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성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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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책방 Apr 11. 2025

다 낫고 카림토토 남았다

카림토토낸 아픔도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엉뚱하게도 유튜브 '원샷 한솔', 김한솔 에세이를 읽다 카림토토를 찾아봤다.

다행히 내 몸에는 생명을 위협할 만큼 크고 치명적인 카림토토는 없다.무척 큰 부상이나 수술로 생긴 카림토토를 빼면 아마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 몸, 어느 자리에 어떤 카림토토가 있는지 그 카림토토가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잊었거나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드물게 어떤 카림토토가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지만 대부분은 모르거나 잊어버렸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눈에 확 띄는 손상이 아닌 이른바 잔흠집은생활흠집이라며 어쩔 수 없는 일로 넘기는 것과 같다.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게 많지 않고, 마음에 딱 맞는 사람이나 상황이 드물기에 몸이나 물건에 작은 상처가 생기듯 마음에도 상처가 생기는 것이려니 해야 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오히려 치료의 기회가 많이 생긴다. 만나거나 보는 사람들 중에도 상처를 걱정하거나 치료를 권하는 일도 있을 거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카림토토가 덧나도 알지 못하거나 혼자 이겨내야 한다며 오히려 마음을 닫는 일도 적지 않다. 이 정도도 이겨내지 못하면 패배자 혹은 실패자 너그럽게 봐줘도 약한 사람이 되는 거라는 압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몸의 치유 속도가 다른 것처럼 마음의 회복력, 회복 속도도 저마다 다르다.


"그 정도도 못 카림토토면 세상 어떻게 살아가겠어?"

어쩌면 흔한 이 말은 냉철한 현실 조언일까?


누군가는 선의에도 상처 입는다는 어느 작가의 말을 가져오지 않아도 격려였을지 모를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종말을 고하는 비수처럼 마음에 박힐지도 모른다. 작은 상처가 덧나고, 카림토토가 덧나서 어느새 마음을 집어삼킬 정도로 커지면 이제는 어떤 말이 와도, 누가 와도 그 마음을 메꿀 수 없는 것이다. 심장이나 뇌에 이상이 왔을 때 특정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하는데 마음에도 골든타임이 있는 게 아닐까.

카림토토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_80페이지

김한솔은 자신에게 찾아온 고난과 어려움을 믿을 수 없는 밝음으로 카림토토고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면서 읽는데 사람 자체가 강하고 밝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나의 강함이 아닌 자신과 연결된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카림토토고,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이겨낼 거라고 다짐할 수 있는 거겠지.


어떤 상처가 다 나아서 카림토토조차 희미해지더라도 아픔은 아픔이다. 더는 슬퍼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해도 슬픔이었던 것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카림토토를 보며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늘의 행복에 공감하는 사람이 되어봐야지. 잊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는 말도 일리 있지만 잊지 않음으로써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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