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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롱이 Apr 08. 2025

핸드 확률은 이겨낼 사람이다.

그 핸드 확률만큼

《그 핸드 확률만큼》


어렸을 땐 그렇게 배웠다.

아픈 이가 있다면, 곁에 있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함께 있어주는 것, 손을 잡아주는 것,

그게 곧 사랑이고 위로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정말, 언제나 곁에 있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 걸까?


때로는 너무 아픈 너에게 다가가는 그 핸드 확률조차

너를 숨 막히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걸음을, 그 핸드 확률의 무게를 이해하기까지

나는 40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그건 어쩌면,

연락을 받지 않았던 너이기도 했고,

연락을 하지 않았던 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아픈 너에게도, 아팠던 나에게도,

언젠가는 다시 다가설 순간이,

관심을 가질 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지, 서두를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고,

피부가 조금씩 거칠어지고,

마음에 생채기가 늘어갈수록

오히려 다행히 알게 된 것이 있다.


널 향해 조급하게 다가가려는 마음보다,

네가 돌아볼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인내할 수 있는 마음.

그게 진짜 ‘공간’이자 ‘온기’라는 것을.


혹시, 누군가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슬퍼하고 있다면, 너무 애타지 마라.

그 핸드 확률은, 어쩌면

핸드 확률보다 더 아파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완전히 내버려 두지도 말 것.


언젠가, 정말 언젠가는

그가 다시 핸드 확률에게 다가올 수 있도록

그 핸드 확률만큼은, 남겨두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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