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까?
정부가 크랩스 모기지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집값의 10%만 현금으로 갖고 있으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크랩스 모기지가 나온다.부족한 자금의 일부는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나머지는 주택금융공사의 지분 투자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크랩스 모기지로 주택을 구매한 뒤 집값이 하락하면 주금공이 후순위로 손실을 떠안아 주기 때문에 하락 리스크(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현금 여력이 생기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추가로 크랩스을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크랩스 모기지가 뭘까요?
과연 이 제도는 어떻게 될까요?
제가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일단 크랩스 모기지에 대해 정리해봅니다.
크랩스 모기지란?
지분형 모기지(Shared Equity Mortgage)는 주택 구매 시 개인과 공공기관(대표적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 이하 주금공)이 집의 소유권을 지분 형태로 나누어 갖는 새로운 주택금융 제도다. 개인은 자기자본(예: 10%)과 금융기관 대출(예: 40%)을 조합하고, 나머지(예: 50%)는 주금공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구조 및 운영 방식
공동 소유: 주택 등기부에 개인과 주금공이 공동명의로 등재된다.
자금 조달: 자기자본 + 대출 + 주금공 지분투자 조합으로 집을 구입.
이용료: 주금공 지분에 대해 월 사용료(임대료 개념)를 납부. 이는 일반 대출이자보다 낮게 책정될 예정.
차익/손실 공유: 집을 팔 때 시세차익과 손실을 지분 비율에 따라 분할한다. 집값 하락 시 손실은 주금공이 우선 부담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크랩스 매입 확대 가능: 향후 자금 여력이 생기면 주금공 크랩스을 추가 매입해 점진적으로 완전 소유도 가능.
도입 목적 및 배경
가계부채 억제: 대출 대신 지분투자 방식으로 가계부채 증가를 막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에 대응.
주거 사다리 복원: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 자금력이 부족한 계층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부동산시장 안정: 기존 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시장의 과열과 자산 격차 심화 방지
쉽게 말해 대출대신 정부와 지분을 나눠갖고 대출이자보다 낮은 수준의 월세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즉, 지분 사용료(월세)+대출 이자를 함께 내는 것이죠.
언뜻 봐서는 좋아보입니다.
장점과 단점에 대해 적어봅니다.
장점:
초기 자금 부담 완화
자기 자본 일부만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합니다.
2. 대출 부담 축소
대출이 줄어 이자 부담이 감소합니다.
3. 주거 안정성
월세, 전세보다 안정적인 실거주 환경 제공
4. 손실 방어
집값 하락 시 정부가 손실을 우선 부담
5. 점진적 소유 확대
자금 여유에 따라 크랩스 추가 매입 가능
단점
소유권 불완전성
집 전체를 소유하지 못해 '완전한 내 집' 인식이 약함
2. 수익 공유
집값 상승 시 시세차익을 정부와 나눠야 함
3. 복잡한 정산 구조
매각, 크랩스 회수 시 평가, 정산이 복잡
4. 민간 확산 한계
민간 금융기관 참여 유인이 낮아서 과연 확장성이 높을지..?
5. 집값 자극 우려
적은 자본으로 집을 살 수 있으므로 수요, 가격이 상승 가능성이 있음
6. 공공 재원 부담
주택금융공사 등의 공공기관 재원 조달이 부담
과거 수익 공유형 모기지를 출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폭망이었습니다.
이유는?
집값 상승기에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온전히 내 것이 아니고 나라와 수익을 공유한다는 데 집값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가입할 유인이 없었죠.
마찬가지로 저는 크랩스 모기지가 나와도 안 할 것 같습니다.
첫째, 시세차익을 공유하는 것이 싫습니다.
집을 매수함으로써 우리가 얻는 두 가지는 주거 안정과 시세 차익입니다. 주거는 매수가 아니어도 방법이 있습니다. 전월세가 있죠. 하지만 시세차익은 집 매수를 하지 않으면 기대할 수 없습니다. 수익을 공유하는 것에 과연 사람들이 좋아할까요?
저만 싫을까요??
둘째, 점진적 크랩스 매입의 기준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단 이 부분이 의심스럽습니다. 크랩스 매입을 할 수 있게 한다는데, 과연 처음 샀을 때 가격을 기준으로 할까요? 정말 공공기관이 망하고자 작정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시세로 크랩스을 매입하도록 할 겁니다. 물론 조금 싸게 줄수는 있겠지만, 시세로 주는 것은 아마 당연할 겁니다.
돈이 10%밖에 없어서 주금공과 지분을 공동투자에 대출까지 끼어서 집을 산 사람이 중간에 과연 올라가는 시세에 맞게 지분을 살 수 있을까요?
그와 별개로 크랩스에 대한 값을 처음보다 훨씬 비싸게 매기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셋째, 집값 하락시 발생하는 문제가 큽니다.
아무리 소유 크랩스이 작아도 집값 상승이 월등히 크다면 괜찮습니다. 늘 상승만 한다면 정말 좋은 제도입니다. 하지만 세상사가 그렇지 않죠.
만약에 집값이 하락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출이자에 월세까지 내게 됩니다. 이때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떨까요? 사회적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까요? 과거 '전세사기', '역전세'와 비슷한 정도의 타격이 올 것입니다.
