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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유 Apr 08. 2025

족보 없는 자의 신춘문예 온라인 슬롯기 - 3

또 떨어졌다.


기가 막힌 일이었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나는 계속 쓸수 있을까? 아니, 써도 될까?




*

2022년도 (2023신춘문예) 첫 온라인 슬롯을 했지만 밝힌 바와 같이 신춘문예 공모전을 준비했던, 아니 글을 쓰겠다는 마음조차 품지 않은 사람이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 복잡한 감정이 차분히 가라앉은 뒤엔 낯이 뜨거웠다. 오랫동안 진심으로 준비한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나하나 당선작을 읽어보며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쓰기의 진정성 안에 문학의 진정성도 있어야 했다.


해서 이듬해는 손을 대지 않았다.


그들만의 리그. 될리도 없다고 온라인 슬롯했고나의 쓰기 방향과 온라인 슬롯는 맞지 않다고 애써 생각온라인 슬롯.


나는 또 내 길을 갔다. 2022년도는 산책길을 나섰다면2023년과 2024년은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듯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양한 장르에 온라인 슬롯하며 스스로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결과가 나올 때마다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하기도 했지만쓰면서 느꼈던 마음과 결과물이 일치하는지도 중요온라인 슬롯.


그렇다. 이제 무작정 쓰는 게 아니라 '장르'라는 걸 굳히고 싶었다. 그걸 정해야 나의 전문성을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글로 버스킹. 마음 가는대로 한다고 하면서 장르를 왜 굳히냐고?


솔직히 말하자면 글을 쓰다보니 자꾸만 소설에 집착하게 됐기 때문이다. 소설은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것에 해 쓰면 쓸수록 너무 재밌어서 몸과 마음이 미친듯이 힘들었다.


너무나 잘 하고 싶은데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는 것만큼 괴로운 일이 있을까?


늪처럼 천천히 아래로아래로 흡수되는 듯 침몰하는 기분마저 느꼈다. 물론 이겨내야 한다.


타인은 수십년을 숲에서 도를 닦듯 연마하는데 나는 거저 먹겠다는 심보를 가지기엔 주제를 너무 잘 알았다. 천재성은 없다는 걸. 다른 문학도들처럼 나와의 싸움을 해야 온라인 슬롯.


하지만 다른 쓰기들도 좋았다. 특히 에세이는 내게 나를 치유하는 과정이었고 다른 이들을 어루만지며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많은 매력을 가진 장르였다.


요즘처럼 인스타, 쓰기전문 플랫폼이 발달한 시대에서, 에세이 발행과 독자 반응은 강렬한 도파민을 분출시킬만큼 즉각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났다.


단기적으로 에세이를 전문적으로 더 발전시켜가며 주력해서 쓰되, 소설을 놓지 않기로. 글감을 떠올리고 캐릭터와 사건을 어떻게 거미줄처럼 엮어 이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갈지 온라인 슬롯하고 메모하고 가끔 끄적여 보기로.


성격상 한번 키보드에 손을 올리면 꽤 몇 장을 써 끝을 보려 하는데, 모두 발효를 시키듯 오래 묵혀 온라인 슬롯날 때마다 꺼내어 수정의 과정을 거치기로. 좋다고 온라인 슬롯했지만 뚜껑을 닫아놓고 시간이 지나 다시 열어보면 부족한 부분이 잘 보였기 때문이다.


에세이도 마찬가지다. 단지 글의 분량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니 발효의 시간 자체가 다를 뿐이다.


치명적인 오타에도 불구하고 퇴고의 과정을 필요성을 이제야 느낀 것을 오늘 고백한다. 그렇다. 준비가 너무나 미흡한 존재였다. 다행인 건 미흡하다는 건 알고 있다는 것.


쓰면 쓸수록 내 항아리 속이 너무도 얕다는 걸 느꼈다. 글감은 늘 어디서든 어떤 주제에도 넘쳐났다. 주크박스처럼 툭툭 재생됐다. 초기의 쓰기들은 이런 반짝이는 순발력으로 승부했지만 돌아보니 깊이가 없었다. 녹진한 무엇. 깊은 맛. 그게 부족하다.


"아냐, 괜찮다. 다 그렇게 무게감 있는 글을 좋아하는 건 아냐."

"알아. 나도."


모두 진한 맛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공이 부족해서 얕은 것과 스타일 자체가 담백하고 산뜻한 건 다르다.


요리로 치면 고수의 샐러드와 풋내기 새댁의 샐러드. 풋내기 새댁도 어쩌다 고수의 맛을 낼 순 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쓰기로 했다면 일정한 맛을 낼 수 있어야 했다. 그게 내공의 차이다.


박완서 선생님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흘러넘쳐야 한다고. 가득 찼을 때 자꾸 꺼내어 쓰면 금방 바닥이 보인다고.


나의 얕은 바닥이 금방 드러날 것 같았다. 방법은 하나다. 읽어야 했다, 사실 쓰기를 놓을 수 없었지만, 냉정하게 얘기하면 놓아야 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끝없이 읽어야 했다.읽어야, 읽어야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목마른 사람처럼, 연가시에 물린 사람처럼 허겁지겁 읽고 읽고 또 읽고 읽을수록 목이 말른 듯 도저히 해갈이 되지 않는다는 듯 읽어야 온라인 슬롯. 온전히 흡수가 되려면 책을 활용할 생각보다 읽을 생각자체에 목이 말아야 온라인 슬롯.


문제는 손가락이, 머리가 자꾸 반사적으로 툭툭 쓰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살아날 구멍은 있었다.


서평.


여러 가지를 온라인 슬롯하던 중 서평이란 분야가 너무 매력적이란 걸 알았다. 나와 다른 분야라고 멀게 생각했는데여러 장르를 온라인 슬롯하던 중 서평으로도 상을 받게 된 것이다. 그때 그동안 손사레치며 '에이, 아냐아냐. 이건 내건 아냐.'라고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은 서평에 대해 생각온라인 슬롯.


서평은 뭘까?


생각을 해봤다. 진지하게 이것저것 살펴보고 읽어보면서 서평에 몸과 마음이 스륵 감겼다.


무엇보다 책을 끝없이 읽어야만 하는 내게 너무 동기부여가 되는 장르였다. 다행히 출판사 연계활동으로 매달 문화상품권이 나왔고, SNS를 통해 서평 및 리뷰 의뢰가 많아 읽기에 부족함이 온라인 슬롯 환경이 조성돼 있었다.


그렇게 길을 또 갔다. 산책이 운동이 되고, 이제 선수로 뛰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우연찮게 또 장애물, 유혹을 받게 됐다.


Y일보에서 에세이로 작은 상을 받게 된 것이다. 가을이었다.


그냥 그저 운이 좋아된 것이라며 이렇게 신문사에서도 상을 받게 됐구나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었는데 두어달 뒤 신춘문예 시즌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다시 생각났다. 내가 상을 받았다는게!




맙소사. 눈이 또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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