 케이슬롯 생각한 것보다는 돈을 괜찮게 벌게 될 거라고. 지금도 공부 잘 하고 있지 않냐고. 그 이상으로 잘 될 거니까 너 자신을 믿으라고.

그렇다고 부모님을 너무 원망하거나 미워하진 말라고. 그분들은 그저 불쌍한 분들일 뿐이라고. 불쌍한 분들이니까 원망하진 말되 다만 너 자신을 위해서 거리를 둬야 한다고. 공부도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한 게 아니라 오로지 '너 자신'을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줘서 얘기했다.


너는 케이슬롯 생각한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고 훨씬 더 잘 살 수 있는 자격이 있고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고.


지금은 케이슬롯 하는 말이 전혀 믿기지도 않고 와닿지도 않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두 알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얘기하면서 찾아오는 아침에 눈을 떴다.


언젠가는 미래의 나도 만나서 그의 이야기를 꼭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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