넷째, 매수 수요 억제 및 전세 말살 작전의 일부분입니다.
현재 서울, 수도권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하지만 매년 이사할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늘 비슷한 수준으로 나오죠. 이 수요를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요?
매수 수요를 지연하기 위한 유인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3기 신도시와 사전 청약이었죠. 결국엔 어떻게 되었죠? 네... 정부의 달콤한 말 뒤에 그 이면을 더 주목해야 합니다.
왜 이 시기에 이런 정책을 내세웠을까? 생각해보면 수요 억제 정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 다주택자의 전세나 월세 대신 그만큼 크랩스 투자한 주금공에 월세 내라는 이야기입니다.
전세 대신 크랩스 모기지를 선택하라는 것이죠.
이 모기지는 전세 수요 뿐만 아니라, 어느정도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집을 완전히 매수하지 말고 주금공하고 공동 투자하자고 유혹하는 모기지입니다.
다섯째, 대지크랩스이 전부 내 것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아파트 든 땅이든 모든 부동산의 핵심은 대지지분입니다.
크랩스 모기지의 핵심은 지분에 대한 공동투자입니다. 대지지분도 주금공이 공동투자 한 만큼 내 것이 아닙니다.
이게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내용이 복잡하고 헷갈릴 때는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세요. 부동산의 기본인 대지지분을 나눠 갖는 것인데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요?
기사에서 예시로 나온 것 처럼 10억짜리 집을 10%인 1억만 갖고 투자합니다. 대출 4억 받고 5억은 주금공이 공동 투자 합니다. 대출이자 연 3.5%라면 연간 1400만원, 주금공 임대료 2% 1000만원입니다. 총 2400만원, 즉 월 200씩 내야 하죠.
월 200씩 내면서 1억 있는 사람이 10억짜리 집에 살게 하는게 맞는 걸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 같으면 1억이면 최대한 디딤돌 대출이나 정부 지원 모기지를 이용해 기준에 맞는 6억 이하의 집을 대출을 이용하여 마련할 것 같습니다. 온전히 내 것으로요.
인생에서 우리는 정말 많은 선택을 합니다.
대체적으로 자본주의와 관련된 선택 중에서
쉬운 길은 장기적으로 나에게 옳지 않습니다.
반면에 어려워 보이지만 확실하게 통제 가능하며 꾸준히 할 수 있는 길이 장기적으로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줍니다. 어려움을 겪어내는 과정에서 오는 배움의 복리 효과를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신혼부부 및 사회 초년생 때는 좋고 넓은 집은 쥐약이라고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작은 돈을 열심히 모아서 천천히 계단 밟듯이 대출을 이용해 점점 넓은 집으로, 상급지로 이동하는 이 과정이 중요합니다. 소비 지출은 억제되고, 원리금 갚기와 저축의 습관이 충분히 가정에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과세를 활용하여 갈아타기를 통한 시세차익으로 아이 학령기가 정착되기 전까지 실거주 완성 집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과연 1억 밖에 없는 가정에서 10억짜리 집을 크랩스 공동 투자로 샀을 때, 이러한 자본주의 멘탈과 습관이 잘 잡힐 수 있을까요? 전 자본은 결코 쉽게 한 번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쉬운 길이 어딨나요? 그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마세요.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입장에서 지분형 모기지의 장기적 영향은 전세자금 대출로 처음부터 신축아파트에 거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전세자금대출이 도입되어 집값을 떠받쳐 온 것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전세라는 제도가 있는 한 전세자금 대출이 존재하여 가격을 받쳤습니다.
만약에 이 크랩스 모기지가 도입되어 수요가 폭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10억이 기준이라면 그 이하 집의 가격을 지분형 모기지가 마치 현재의 전세자금대출처럼 떠받치게 됩니다. 나아가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아주 적은 크랩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요?
결론적으로 이 제도는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에게 굉장히 혹할만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왜 나왔을까?
단순하게 생각해보면,앞으로 입지 좋은 곳의 집값은 확정적으로 상승한다는 속 뜻을 갖고 있습니다.
손실을 모두 보장한다는 이야기는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오른다는 계산을 하는 것입니다. 하락기에 손실이 나서 사용자가 팔고 주금공이 아마 싼 가격으로 매수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장기적으로 상승은 확신한다는 의미입니다. 크랩스 모기지로 집값을 단단히 떠받치는데 하락하기도 어렵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공동 투자를 하나요? 그냥 대출을 이용해 온전히 내 것을 사서 시세차익을 모두 먹어야죠.
결론적으로 지분형 모기지는 사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부동산의 기본이자 핵심인 지분이 모두 내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기준 가격 이하의 집에서 수요가 폭발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크랩스을 100% 갖고 있는 소유주들은 집값 상승분을 더욱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저 같으면 절대 안하고,
오히려 대출을 풀로 이용하여 온전히 내 것인 아파트를 소유하겠습니다.
재차 말하지만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집값 상승을 확정짓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길게 이야기 했습니다.
오늘은 크랩스 모기지의 기사를 보고 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다들 건강한 부자 되세요.
끝!
<관련 기사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5041514421573096&cast=1&STAND=MT_P