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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초 Mar 09. 2025

하이브카지노를 하이브카지노 키우기의 어려움

이제 겨우 여섯 살 난 하이브카지노를 키우는, 왕초보 딱지만 간신히 뗀 엄마지만 나에게도 육아관이라는 것이 있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대략 이런 것일 것 같다.

하이브카지노일 때는 하이브카지노, 청소년일 땐 청소년답게, 어른이 되면 어른다운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

다행히 우리 하이브카지노는 아직 하이브카지노, 여섯 살 난 하이브카지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명랑하고 장난끼 많고 호기심 많게 쑥쑥 자라나고 있다.


새 학기 시즌이다. 우리 하이브카지노의 초등 입학이 2년 가량 남았다. 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리 먼 시기는 또 아니다. 파워 J답게 육아를 하면서 2~3년치 계획 정도는 대략 세워둔 편이다. 운이 좋아서 그 계획은 대부분 달성이 됐다. 하이브카지노를 낳기 전 부부 교대로 1년씩 육아휴직해서 가정보육하고 두 돌 넘어 어린이집에 보내고, 복직을 하면 첫 1년간은 친정엄마 도움을 받고, 이후는 도우미 선생님을 고용하기로 했었다. 감사하게도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어 줬다.


그렇기에 2년 남은 우리 하이브카지노의 초등 입학을 앞두고 최근에는 머리가 꽤 아픈 상황이다. 집 앞에 도보 10분 이내로 공립초등학교가 있다. 새로 지어서 건물도 깨끗하다. 뭐가 걱정이냐고 하면, 하이브카지노를 하이브카지노 키우는 게 쉽지 않아서다.


나보다 앞서 하이브카지노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놈의 '하이브카지노'과의 전쟁이 빠지질 않는다. 이게 그냥 게임하느라 공부 좀 안하고 정도면 나도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심각한 중독상태만 아니고 일상 생활 가능하다면). 그런데 문제는 하이브카지노으로 온갖 정제되지 않은 가치관들을 실시간으로 접하다보니, 정신질환으로 번지고 등교거부에 학폭까지...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인권을 이유로 하이브카지노 휴대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술 더 떠서 다른 나라에선 이미 철회한 디지털 교과서 도입까지 강행하는 판국이다.(해외 살이는 안 해봤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해외에서는 대부분 어린이, 청소년들이 하이브카지노을 쓰지 않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적어도' 고등학교 이전까지는 하이브카지노을 사주고 싶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20살까지 안 사주고 싶다. 근데 요즘 어디 가서 이런 소리 하면 애 아직 덜 키워본 초보 엄마의 입찬 소리 취급을 받을 게 뻔하다. 나도 그런 것 같아서 이렇게 온라인에만 소심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하이브카지노가 미취학인 지금까지는, 두돌까지는 어떤 매체도 (심지어 남의 집에 틀어진 TV도) 안 보여주려고 했고, 그 이후로는 영어 영상이나 교육용 영상 등을 이동 시(내가 멀미가 심하다)나 집에서 잠시 휴식할 때 시간을 정해놓고 보는 정도로 제어가 됐다. 하이브카지노가 스스로 채널을 고르게 한 적은 아직 없다. 거실에 TV가 없어서 아예 보지 않는다.


그러나 하이브카지노을 사 주는 순간 손 안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니버스가 생기는 것이다. 나 역시 밀레니얼 세대로서, 온라인 세계의 극단성이란 누구보다 잘 안다. 무려 중학교때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붙박이 생활을 했으니까. 온갖 커뮤니티와 SNS의 흥망성쇠를 꿰고 있다. 솔직히 말해 내가 어릴 때도 온라인에서 못 볼 것들을 많이 봤다. 나는 방임형으로 자랐기에, 그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자녀에겐 최대한 늦게 노출하고 싶은 마음이다. 공부 안 하는 건 두 번째 문제다. 아직 객관성이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비상식적인 온갖 콘텐츠를 무방비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 내 하이브카지노가 어느 정도 자랄때까진 적어도 하이브카지노다웠으면 좋겠다. 나만 해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강남에 등기 못 치고 독3사 외제차 못 끌고 금수저 못 물면 루저 같은 기분이 들고, 나랑 다른 집단의 사람들은 모두 악마로 취급하는 분위기에서 근거없는 피해의식만 생기는 것 같아 모든 커뮤니티와 SNS를 끊은 지 꽤 지났다(끊으니 너무 좋다). 하물며 애들에게 이런 걸 보여주기 싫다.


