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내 아들 뺏긴다
"우리 한국으로 이사가요"
남편이 시업카지노가 전화를 받자 마자 꺼낸 첫마디였다.
건너 들은 바로, 그녀는 수 년 전 우리가 결혼하는 하와이의 리조트에서 프런트 직원에게 이제 아들이 한국으로 가 버릴 거라며 눈물지었다고했다. 미국인 시업카지노는내가 아들과 결혼한 순간부터 두려워했던 것 같다. 비록 미국에서 공부하고 직장을 다니며 정착한 애라고 하더라도, 언젠가 얘가 아들을 쏙 들쳐업고 멀리 멀리 자신이 모르는 저 머나먼 오리엔탈 타국으로 떠나버릴 것 만 같았던 것이다.
그녀에게 한국은 너무나 먼 곳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2차 세계대전 즈음에 파리에서 미국으로 왔다. 미국 중부의 어느 보수적인 주에 자리잡고 큰 소 농장을 꾸리고 살았다.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이복 오빠는 엔지니어로 자리잡아 크게 성공을 했고, 농장도 잘 되어 그녀도 언니와 함께 부족한 것 없이 자랐다. 그녀는 이따금씩 나에게 자랑스럽게 그녀의 어머니에 대해 얘기한다.어머니는 파리지앵 답게 블루레어 스테이크 (겉만 겨우 익은 스테이크 굽기)를 좋아했고, 5개국어를 했으며, 식사예절을 엄격하게 지켰노라고.
업카지노 결혼을 하고 캘리포니아로 이사왔고, 부족하지 않게아이들을 키워서 대학도 보냈다. 이제는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되었다.
업카지노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2차대전 전후 세대로, 은퇴했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있고, 업카지노의 번영을 가까이서 보며 성장했다. 그들은 업카지노을 사랑하고, 업카지노을 자랑스러워한다. 다시 말하면, 업카지노 (혹은 유럽)이 아닌 곳은 잘 모르고, 관심도 없고, "제 3 세계"로 묶어 타자화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최근에는 미디어의 발달로 좀 덜 하다고 할 수 있지만,대다수의 미국 백인 중산층 베이비부머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 그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녀에게 한국이라 하면 내가 아는 미국을 너무 멀리 벗어난, 분명히 무언가가 불안정하고 위험한 곳. 매번 나오는 북한 핵무기에 대한 뉴스는 여기에 불을 지폈고, 사업차 80년대에 한국에 와 본데다가 2차 세계대전 때 안전하다고 생각한 프랑스가 침공당해 대피한 기억이 있는 그녀 오빠의 코멘트는 여기에 기름을 뿌렸다.
"절대 걔들을 한국에 살게 해서는 안 돼"
그랬으니, 아들의 첫마디는 웬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침묵과 함께 업카지노 충격에 빠졌고 아들이 그 후에 무어라 하는 것은 거의 들리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어디 그런 델 가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겨우겨우 "너희가 행복한 결정이라면 나도 지지한다" 라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반복적으로 겨우 내뱉을 뿐이었다.
그녀는 충격에 휩싸여 친척과 친구들과 통화하고 울면서 하소연을 했단다. 이럴 줄 알았다고. 언젠간 며느리가 남편을 데리고 홀랑 한국으로 돌아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내 아들을 못 볼거라고.
나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네만, 듣는 나도 기분이 영 좋지는 않았다. 나는 미국에서 십 년을 살았는데, 그러면 우리 엄마는? 우리 아빠는? 자기 아들은 귀하고 나는 그 잘난 미국에 왔으니 한국에 있는 우리 부모는 내가 보고싶은 것과 상관이 없다는 건가 화가 났다.
무엇보다, 화가 난 건 남편에게다. 왜 전화를 해서 냅다 고른 말이 "우리 한국으로 이사가" 였냔 말이다. 왜냐면 처음부터우리는 영영 이사를 가 버리는 게 아니라, 일단은 한국에서 가족도 만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지내다가 오는 게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에 좀 지내다가 올거야" 라고 첫 말을 떼었으면 될 일을, 냅다 이사간다고 하니까 엄마는 아이고 얘가 영영 가버리는구나 하고 이미 귀를 닫아버렸고, 이후에 얼마나 지내다 오게 될 지 이어지는 부연설명은 그녀의 귀 근처에도 못 가 버렸던 것.
그녀는 격정적인 며칠을 보낸 후에, 아들과 다시 한 통화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고 나서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참 쓸데없는 드라마였던 셈이다. 남편은 그녀를 재촉해서 단박에 한국으로 방문할 일정을 잡아냈다. 그녀는 딱이 내키지는 않지만 아들이 있고 와야 한다고 하니 그러마 하고 마지못해 한국행 비행기를 끊었다. 그나마 벚꽃축제가 그녀를 설레게 했으니 다행이다.
한국은 지하철과 버스가 아주 효율적이고, 공원 같은델 밤중에 혼자 돌아다녀도 매우 안전하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그녀는 못미더워했다. 남편이 내내 붙어있지 않고 당신 혼자 돌아다니셔도 괜찮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두려워했다. 전반적으로 미국 서부에서 대중교통은 저소득층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 그렇게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더러운 곳도 많다. 시업카지노는 아마 버스나 지하철을 안 타본지 십 수년은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공원을 오밤중에 혼자 돌아다닌다니?미국의 공원은 해가 지면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에 속한다.
일정은 남편이 짰다. 알아서 잘 하기에 나도 개입치 않고 그냥 있다가, 일정이 다가오길래 다시 한 번 들여다 보았다. 미국으로 내 부모님 모셔 여행하기를 수 번, 그 짬에서 보기에 남편이 짠 일정은 이동이 너무 많았고 무슨 숙소를 다섯 번이나 바꿔대는 통에 여러가지 설득을 감행했다. 공항에서 서울, 서울 여기서 서울 저기, 근교는 버스/지하철을 타고 1시간 30은 족히 걸리는 거리라고. 업카지노 이 끝도 없는 도시를 이해할 수 없는 듯 했다. 예약을 바꿔야 해 탐탁치 않아했지만, 이래저래 설명하여 마침내 호텔 3개로 줄여 바꿨다.
그리고 업카지노가 마침내 한국에 도착했다.
오랜만입니다. 그 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어 글을 안 쓰고 지내다가, 문득 최근에 브런치에 썼던 글을 보니까 생각을 기록해 놓았던 것을 읽는게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싶어 또 글을 쓰고 싶더라구요. 그 동안에도 계속 들어와서 읽어주시는 분들이나 검색어 유입이 꽤 되어서이게 뭐라고 감사하기도 하고요. 앞으로는 기회가 되면 비정기적으로 라도 써보려고 하는데.. 할 수 있겠죠?
이래저래 시끄러운 세상에서 알록달록 아름다운 봄, 평안하고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