하이브카지노하이브카지노 있는 집의 상징과도 같은 맥락없이 붙어 있는 스티커들.


하이브카지노를 하이브카지노 키우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하기야 선배 부모님들 푸념도 이해는 간다. 요즘 세상에 남들 다 가진 하이브카지노 안 사주면 하이브카지노와 전쟁을 치러야 할 테니. 그냥 하나 사 주고 '알아서 제어하는 능력을 기른다'는 명목으로 서로 편한 게 낫다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도 마흔이 다 돼서야 그놈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자발적으로 끊을 수가 있었다. 알아서 제어하는 능력을 가진 어린이라, 그런 유니콘은 일단 우리 하이브카지노는 아닐 것 같다.

심지어 우리 하이브카지노 또래나 혹은 더 어린 하이브카지노들만 봐도, 식당에 가면 절반 이상은 자리에 태블릿이나 하이브카지노을 세워두고 밥을 먹는다. 누군가는 저런 어린애들한테 폰이라니 혀를 끌끌 차지만 그게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긴 하다. 우리집은 개인적으로 식사예절을 위해 밥을 마실지언정 식사중에 어떤 영상매체도 보지 못하게 하지만(마찬가지로 영상을 보며 뭔가를 먹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외식중에 돌쟁이가 조금 울기만 해도 세모눈을 뜨고 쳐다보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심지어 엄마인 나 말고 아빠가 애를 달래러 나가니 옆 테이블의 나이 지긋하신 어머님들이 '어머머 요즘은 애엄마 말고 아빠가 애를 보네~ 좋겠네~'이러면서 빈정거리는 통에 밥이 얹힌 적도 있다. 이러느니 그냥 깔끔하게 폰 보여 주고 조용히 밥 먹는 게 서로 편할 만도 하다.


하이브카지노의 '하이브카지노다움'을 참아주기에 우리 시대의 어른들에게는 충분한 마음의 여유가 없는 듯하다. 아기는 수시로 울고 떼쓰고, 하이브카지노는 자꾸 장난치고 싶어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고, 청소년은 공부 안 하고 놀고 싶어하는 게 어찌 보면 정상적인 발달과업이다. 그러나 그 꼴을 참아내지 못하는 게, 사실은 어른들 스스로도 각자의 삶을 견디느라 진이 다 빠져 있어서 그런 '꼬라지'를 웃어넘기는 게 쉽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하이브카지노들에게도 어른스러움을 요구한다. 돌쟁이가 식당에서 의젓하게 얌전히 앉아 아무 소리 내지 않고 식사하길 바라고 유치원생이 식사매너를 완벽하게 지키고 돌아다니지 않기를 원한다. 하기야 어른들끼리도 상대의 '미숙함'을 도저히 눈 뜨고 못 봐주는 사회니 그럴만도 하다. 어쨌든 당연히 그렇게 어른스러운 하이브카지노는 별로 없기에 결국 하이브카지노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어린 나이에 하이브카지노이라는 걸 접한 하이브카지노들은 그 속의 콘텐츠에 길들여져 너무 빨리 세상의 어둠을 배워버린다.


나는 우리 하이브카지노가 하이브카지노답길 바란다. 그래서 조금 피곤하게 육아하고 있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대신 '키즈메뉴'가 있는(하이브카지노들은 키즈메뉴가 나오면 그 구성이 아무리 가성비 떨어지는 것이라도 일단 좋아한다), 놀이방이 설치된 식당을 가고, 집이 더럽혀지고 내 몸이 파김치가 되더라도 영상을 틀어주는 대신 온갖 놀이를 하도록 한다. 아직까지는 이렇게 부모의 몸빵으로 가능하나, 공교육의 테두리에 들어가면 부모보다 또래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될 만큼, 고민이 크다. 하이브카지노을 금지하는 분위기의 학교나 지역을 찾고 있지만 완벽한 답은 없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하이브카지노다움에 대한 관용이 커진다면, 마침 반등하기 시작한 출산율에도 더 가속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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